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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셜로 둘이 서로 성격이 달라진 거 보고싶당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2.216) 2017.02.05 06:27:49
조회 1988 추천 18 댓글 4





ㅋㅂㅈㅇ
너희들은 이런 생각 해본적 없어? 없음말구. 흥.


존은 최근 어떤 생각에 고약스러울 정도로 빠져든 상태였는데 그것은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플랫메이트의 성생활과 성취향에 대해서였다. 물론 존도 왜 하필이면 자신이 그런 생각에 빠져든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존은 어떤 생각이든지 하나에 빠지면 깊게 몰두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현재 존의 미간에는 얄팍한 주름 하나가 새겨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존이라면 자신의 뛰어난 관찰력을 이용해서 상대방의 어떤 점이든지 간에 알아낼 수 있을 터였지만, 그동안 그런 주제들은 존의 관심을 벗어났던 것이다. 특히 저 지루하고 재미없는 셜록 홈즈라는 자신의 어린 조수는 이미 오래 전에 자신이 관찰을 끝낸 인물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자신의 뇌 한 칸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셜록 홈즈\' 에 \'성적 지향\' 이라는 사항은 \'게이는 아니지만 정확히 스트레잇은 아님\' 이 적혀 있긴 했었지만, 그 뒤로 존은 셜록의 성적 취향이라거나 애인, 연애 생활 같이 자세한 사생활에 대해서는 궁금해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존은 결국 자신의 이런 뜬금없는 관심을 모두 다 자신의 심심함이라는 간단한 이유로 종결시켜버렸다. 그리고 존은 평소에 그러듯이 두 손을 모으고 한참동안 생각에 빠져 있다가 결국에는 두 눈을 팍 뜨고는 자신 앞의 쇼파에 다소곳이 앉아 무릎 위의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블로그를 써내려가는 셜록의 모습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았다. 그러나 셜록은 한참 분위기가 고조되어가는 부분을 쓰고 있는지 존의 강렬한 시선은 눈치채지 못하는 듯했고, 결국 존은 그 은밀한 관찰을 조금 더 이어나갈 수 있었다.
자신과는 달리 기다란 장신에 쑥쑥 능숙하게 뻗은 다리들. 그리고 보드랍지는 않아도 확실히 매끄러운 우윳빛 살결. 도톰하게 오른 붉은빛 입술. 날렵한 콧날이나 베일 것 같은 광대뼈. 그리고 어느 날 둘 사이가 굉장히 가까웠을 때 보았던 것도 같던 그 푸른빛이 일렁이던 올리브 색깔의 눈동자. 그리고 또...... 저 버석버석한 갈색빛 고수 머리카락.
저런 것들은 요즘 사람들의 취향이 아닌가? 같은 남자로서 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존은 어째서 왜 셜록이 그동안 단 한 명의 애인도 없이 자신과 같이 다녔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호기심은 아니었다. 자신은 연애에 관심을 추호도 두지 않는, 일과 결혼한 소시오패스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셜록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고 건장하고 그곳도 제대로 기능을 하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ㅡ셜록의 노트북에 그 많은 포르노가 쌓이는 걸 보면 말이다ㅡ

"존?"

"흠?"

그러나 너무나도 익숙한 그 짙고 묵직한 목소리에 존은 그저 조금 더 고개를 들어올리며 셜록을 향한 시선을 치우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똑바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존 때문에 셜록은 적지 않게 당황하며 시선을 스르륵 피하고 말았다.

"셜록. 내가 방금 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 같은데 내 질문에 \'정확히\' 대답해줄 수 있겠나?"

"음... 그래요? 뭔데요, 말해봐요."

"셜록, 자네는 내 관찰에 의하면 게이는 아니고, 분명히 다른 정상적인 남자들처럼 성적인 욕구와 끌림을 가지고 있네."

"네? 네, 그렇죠..."

"그리고 내가 보기에ㅡ아, 정확히 말해서 여러 사람들의 기준에서 보자면 자네는 연애를 할 만한 조건ㅡ즉, 얼굴, 신장, 첫인상, 모든 것을 충분히 갖췄고 연애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는데, 왜 어째서 아직도 싱글인 거지?"

