회사에서 잘리고 3달 반정도 강제백수로 집에만 있었어 그와중에 수술도 한번했고 나는 오로지 내방에 누워있을 뿐이었는데

평소에 정말 생각하지 않던, 크게 관심 없고 이름과 얼굴정도만 알던, 근데 인터넷에 웃긴짤이나 팬아저가 많이 돌아다니던 어떤 아이돌 이름이 갑자기 떠올랐어.

뭔가 잘생기면서 웃긴게 보고싶었나봐. 그 날부터 미친듯이 빠져서 한세달정도 덕질 겁나했다.

신기하지. 전혀 관심없던 대상을 번개맞은것처럼 한 순간에 좋아하다니.

암튼 병크도 없고 외모도 리즈고 열심히 하는 착한 내돌을 왜 탈빠하고 싶냐면

뭔가 돌아오는게 없는, 현실로 보답받지못하는, 수많은 팬명의 한명일 뿐인 그게 너무 싫더라.

사실 당연한거잖아. 연예인좋아하는게 당연히 그런건데 나는 좀 특별해야 할 것 같고 그런 짝사랑 너무 스스로 수치스럽고 허탈하더라고.

해보니까 덕질이 왠만한 연애 못지 않게 감정 소모가 크고 나를 들었다놨다하고 많이 헌신해야 하고.

세상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는데 그중에 한가지를 배웠어.

나도 해보기전엔 이해안가고 속으로 무시했는데 내가 해보니 이런 숭고한 사랑이 없다.

앞으로 누가 아이돌 누구 좋아한다는거 정말 존중해 주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