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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상플 3

여우(59.14) 2017.02.24 20:46:56
조회 528 추천 7 댓글 4

건이 양복 자켓을 걸쳤다. 손목시계를 한번 쓱 본 건이 심호흡 을 한번 하고 거울의 얼굴을 살펴보고 있을 때, 사장실 문을 열 고 들어온 탁실장이 건에게 보고했다.




“차 대기 시켜놨습니다. 사장님.”

“아, 그래요?”



건이 옷매무새를 다시한번 정리하며 탁 실장을 지나쳤다. 그 뒤 를 졸졸 따라가던 탁실장이 수첩을 펴들었다.



“예, 사장님. 지금 한국대학교 경영학 학생들 강연 가시는 거 아 시는 거죠? 또 어디로 새고 그러시면 안됩니다. 아셨죠? 예, 아, 물론 책임감이 투철하신 싸장님께서 그러실거라고는 절대로 저얼대로 생각안한니다만, 만약을 대비해서, 예, 말씀드리는 겁 니다.”

“탁! 실장!”



옆에서 계속 되는 잔소리에 엘리베이터 버튼을 꾹 누른 건이 돌 아섰다. 예기치 못한 건의 얼굴에 탁실장이 허걱 소리를 내며 급하게 뒤로 물러섰다.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내가 무슨 7살 앱니까? 탁실장은 우리 엄마가 아니예요! 그러기에는 키도 크고, 얼굴도 이상하다고! 이상해! 그러니까 그 입 좀 다무세요. 알겠습니까?”



마침 열린 앨리베이터에 올라탄 건을 따라 탁실장이 허겁지겁 발걸음을 옮겼다. 1층에 도착한 앨리베이터에서 내려 다른 사 람들의 인사를 받은 건이 마침내 차에 올라탔다. 보조석에 앉은 탁실장이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사장님. 도착 예정시간은 강연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도착해서 4시 반입니다.”



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건에게 보고하자, 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탁실장의 입도 바빠졌다.




“이야~ 역시 우리 싸장님. 존경하는 기업인 중 1위라뇨! 역시 대단하십니다!”

“으하하하하하!!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럽니까. 아직 내 능력의 1 0분의 1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탁실장 마저 그렇게 놀라면 정 말, 나 섭섭합니다. 섭섭해요!”

“아하하하! 저야 뭐, 일찍부터 싸장님을 모신 사람으로서 딱 알 아봤죠. 장인화학인 거대기업으로 성장해서 이만큼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있으셨습니까?예, 오늘 학생들에게 다 푸 시죠! 예, 아하하하!!”




탁실장이 말을 마치고 무릎위에 올려놓은 스크랩 기사를 자랑 스레 흩어보았다. 장인화학에 관련된 온갖 잡지와 신문기사였 다. 장인화학이 올해 좋은 기업 1위를 수상함에 따라 건도 경영 학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1위로 뽑힌 것이었다. 탁실 장이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기사들을 뒤적거렸다. 장인화학은 3무 기업으로 꼽히고 있었다. 비리 무(無), 직장 내 범죄 무(無), 야근 무(無). 그야 말로 꿈의 직장으로 불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 었던 차에 한국대에서 강연 제의가 온 것이었다.





“아하하하하하!! 싸장님의 기쁨에 제 기쁨인 것 같습니다!”

“으하하하하하!! 그래요? 뭐, 역시 탁!탁!탁! 탁실장입니다. 내 생각해주는 건 탁! 실장밖에 없어요!”

“아하하하!그럼요! 그럼요! 싸장님! 제가 자나깨나 싸장님 생각 을...자..잠시만요.”



순간 탁실장의 안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탁실장이 전화 를 받았다.



“여..여보세요? 여보?”



탁실장의 얼굴이 당황함으로 잔뜩 물들었다. 미숙이었다. 탁실 장이 황급히 손으로 입을 가리며 속삭였다.




“여보! 8시 이전에는 전화하지 말랬잖아.뭐?...아냐...여보 내 사 랑은 변함없어. 근데 지금 상황이....”



탁실장은 뒷머리가 뾰쪽 서는 것을 느꼈다. 정체모를 뜨거운 시 선이 뒤쪽에서부터 날아와 좌석을 뚫고 자신의 머리에 박히는 것만 같았다. 탁실장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오늘? 글쎄.. 오늘 늦을...뭐?.....춤추러간다고? 아니 이 여편네 가...뭐?..잠..아..아냐. 여보 내가 미안하지. .잘못했어. 그럼..내 가 무조건 잘못했지. 그래...어...일단 끊어.. 응.. 저..어...나도.”



