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상플] MEMORY앱에서 작성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29 13:12:52
조회 512 추천 12 댓글 10






1년 후,



무겁게 내려앉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어둠에 잠식해있던 눈동자 위로 하얀 빛이 드리웠다. 거칠게 내뱉은 숨결이 뜨겁고도 답답하게 입가를 맴돌자 부르르 떨리는 손을 들어 입에 씌어진 산소 마스크를 쓸어내리듯 벗어 던졌다. 차가운 공기가 말라버린 입술 사이로 들어와 폐부를 찌르자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씩 선명해졌다.



'태욱 씨!'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 태욱은 예고 없이 깨어난 저를 보고 놀라 병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산 꽃다발도 떨어트리고 달려오는 혜란을 말간 눈빛으로 바라봤다. 많이 수척해지고 까칠해진 얼굴을 매만지며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울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은 혜란은 깊은 한숨과 함께 태욱을 감싸 안으며 혼잣말 처럼 중얼 거렸다.



'고마워...고마워, 태욱 씨…'



맞닿은 가슴 사이로 느껴지는 태욱의 심장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혜란. 그리고 여전히 말간 눈빛으로 하얀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는 태욱. 그러나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혜란의 음성만큼 태욱의 눈동자 역시 미세하게 흔들렸다.

-

태욱의 담당 의사 진료실 안,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상태를 전해 들은 태욱은 점점 눈의 초점이 흐려지고 머릿속이 하얘짐을 느꼈다. 꽤 심각한 사고였다. 차가 반파되고 엔진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언제 불이 붙어 모두 타버릴지 모르는 상태였다. 다행히 바로 구급대가 도착해 피투성이가 된 태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수술 도중 심정지가 한 번 있었을 만큼 상태가 위급했다. 그럼에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태욱은 깊은 어둠 속에 잠기어 헤매게 된 것이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태욱은 멀쩡히 눈을 떴지만 10년간의 기억을 모두 잃었다. 혜란을 만나기 전, 패기롭던 검사 강태욱의 기억만 남은 것이다.



'사라진 기억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다만…'

'네.계속 말씀하세요.'

'환자 본인의 의지에 따라 평생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정말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와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흐릿한 초점으로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뇌 사진을 들여다 보며 의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태욱은 가슴 한 켠에 생긴 구멍의 크기를 가늠하며 병실로 돌아왔다. 드르륵- 병실 문이 부드럽게 열리고 아무 생각 없이 안으로 들어선 태욱은 낯설면서도 불쾌한 뒷모습에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누구시죠?'



반가운 목소리에 병실 창가에 서서 창 밖을 내다보던 기준이 옅은 조소와 함께 돌아 서 태욱을 마주했다. 하지만 태욱은 처음 보는 낯설음과 달리 온 몸을 감싸는 불쾌감과 불안함에 거리를 유지하고 서서 날 선 눈빛으로 기준을 바라봤다. 습관처럼 경찰 수첩을 손에 쥐고 멀쩡히 제 앞에 서 있는 태욱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기준은 두 걸음 정도 다가가 반가움을 표했다.



'오랜만입니다.강태욱 변호사님.'



'변호사'란 호칭에 흠칫 놀란 태욱은 애써 표정을 숨기며 기준이 하는 얘기에 집중했다.



'1년간 혼수상태였는데 지금은…멀쩡하시네요.다행히도.'

'네.뭐...근데 누구시죠?전 처음 뵙는 분인데.'



순간 기준의 눈썹이 움찔 거렸다. 사고 후, 태욱에게 생긴 변화를 알지 못했기에 이런 태욱의 발언은 기준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괜한 헛기침을 하고 한걸음 더 다가 선 기준은 태욱의 눈을 바라봤다. 경계심과 불쾌함, 그리고 낯설음. 1년 전과는 다른 눈빛에 기준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마저도 남아있던 사건의 실마리가 완전히 사라진 느낌때문에. 하지만 쉽게 포기 할 수 없는 사건이기에 기준은 최대한 태연한 척 여유 띈 미소를 지으며 태욱에게 말했다.



'이것 참 당황스럽네요.절 기억 못하신다니…유감입니다.'

'우리가...아는 사이였습니까?'

'글쎄요.그건 강 변호사님 기억 속에 답이 있겠죠.'

'그게 무슨…'

'당분간은 찾아뵙지 않겠습니다.괜히 헛걸음만 할 것 같아서요.그럼 이만.'



기억이 사라진 태욱과 더 대화를 나눠봤자 도돌이표의 연속일 것 같단 생각에 잠시 물러나길 택한 기준은 최대한 태욱을 자극하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자신의 물음에 알 수 없는 답만 남기고 떠나는 기준의 뒷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던 태욱은 여전히 백지 같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뿌연 안개가 내려앉은 창 밖 풍경을 바라봤다. 한편, 따로 의사에게 태욱의 상황을 전해 들은 혜란은 복잡한 마음으로 유난히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태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태욱 씨.'



나지막히 태욱의 이름을 불러 본 혜란은 당연하게 돌아서서 저를 바라보는 태욱의 눈빛을 보고 위태롭던 마음이 처절하게 무너졌다. 늘 혜란이 담겨 있던 눈동자엔 더 이상 혜란이 없다. 혜란에 대한 마음 때문에 설렘으로 지었던 미소에는 더 이상 마음이 없다. 태욱에겐 혜란의 흔적이 없다.














