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개새끼는 키운지 9개월이나 됐는데도
주인의식이 아예 없는듯.
이 미친개는 진짜 성질이 지랄맞아서 주인을
물때도 미친듯이 문다
덕분에 하루에 한번씩은 꼭 피를 보고
내 유일한 장점이 이쁜 손이었는데 이제는 밴드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희미하게 흉진것도 있고

내가 얘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난 만원짜리 옷 사입어도 맛있는 사료, 간식 사주고
목 불편할까봐 감싸주는 비싼 산책줄도 사주고
추울까봐 내 옷보다 더 비싼 옷도 사주고

아무리 말 안들어도 손찌검은 절대 안된다고 해서
내 손에는 피가 줄줄 흘러도 꿀밤 한두대 때리고
아파서 눈물 날거같아도 참고 조곤조곤 타일렀는데

그렇게 키운 개새낀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냐
아픈거 시킨것도 아니야
얼굴에 눈물이 나길래 닦아 주려고 휴지 들이밀었더니
쳐물어서 지금은 눈물이 범벅이 되도 겨우 살짝 닦고
나 원래 방콕녀라서 학교나 약속있을때 빼곤
항상 집에 틀어박혀 있는데 얘땜에 귀찮은 몸 이끌고
산책이라도 시켜주려는데 목줄 맨다고 쳐물고
밖에 너무 추워서 비싼옷 사다가 입혀주려는데
옷입힌다고 쳐물고
애기때 걷는 소리도 안나서 모르고 자꾸 얘 발을
밟을때마다 깽깽 너무 아프게 소리질러서
방울달린 목걸이 사다가 해줬다가 너무 커서
길이 조절하려고 풀려는데 또 쳐물고
그러다 결굴 지가 목걸이 쳐물어서 망가져서 뜯김

여태 구개월동안 목걸이 없이 키움
그러다 얘가 혹시 집이라도 나갔다가 유기견 될까봐
너무 불안해서 목걸이 새로 주문해서 오늘 달려는데
처음 달때부터 으르릉거리더니 역시나 길이조절하려다
또 쳐물림. 지금 지혼자 목걸이 쳐물고 있음
새로 사서 처음 한 목걸인데 이렇게 또 피흘리고
돈버리게 생겼음

여태 물려오면서 진짜 너무 화나다가도 물린 자국보면
이도 쪼그만게 이 어린걸 어떻게 때리나 싶어서
참고참고 웃으며 넘기고 화나다가도 와서 핥아주면
바로 화 풀어지고 그렇게 구개월을 키워왔는데

방금 목줄사건으로 피나는 손가락 움켜잡고 혼내다가
끝내 울음 터짐.
너무 서럽다 내가 대체 뭘 어쨌다고?
너무 서운하고 얄미워서 조금 힘줘서 꿀밤때렸더니
또 물려고 으르릉거림
이젠 화도 안난다 점점 정떨어질거 같아서 무섭다
앞으로 최소 십년은 같이 살아야하는데
오늘 정말 너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