슬그머니 휴대폰 종료버튼을 누른 탁실장이 조심스럽게 고개 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는 더욱더 과장스럽게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싸장님, 제가 언제나 싸장님 생각만 하시는 거 아시 죠? 아하하하!!”

“으하하하하! 탁실장, 앞에 보세요. 시끄러우니까.”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건에게 문득 탁실장은 억울해졌다.




“아니, 그럼 싸장님도 결혼하시던가요! 예? 6년입니다. 6년! 1~ 2년도 아니고! 뭐하시는 겁니까? 예? 물론 저도 싸...아니 흠..... 다시 돌아오시면 좋지만..”

“시끄러워요! 탁실장,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오늘 밤 샘 야근 이니까 그런줄 알아요. 오늘 회계보고 작업 다시 일일 이 검토할 거니까!”

“예?”




탁실장이 울상이 되어 건을 애타게 쳐다보았지만, 건은 그 시선 을 피해 창문밖만 바라볼 뿐이었다. 서글픈 얼굴로 탁실장이 고 개를 돌려 기사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3무 기업’이라는 글 자를 엄지 손가락으로 빡빡 문질렀다. 거짓말이야! 이건 거짓말 이라고! 거대한 장인화학에서 철야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사람, 그것은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건이 창밖을 내다보았다. 6년. 6년. 공항에서 발길을 돌린 지 6 년이었고. 그 사람으로부터 발길을 돌린지 6년이었다. 건이 피 식 웃었다.



“...존경은 무슨.”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진 몰라도, 그것이 언제나 자신을 행복하 게 해주는 건 아니었다. 모르는 사람의 존경이 무슨 소용이 있 나싶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 그것 을 포기한지 오래인데. 




건의 눈이 크게 뜨였다. 정차한 차 유리 창 너머로 6~7살 된 여자아이와 그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여자 가 눈에 들어왔다. 두 팔 벌려 안아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여자 는 따뜻하게 품에 안고 웃어보였다. 눈길이 머물렀다. 차가 출 발해도, 그래서 그 모녀가 점점 차 뒤쪽으로 사라져도. 건의 눈 길은 자꾸만 뒤쪽으로 향했다. 우리 개똥이도..딱 저만할 텐데.. 우리 개똥이도..길에서 엄마와 아이만 보면 건을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았다. 우리 개똥이도 저만할텐데..저만할텐데..저렇게 예쁠텐데... 그 말만 속으로 대뇌이면서.



건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길거리를 걷는 꼬마는 예쁜 옷을 차려입었다. 눈 속에 담기는 모든 것 하나하나를 신기해하며 연 신 웃음을 터트린다. 나뭇잎사이로 보이는 햇살에 웃고, 인형을 껴안고 코를 비볐다. 길을 기어가는 개미를 바라보며 신기해하 고, 웃는다. 아이의 옷을 여며주고, 챙겨주고 돌보아주는 여자 는 환한 미소를 자꾸만 지었다. 자꾸만 다른 길로 들어서는 아 이를 상냥하게 부르며 손짓한다. 예쁘다. 그 모습들이 너무 예 뻤다.





그러나 그곳에 자신은 없다.

건이 쓴 웃음을 지었다. 공상은 끝은 정해져있다.

행복하겠지. 막연한 바람으로 끝난다.




*

“엄마, 우리 어디가아?”



아은이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미영을 올려다보았다. 어제 막 한국에 도착해서 잠시 머물 호텔에 짐을 풀은 미영은 그 날 로 소속사에게 스케줄을 받았다. 한국대학교 미술학부 학생들 에게 강연을 하는 스케줄이었다. 되도록 스케줄을 잡으려 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바람에 미영의 의견을 물어보 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미영의 귀국은 미술학도들의 이슈거리였다. 파릇파릇한 학생 들의 열기를 한번 느껴보고 싶었던 미영은 선뜻 고개를 끄덕였 다.



“엄마? 엄마, 지금 언니랑 오빠들랑 이야기하러 가는 거야. ”



미영이 아은에게 웃어보였다. 아은이 펄쩍펄쩍 뛰었다. 곱게 차 려입은 청치마가 바람에 나풀거렸다.



“아은아, 치마입고 뛰면 안돼.”

“엄마 좋겠다! 그럼 엄마가 막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무대 에 올라가서 이야기하고 그러는거야?”



TV에서 보았던 미술강연회를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미영이 고 개를 끄덕였다.




“우와~ 엄마 멋찌다!”