-








하...언제까지 현창길일라나ㅋㅋㅋㅋㅋㅋ머릿속엔 혜태만 그득해서ㅋㅋㅋㅋ미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공지 감사인사드립니다. [89] 변우현(221.153) 18.03.18 8106 245
공지 미스티 갤러리 이용 안내 [5] 운영자 18.02.14 8294 0
18401 내생각에 혜란은 지금쯤 태욱이따라갔다 ㅇㅇ(211.235) 05.05 49 0
18400 (약스포) 정주행 완료 [1] ㅇㅇ(58.123) 02.13 169 0
18380 남자 세명 인생말아먹다니 ㅠㅠ션샤인 고애신처럼 ㅠㅠ ㅇㅇ(220.126) 23.04.29 276 1
18379 좆병신 드라마네 진심 씨발.. 기분 좆더럽네 [1] ㅇㅇ(113.59) 23.01.24 422 3
18376 미스티 정주행 완료 후기 [2] ㅇㅇ(222.107) 22.10.20 543 1
18375 미스티 여러번 다시 봤지만 볼때마다 [1] ㅇㅇ(220.67) 22.10.15 516 0
18374 아직 미스티 못 잊는 사람 있어? [1] sowksw(182.214) 22.10.02 540 9
18373 한국인구 5162만! ㅇㅇ인구 3500만!! ㅇㅇ(175.223) 22.06.12 427 0
18372 다시보는데 진짜 심리 잘 그린듯 ㅇㅇㅇㅇ(223.62) 22.06.03 497 0
18367 아줌마의 망상 정신병은 종특이다..ㅋㅋ ㅇㅇ(115.143) 22.03.29 544 0
18366 16화 빼고 재밌게봤다. ㅇㅇ(211.198) 22.03.26 503 0
18365 예술성 재기한 불가촉천민들만 결말이어쩌구 웅앵웅이긔ㅋㅋ ㅇㅇ(106.101) 22.03.24 474 3
18364 미스티 이제야 봤다. 고혜란 ㅈㄴ 예쁘고 독하고 섹시하네 [3] 고혜란(70.59) 22.03.19 791 9
18360 (211011) 미스티 김다나 더트롯쇼 스샷들 [2]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12 34327 2
18358 (211007) 미스티 성민지 유튜브 라방 스샷들 [2]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07 34288 0
18357 (210930) 미스티 김다나 운도 노래자랑 스샷들 [2]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30 34169 2
18356 오~미스티 프랑스 콜라보 향수 나왔다^0^ [1] 미팅래(116.255) 21.09.28 774 2
18355 미스티 더트롯쇼 스샷들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8 34145 1
18354 미스티 9595쇼 스샷들 [2]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10 34205 1
18353 떡밥 와 이리 많노 [1]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07 758 1
18352 내일 방송하네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06 536 1
18350 성민지 세월강 70만 돌파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02 33998 1
18344 성민지 투표 인증 [1]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02 34277 0
18337 크으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3 551 0
18336 마무리는 신나게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3 553 0
18335 다함께 좌33 우33 돌리고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3 560 0
18334 신낭다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3 542 0
18333 미스티 입갤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3 524 0
18331 김다나 라방 20줄 요약 [3]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16 866 2
18330 김다나 라방 퇴갤 [3]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16 34279 1
18329 미스티 알토란 보고 찍은 스샷들 [2]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09 34372 0
18328 미스티 멤버 성민지 8월 6일 힘든싱어 출연 스샷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06 568 2
18327 8월 5일 미스티 콩자반쇼 출연 스샷 [1] 전국민의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05 34271 1
18326 --이 갤은 트롯 가수 미스티 갤임을 선포합니다-- [1]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05 795 2
18325 미스티 [1] YEASB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05 770 1
18323 미스티 다봤다 ㅇㅇ(121.133) 21.07.04 639 0
18322 ㅋㅋㅋ 마지막회 남기고 그럴리없다면서 개거품물던 아줌마들 생각나서 드러옴 gg(14.56) 21.06.22 760 1
18320 혜란이도 강변도 참 생각난다 송새벽이참(218.52) 21.04.24 711 2
18319 . ㅇㅇ(106.101) 21.04.01 702 2
18317 혜란이는 사람 눈 빤히 쳐다보는거 버릇일까?? ㅇㅇ(175.193) 21.03.16 740 0
18315 미스티 보는데 걍 몽땅 고혜란 사랑으로 제목 바꿔라 ㅇㅇ(223.62) 21.02.14 766 4
18314 골프쟁이새기 뒤질만하네 ㅇㅇ(110.5) 21.01.31 699 3
18313 태욱이 이새끼야ㅠ 후회안하게해준다ㅁㅕ [1] ㅇㅇ(39.7) 20.12.09 999 1
18312 지금 라이프타임에서 미스티3화한다 ㅇㅇ(39.7) 20.12.09 669 0
18311 찬바람 부니까 [2] ㅇㅇ(61.32) 20.11.17 882 1
18310 혜란이 후배 취재기자 [3] ㅇㅇ(223.62) 20.09.12 1073 0
18309 아직 [4]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5 979 0
18304 123 ㅇㅇ(49.168) 20.08.22 3424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