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슬라브윤이 날 만나러 온다고?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ㅂㄷㅂㄷ"

패드리퍼는 손을 부르르 떨며 한쪽 볼을 꼬집어보았다

슬라브윤 그가 누구인가

그의 몸속에는 패드리퍼가 넘나 숭배하는 슬라브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게다가 상의사이즈 90도 헐렁해서 여동생옷을 입는 자신과 달리 XXXL사이즈가 빛나는 그야말로 탈똥송의 사나이가 아니던가

그런 그가 자신을 만나러 온단다

키165에 저체중에 자신감결핍에 말더듬이 때문에 악몽같은 학창시절을 보냈던 나같은 좆밥새끼를 만나주러 온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드디어 떡대친구가 생기는건가...

패드리퍼는 도저히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킬 겨를이 없었다

내일 슬윤이를 만나면 뭐라고 말을 붙일까... 존댓말을 해야되나? 초면에 반말 하면 개처맞지않을까...

뭘 입고가지? 내일은 가장 멋지게 차려입고 가야할텐데...

근 4년만의 바깥외출이었다

패드리퍼는 아빠옷장에서 몰래 양복을 꺼내서 어깨에 걸쳤다 어깨재봉선이 밑으로 한참 내려가긴 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다

음 좋아.. 이정도면 충분히 잘생겨보이고 남자답고 강해보이겠는걸 후훗

패드리퍼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머리에 무스를 발랐다

-만남-

"이 씨벌 조까튼 새끼는 도대체 왜케 안나오는거야"

존나 징하게도 성가신 새끼였다

그날 헬갤에서 슬라브윤은 단지 다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대전에 내려간다고 했을뿐인데 패드리퍼가 하도 졸라대서 10분정도 짬을 내준다고 했을 뿐이었다

슬라브윤 그로서는 그 10분이 패드리퍼에게 인생 최고의 10분이 될거라는 걸 꿈에도 모를 것이었다

"저기.. 혹시 슬라브윤님 아니세요? 헬갤에서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만 역시 거대하시네요"

좆중딩체형에 아빠양복을 걸치고 머리를 올빽으로 넘긴 왠 좆밥하나가 찐따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런 씨부랄... ) 슬라브윤은 한쪽 입술을 깨물면서 대충 상대하고 빨리 보내버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저기요 요 앞에서 햄버거나 먹죠" 

왜소하기 짝이없는 몸집하며 부자연스러운 표정하며 불안한 시선처리하며 옷입은 꼬라지하며 도무지 말을 걸고싶지가 않은 놈이었다

천하의 이 슬라브윤이 이런 개도 안 물어갈 좆밥새끼랑 대낮에 마주앉아서 햄버거를 먹고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자기를 만나겠다고 철지난 아빠양복까지 갖춰입고 나온 그가 측은하기도해서 예의상 한마디 던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뭔 생각해요?

수줍은 표정으로 빨대를 씹으면서 한참 뜸들이던 패드리퍼가 입을 열었다

"이따가 헬갤에다 뭐라고 글쓸지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헤헷" (real fact)

"푸훕!!!! 쿨럭쿨럭!!"

슬라브윤이 물고 있던 콜라를 바지에 쏟았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