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

안검하수는 속눈썹이 눈을 계속 찌르는 것이라고 한다.
원래부터 눈이 작거나, 노화로인해 눈꺼풀 힘이 약해지면 생긴다고 함.
증상은 시력감퇴, 건조증, 눈 피로 등등.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중에 받은걸로 유명함.


1. 내가 안검하수라니.
어려서부터 눈이 작았다. 흔히 말하는 졸린눈이지.  거기다 근시, 난시, 건조증 3단콤보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평생 살았다.



근데 작년부터 눈이 너무 아픔.
항상 토끼눈이고, 주기적으로 눈이 빠질듯이 아프고, 빛번짐 생기고, 잠 푹자고 일어나도 운전 30분만하면 바로 졸음운전됨.


그러다 우연찮게 라섹 알아보면서 검사 받았는데, 의사선생님이 망막열공이 있으니 일단 눈 치료 먼저하라고함.
그래서 그 선생님이 추천해준 병원(서울대입구) 가서 치료 받음.

두번째 가니까 그쪽 선생님이 "본인 눈이 심하게 작은거 알아요?" 이러더라.
그래서 설명을 들으니 "눈썹이 눈을 찌르고 있어서 이러저러한 증상이 있을 것이다.(내가 겪고 있는 증상 그대로) 외모뿐만 아니라 눈때문에라도 수술해야된다. 소견서 써줄테니 대학병원 성형안과 전문의한테 찾아가라."길래 의뢰서 받아서 나옴.

집이 신림이라 가장 가까운 보라매병원 갔는데 이때가 1월초. 진료가 밀려서 3월초에나 "초진" 가능...
그래서 그냥 집에와서 유명한 성형안과 전문의 + 집 가까운 병원을 찾아보니 조건에 딱 맞는 분이 계셔서 예약 ㄱㄱ


2. 초진
1월 중순에 초진 갔다. 접수하고 안과가서 소견서내고 대기.
기본적인 시력검사 하고 대기... 대기... 대기... 교수님 만나보기전에 다른 선생님이 들여다보고 이것저것 물어봄. 그리고 또다시 대기...
3시간정도 기다려서 교수님 만남.

교수 : (내 눈꺼풀을 들어올리며)여기보세요. (간호사에게) 맞지?
간호사 : 예. 맞는 것 같아요.
교수 : 안검하수입니다. 가실때 수술 예약 잡고가세요.
나 : 이거 의료보험 되는건가요?
교수 : (웃으며) 됩니다. 그러니까 걱정말고 받으세요. 수술하고 2주정도는 쉬어야되니까 시간 비우세요.
(이 교수님은 굉장히 친절하다.)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진료보고 나옴. 수술은 두달정도 기다려야된다 하고, 수술전에 검사할 게 있으니 예약잡으라고함.
그렇게 예약 잡고 귀가.

사흘 후에 다시 병원 와서 정밀검사, 엑스레이, 심전도, 채혈 등등 이것저것 하고 귀가.

이때까지 쓴 돈 25만원정도. 선택진료라 좀 비싸다.



3. 수술 당일
이때가 4월 1일. 수술은 오후라고해서 11시쯤 수속밟고 병실 ㄱㄱ
환자복 입고 주사만 다섯방 맞고, 대기.
혈관주사 극혐. 항생제 극혐!

세시쯤 수술실로 감. 누워서 천장보면서 끌려가니 무섭다.
한참 끌고가니 하얀거탑에서 보던 그런 수술실이네?
교수님이 웃으며 이런저런 설명해주고 수술 시작.

눈꺼풀에 마취하고 마취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른눈부터 시작함.
솔직히 아프다. 다신 하고싶지 않을정도임. 뭔가 잡아당기는 느낌, 자르는 느낌, 오징어 타는 냄새 등등...
여튼 수술 중간중간에 계속 맞춰보면서 한참을 했다.

수술 끝나니 주의사항 알려주면서 일주일있다 오라하고 병실로 돌아옴.
나오면서 시간 물어보니 6시...


병실 오니까 보이긴 보이는데 초점도 안 맞고, 눈도 욱신거리고, 빛에 굉장히 예민해짐.
겁도 없이 혼자왔는데 도저히 혼자선 안 될 것 같아 어머니 오시라하고 손 꼭 잡고 수납하고 귀가.

이때 가퇴원 처리해서 55만원 납부.


4. 수술 후
아프진 않았는데, 눈을 오래쓸 수 없고, 세수를 할 수  없으니 불편하다.
계속 얼음찜질 해줘야하고, 눈곱이나 진물은 젖은 거즈로 닦아냄. 잘때는 보호안경 차고 자야돼고.
그래도 큰 불편 없이 지내고 병원 ㄱㄱ

수술 일주일 후에는 경과 지켜보고, 실밥 제거.
다행히 이상 없다해서 두달 후로 예약잡고옴.

이날 다음 진료비까지 수납해서 3만원 씀.
그리고 가퇴원 55만원 재정산하니 50만원으로 줄어듦.


5. 이후
수술 3주차정도 된 것 같은데, 위에서 말한 증상 대부분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다.
여전히 빛번짐 심한데 그래도 많이 나아짐.

지금은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운전도 잘 한다. 수술 후 관리는 병원서 주는 약 바르고, 젖은 면봉으로 꼬맨부위 닦아주는 정도.

졸린눈에서 큰 눈으로 바뀌니 주변에서 다들 호평이다.
왠만한 성형외과보다 더 나은 것 같다는 평가가 압도적.


돈은... 의료보험돼서 80만원정도 썼는데 절반이 선택진료비임.
그래도 보험금 100% 지급돼서 실제로 쓴 돈은 오며가며 차비랑 밥값정도?

결과적으로 대단히 만족한다.



질문 받는다.


요약 : 눈 아픈 거 싹 없어지고, 눈 커지고, 쌍꺼풀 생김.
어렸을때 했더라면 눈이 이렇게 나빠지지 않았을 거라는 소리를 들으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