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개인 취향이려니싶기도한데 솔직히 난 2012년 시즌 7때부터 각본 좆같았다고 생각했던지라... ㄹㅇ거짓말 아니고 딱 시즌 6까지만 재밌음. 추억보정인가 싶어서 최근에도 몇 번 돌려본 적 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딱 시즌 7 에피1부터 개씹노잼인걸로봐서는 그건 아닌 것 같더라.

시즌 7때부터 존나 엉성하게 러셀후 따라하듯이 큰 흐름 위주 스토리라인 버리고 개별 에피 특성 살리는 전개로 가던데 이게 일단 모팻 스타일에 안 맞는다고 느껴짐.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팻이 그냥 손 놓은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그런 내용임. 시즌 5,6는 모팻이 오래전부터 지가 헤드라이터되면 이렇게 써야지~ 하는 마음에 철저하게 구상한 스토리 같은데 그 다음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지는 전혀 생각 안 해본듯한...

이게 왜 그렇게 생각했나면, 시즌 7 파트 1 내용 전체가 폰드 부부와 맷닥의 이별을 다룬 얘기인데 이상하게 이 스토리라인의 중심축을 모팻이 아니라 칩널(이번에 헤드라이터된 그 작가)이 꽉 쥐고 있음. 물론 첫 에피인 달렉 어사일럼이랑 맨해튼의 우는천사는 모팻이 쓴 거고 추가로 클라라 떡밥까지 투척한건 맞는데, 잘 보면 그건 곁가지에 가깝고 정작 프리퀄인 폰드 라이프 시리즈 전체랑 시즌 7 에피 2(공룡), 에피 4(큐브), 시퀄인 P.S.까지 다 칩널이 썼음.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폰드라이프를 제외한 저 나머지 에피들에는 다 로리 아버지 나옴. 사실상 반 시즌을 채운 주요 캐릭터인데 이게 다 칩널이 쓴 에피에만 나옴. 뒤집어서 얘기하면 파트 1의 절반 이상을 칩널이 이끌고 가는 모양새임. 물론 칩널도 모팻이랑 협의해서 캐릭터랑 스토리라인 구성했겠지만, 뭔가 이상하더라.

또 파트 2부터는 클라라가 비범한 떡밥들 투척하면서 등장했는데 딱 봐도 정상적인 게 아니라 시간을 초월한 개입이 있었다는걸 알 수 있고, 메리수 그 자체라는 것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음. 아니나다를까 종국에는 닥터의 모든 인카네이션을 다 구하더라? 대놓고 이거 어떻게 다뤄야할지 잘 모르겠네 싶어서 막 집어넣은 영혼없는 캐릭터임. 플러스 50주년 에피 떡밥용으로 사용하기도 좋고.

50주년도 솔직히 갑툭튀한 워닥터에(8대 닥터 데려와서 찍지...시발) 시간 전쟁이라는 주제에 안 맞는 촐싹대는 분위기에 그닥 기대이하라 별로더라. 그래도 호평 받고 다들 재밌다는거 보면 케바케고 취향 문제긴 하겠지. 그러더니 2013 크리스마스에 맷닥 보내고 카닥 데려왔는데, 개인적으로 이때부터가 ㄹㅇ재앙의 시작임.

솔직히 피터 카팔디란 배우를 잘 안다고 말하긴 어려워도, 토치우드에서 존 프로비셔로 나온 거랑 닥터후에 카이킬리우스, 그리고 띡옵잇이랑 영화 월드워z에서 한번씩은 본 배우고, 특유의 분위기나 연기 스타일 자체는 대충 알고 있었음. 그래서 나는 이 양반이 12대라길래 말그대로 딥다크하게 갈줄 알았더니 무슨 시즌 8 에피 1부터 기대를 산산조각내더라. 지멋대로 행동하는 캐릭인건 맞는데, 그냥 괄괄한 동네 할재 비스무레한 정도지 시공간을 이천년간 여행한 타임로드 포스가 하나도 안남.

거기다 모팻이 무슨 강박증 있는지 맷닥 때는 외모는 어려도 속은 늙은 애어른 만들더니, 이걸 고대로 뒤집어서 카닥을 외모는 늙었지만 속은 유딩인 캐릭으로 만들고 앉아있음. 난 카팔디가 연기하는 중후하고 부드럽지만 끔찍한 어둠과 고통, 슬픔을 간간히 드러내는 노년의 닥터를 원했는데 이게 웬...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피터 카팔디 괜찮게 봄. 배우의 문제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함. 캐릭이 매치가 안 됨.