"뭐... 뭐요?"

"셜록. 알다시피 나는 자네처럼 생각없이 말을 내뱉는 사람은 아니지. 그리고 이건 내가 지난 몇 시간동안 추리하고 분류하고 관찰한 끝에 나온 결과야. 자네는 나와 같이 다닌 처음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애인도 사귀지 않았네. 내 말이 틀렸나?"

"아니... 마, 맞아요. 존 말이 맞는데......"

셜록은 여느 때처럼 존의 끝도 없이 늘어진 말들에 내몰아쳐진 채로 어버버거리며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존은 그 모습에 만족한 듯이 웃으며 자신의 추리가 정확히 맞아들었음에 기뻐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지. 지금까지 자네가 충분히 연애를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바로ㅡ하나, 자네가 나 몰래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서 어긋나는 비이상적인 욕구나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에 상응하는 파트너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고.ㅡ만약 그렇다면 부디 내게 말해주게. 꼭 연구해보고 싶군. 원래 모든 건 인과결과라는 게 있는 법인데 자네처럼 평범하고 지루한 사람에게서 그런 흥미로운 특이점이 있을 줄 몰랐군.ㅡ그러나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남은 하나는 지금 자네가 누군가를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겠군."

그 부분 쯤에서 셜록의 광대뼈는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했고, 존은 그 얄미운 미소를 전면에 띄우며 자신이 추리를 내뱉느라 흥분으로 자연스레 튀어오른 몸을 조용히 뒤로 뉘일 뿐이었다. 그리고는 그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로 존은 거의 거만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누군가? 몰리 후퍼? 흠, 항상 그녀의 전화를 무시하는 걸 보면 아니겠군. 오, 설마 자네와 같은 동창이라던...?"

그러나 뒤늦게 셜록의 표정을 발견한 존은 결국 거침없이 손짓을 하려다가 멈칫, 하고 말았다. 그리고 존의 얼굴은 서서히 당황스러움으로 물들어갔다. 셜록은 어느새인지 글썽글썽한 눈동자를 하고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여태까지 방 안에서 제일 자신에 차 있었던 존의 목소리는 그로 인해 흐려질 수 밖에 없었다.

"셔, 셜록...? 지금... 우는 건가?..."

"아, 아뇨. 미안해요. 눈에 뭐가 잠깐 들어가서."

그러나 셜록의 광대뼈에는 분명한 눈물 줄기 하나가 재빠르게 흘러내리고 있었고, 셜록은 심지어 킁, 하고 훌쩍이는 소리를 내며 자신의 코를 닦았다. 존은 입을 반쯤 벌린 채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 중에서 가장 멍청한 표정을 내보이고 말았다. 그러다가 그는 셜록의 흐트러진 머리칼 속에서 그가 슬프게 웃는 것을 보았다. 존은 숨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자신의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쿵, 하고 내는 소리를 듣는 듯했다. 그들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가 급속하게 찾아들었고, 존은 애써 헛기침을 두어번 했으나 그 이상한 분위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존은 잠깐 진심이 담겨 어색하게 느껴지는 미소를 짓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셜록이 앉아 있는 쇼파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팔걸이에 잠깐 손을 얹었다가 손가락을 펴 셜록의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매만지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머리카락이... 많이 길렀군. 잘라야겠어."

존은 그 말을 내뱉곤 재빨리 돌아서서 자리를 빠져나와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갔고, 셜록은 혼자서 남겨진 채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 존의 손길이 스쳤던 곳을 가만히 만져보았다. 셜록은 자꾸만 달아오르는 자신의 뺨을 무시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또한 존은 방금 전 셜록이 지어보였던 그 웃음에 대해서 무시하고 싶었으나, 마찬가지로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존이 이곳에 들어오고 난 뒤로부터 처음으로, 221B 베이커가는 알 수 없는 고요 속에 묻혀서 조용한 하루를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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