아은이 미영에게 엄지를 내밀어보였다. 노란 모자를 쓰고 생머 리를 어깨까지 늘어트린 아은이 신나는 표정으로 미영의 손을 꼭 잡았다. 입으로는 여전히 ‘우와~엄마 멋있다!’를 중얼거리면 서. 앞서서 미영을 안내하는 대학측 사람이 아이가 귀여운지 아 은을 흘낏거렸다.



“아이가 참 귀엽네요.”

“헤헤..감사합니다.”

“작가님을 많이 닮은 것 같은데요? 칭찬인 거 아시죠?”

“그래요? 감사합니다.”




미영이 수줍게 웃었다. 아은의 칭찬은 제 칭찬처럼 여겨지는 미 영이었다. 미영이 아은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구두를 신은 채로 팔짝팔짝 뛰며 저를 따라오는 아은이 문득 고개를 들었다. 미영 과 시선이 마주치자, 아은이 싱긋 웃었다. 반달 모양의 눈이 웃 으며 하얀 이가 드러났다. 아은의 구두소리가 경쾌했다. 처음보는 대학캠퍼스의 풍경이 무척이나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엄마! 저기 연못있어! 우와~ 물고기도 살까?”

“실제로 잉어 몇 마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안내인의 말에 미영이 친절하게 말했다.



“물고기도 산대.”

“우와~ 물고기! 물고기!”



아은의 눈이 반짝 빛났다. 아은이 미영에게 홱 고개를 돌렸다.



“엄마! 우리 물고기 보러가자! 응?”



제 손을 당기며 애절한 눈으로 쳐다보는 아은에게 미영이 미안 한 표정으로 웃었다.



“엄마 지금 안돼. 가기 전에 보고 가자. 응? 그럼 되지?”

“알았어! 엄마는 지금 멋진 일을 하러가니까. 그럼 우리 가기 전 에 꼭 물고기 보구 가야 돼?”

“알았어.”



아은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은의 눈이 다른 곳으로 돌아 가더니 이번에는 캠퍼스 한가운데 있는 청동동상에 시선이 꽂 혔다.



“엄마 저건 뭐야?”



아은의 질문에 안내인이 대신 대답했다.



“아, 한국 대학교를 설립하신 윤동리 선생님이십니다. 애국계 몽운동을 활발히 하셔서 신선하고 재미있는 교육, 뻔하지만 뻔 하지 않은 교육을 추구하셨고, 특히 새로운 비유적 표현을 한 문학인으로서 활동도 하셨죠.”

“아 그래요?”



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학도 문학이지만, 음악에 관심이 많으셔서 이 한국대학교를 설립하셨을 때 인문대와 함께 음대를 먼저 만드셨죠. 특히 저희 학교 오케스트라는 실력파로 유명한데, 이번 정기공연 때 연주 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은 ‘운명’의 재해석이라고 불릴정도로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학교 오케스트라 마니아층도 생겼더 라구요.”

“아 네..”




새삼 자신의 온 곳의 대단함을 몸소 느끼는 미영이었다. 아은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연신 고개만 끄덕였다. 안내인이 마침내 멈추어섰다.



“이 앞에 보이는 건물이 미대입니다. 바로 앞이죠. 저랑 같이 가 셔서 몇 가지 상의만 하시면 되는데요.”



안내인이 멈추어선 곳은 미대앞 작은 조각공원이었다. 바로 앞 에는 화려한 미대 건물이 있었다. 미영이 아은의 손을 잡아끌며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아은이 그 자리에 멈추어섰다.



“안갈래.”



미영이 당황했다.



“갑자기 왜 그래?”

“안갈래! 안갈꺼야!”



아은이 떼를 쓰기 시작했다. 절대로 당해낼수 없다는 예닐곱살 아이의 투정이란 무서웠다. 아은은 그 자리에 철퍼덕 앉아서 항 의시위를 하듯 미영을 쳐다보았다.



“김아은 왜 그래?”

“안들어갈거야!”



미영이 팔짱을 끼고 아은을 바라보았다. 미영의 머릿속에 무언 가가 스쳐지나갔다.



“여기 있고 싶어서 그래?”



아은이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영과 프랑스에 있던 몇 년동안 외출했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학교와 육아를 동시 에 병행하려던 미영이 지쳐있던 까닭이었다. 언제나 공원이 피 크닉을 하러가자 아은과 약속만 했었지, 실제로 간적은 없었다. 그런데 눈 앞에 예쁜 공원이 있으니, 그곳에 있고 싶어할만도 했다.



“진짜 여기 있을거야?”

“엄마 가도 있을거야!”



아은이 고개를 흔들었다. 미영이 한숨을 쉬고나서 안내인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상의시간이 많이 걸리나요?”

“한 10분정도 걸립니다만..”