그리고 닥터의 문제해결력이 존☆나☆ 너프를 쳐먹어서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고 꼭 컴패니언이 다 해결해주는 등신같은 스토리가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함. 그리고 밑도 끝도없이 돌아온 마스터인 미시는 성전환은 그렇다치더라도 왠 짭모리어티로 나오더라...여기서 모팻의 사이코패스 캐릭에 대한 상상력이 지극히 빈곤하단걸 느낌. 그냥 개연성없는 돌발행동이나 하면서(나중에는 이것도 계획의 일부가 되겠지만) 눈 크게 뜨고 소리만 빽빽 질러댄다고 사이코가 되는건 아닌데...

배우가 바뀐 것도 있겠지만, 데렉 자코비나 존 심은 안 그랬는데 유달리 미셸 고메즈가 연기하는 미시만 저렇게 튐. 아 참고로 난 미셸 고메즈는 별로 안 좋아함. 어디서보든 똑같은 원패턴 연기같아서 뭐, 그닥.

클라라 캐릭터 얘기는(특히 시즌 8 이후) 나 말고도 문제점 지적한 다른 사람들 얘기도 많으니까 걍 넘어감. 내 생각을 짧게 적자면 그냥 클라라도 떡밥용 캐릭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서 시즌 7 피날레에 이미 존재가치를 잃었다고 봄. 그런 캐릭을 두 시즌이나 더 굴려먹으니 드라마가 탄력을 못 받는거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모팻도 점점 시청률 떨어지고 재미없다는 소리 나오는걸 의식했는지 스토리라인이랑 매칭도 잘 안되는 별 의미없는 팬서비스들을 하기 시작하더라ㅋㅋㅋㅋ 50주년때 올닥 제외시키거나 셜록 찍으면서 팬들 조련하던 전성기 때 모습이랑 너무 비교됨.

뭐 올닥 팬서비스야 등장인물이나 소재, 이스터에그로 살리는거 많으니까 굳이 열거하진 않더라도(시즌 10에서의 1대 닥터나 클래식 사이버맨 등), 뉴 시즌, 특히 러셀후 팬서비스만 보자면, 일단 마스터 데려온거ㅋㅋㅋ 대놓고 닥터랑 라이벌 구도인 마스터 데려오면 일단 팬들 이목 끄는데는 성공하니까, 그리고 뭐라도 더 써질테니까 일단 데리고 온게 딱 느껴짐ㅋㅋㅋㅋㅋㅋ 거기다 시즌 7 에피 1이랑 시즌 9 에피 1,2에 클래식 달렉이랑 러셀후 시절 달렉 데려온 것도 그렇고 데브로스(시즌 4랑 같은 배우로)도 마찬가지임. 심지어는 시즌 9 에피 1에서는 딱 그 한 장면 찍을라고 시즌 4때 그림자 조약 흰머리 아지매 데려온거 보고 개놀랬다ㄹㅇ 모팻 이 양반 너무 속보여...

시즌 9때 EOT로 퇴갤한 라실론이랑 타임로드들 짧게나마 컴백한 것도 그렇고 아쉴다인지 나인지 하는 정체불명의 괴랄한 애를 왕좌의 게임에서 한창 주가 올리는 메이지 윌리엄스가 연기하게 하고 대놓고 중세시대풍 에피를 하나 끼워팜.(이 때 비하인드 영상보면 모팻이 대놓고 닥터후가 왕좌의 게임이 됐다고 히히덕 거리던 거 있음. 오죽하면 닥터후 페북 공식 계정에 그 영상 올려놓으니까 양덕들이 댓글로 이건 닥터후지 왕겜이 아닌데 왜자꾸 왕겜드립치냐고 비난했음.) 거기다 카닥이 아쉴다랑 대화하면서 캡틴 잭도 언급했었지, 아마? 계속 그러더니, 결국 시즌 10 피날레 때는 끝끝내 존 심까지 다시 불러서 미시랑 멀티 마스터 에피 찍게 함. 시청률을 위한 뻔한 수작이지...

뭐 아무튼 내 감상은 그러하다. 모팻 업적 결코 무시 못하지만, 까자면 깔게 많다 싶어서 써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