“김아은. 너 진짜 여기 있을거야? 어디 안갈거야?”

“응!”



아은은 벌써 공원 옆 벤치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낑낑거리며 벤치 위에 올라선 아은이 등에 맨 책가방을 내렸다. 책가방 지 퍼를 내린 아은이 안에서 곰인형과 물병을 꺼내 제 옆에 놓고서 는 콧노래를 불렀다. 피크닉이었다.



“..정말 죄송해서 어쩌죠.”



“아..대기실이 Y13-102호 강의실입니다. 1층이예요. 거기 가 시면 위원들을 만나실수 있을거예요. 저는 만일 아이가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여기서 보고 있겠습니다. 그럼 안심이 되시죠? 참고로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대학 때 인성교육 만점 받아 서 이 안내인하고 있는거예요.”



안내인이 웃으며 농담을 하자 미영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금방 나올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미영이 서둘러 건물로 들어가자, 안내인이 아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안내인에게 아은이 손짓했다.



“아저씨! 소풍놀이해요! 소풍!”



귀여운 아이가 두 뺨을 붉히며 신나하는 모습을 보고 안내인이 미소를 지었다. 아이가 옆에 앉혀놓은 곰인형의 손에 제 물병을 쥐어주고 있었다. 안내인이 벤치에 앉아서 아은과 놀아주기 시 작했다.



“꼬마야, 곰돌이 이름이 뭐야?”

“음...그냥 곰돌이인데...아저씨 말을 듣고 보니까 이름을 생각 해야겠어요.”



아은의 짙은 눈썹이 고심으로 찡그려졌다. 아이를 보며 마냥 귀 여워하던 안내인의 눈에 아은의 물병이 띄었다. 특히 물병에 붙 여져 있는 스티커가 자꾸 눈길을 끌었다.



“이건 뭐야? 꼬마야? 네 물병이야?”



아은이 활짝 웃었다.



“우리 엄마가 만들어준거예요. 이쁘죠?”



*



“이게 뭡니까? 이게! 이게 말이 됩니까? 기가 막혀요 기가. 분명 연락한거 맞아요?”



한참 걷던 건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연신 휴대폰을 들여다보 고 있는 탁실장에게 마구 화를 냈다.



“네! 분명 안내인이 나온다고 했는데...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 해보겠습니다!”



황급히 탁실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안내인이 나 온다고 해서 내렸던 차는 이미 다른쪽 주차장으로 가버렸고. 건 이 이마를 꾹 눌렀다. 기다린다던 안내인이 나오지 않아서 10 분 전에 건은 탁실장과 건물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2 0분이 지났지만, 넓은 대학 캠퍼스는 건과 탁실장을 그저 혼란 스럽게 만들 뿐이었다.



“탁실장을 믿은게 잘못이야. 잘못이라구. 저런 탁실장 일일이 챙기지 않으면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아직도 탁실장에게 뒤끝이 남아있던 건이 씩씩거렸다. 그나저나 넓은 캠퍼스를 이리저리 해매고 다녔던 다리에서는 슬슬 통 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건은 횡설수설하며 통화를 하는 탁실 장을 그저 흘낏 노려보다가 앞에 보이는 공원으로 향했다. 잠시 앉아 있을 생각이었다.



“무슨 나폴레옹도 아니고, 여기로 갔다가 ‘아! 여기가 아닙니다. 싸장님’, 저리로 갔다가 ‘여기도 아닌가봅니다. 싸장님.’ 이게 뭐 야? 이게. 진짜 결혼하더니만 정신머리가 가출을 한 게 틀립없어. 안 그럼 저럴 수가 없다고 응?”



건이 중얼거리며 공원입구로 들어섰다.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만, 작은 아이와 한 남자가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있을 뿐이었다. 건은 그저 두리번 거리며 남의 눈에 띄지도 않 고 동시에 앉기 편한 자리를 찾고 있었다. 가방을 다 챙긴 아이 가 등에 가방을 매고 남자의 손을 잡았다. 팔짝팔짝 거리며 뛰던 아이는 금방 건을 지나쳐 공원 입 구로 향했다.



건이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뒤를 돌아다보았다.



팔짝거리는 아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건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 으면서 중얼거렸다.



“예쁜 아이네...”


*



“엄마아!”



막 대기실로 들어선 아은이 미영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이제 곧 강연무대를 코 앞에 둔 미영이 아은을 바짝 끌어안았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강연이다보니 긴장감이 몸 속은 완전히 지배 하고 있었다. 미영이 아은의 머리에 코를 묻고 아은을 쓰다듬었 다. 기분좋은 베이비샴푸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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