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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청춘 VS 갇힌 청춘

쿨페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4.07 11:59:16
조회 286 추천 0 댓글 0




[한겨레] 한국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등의 주인공처럼 반항기야 있지만, 순진한 인물은 이 드라마들 속엔 없다. 눈물 범벅 마스카라로 볼은 검게 물들고, 술을 물 마시듯 하며 적나라한 연애를 벌이는 10대들이 주인공이다. 세상의 땟국물에 절어 절망에 허덕이는 애늙은이 10대를 내세운 영국·미국 청춘 드라마들이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을 굳혀가고 있다.

오는 7일 케이블 채널 엑스티엠에서 내보내는 영국 드라마 <스킨스>는 방송 전에 인터넷 포털 ‘다음’에 팬카페가 생겼다. 회원 2800여 명은 스킨스 티셔츠를 사 입고, 드라마 속 인물들을 주인공 삼아 소설을 이어 써 ‘팬픽’을 만든다. 포털 ‘네이버’에는 <스킨스>에 대한 글을 담은 블로그 3천여 개가 뜬다. 지난달 3일부터 온스타일에서 방송하는 미국 드라마 <가십 걸> 속 주인공의 옷차림 등도 누리꾼들은 블로그에 퍼 나른다.

<스킨스>와 <가십 걸>은 10대의 문화와 성장을 그려 <비벌리힐스의 아이들> <디 오씨> 등 미국 청춘 드라마의 맥을 이으면서도 그 속에 나름 독특한 정서를 버무렸다. <스킨스>는 마약과 술에 찌든, 진흙탕에 처박힌 청춘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어떤 미국 청춘물보다 바짝 당겨 적나라하게 잡았다. 영국에서는 청소년도 볼 수 있는 드라마였지만 노출 등 표현 수위가 높아 한국에서는 19살 이상 시청가로 방영한다. 이에 비해 <가십 걸>은 청춘드라마의 틀 안에 상류층 삶을 엿보는 가벼운 할리우드 연예 뉴스의 성격을 뒤섞었다. 부잣집 아이들을 주인공 삼은 <비벌리힐스…>를 뉴욕의 최신 유행을 전파하는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포장지로 싼 드라마다.

영드 ‘스킨스’

땟국물 찌든 브리스틀 하류인생


절망과 희망 자유분방하게 표현


눈물 범벅 청춘, <스킨스> =지난해 영국 채널 <이(E)4>에서 내보내 한 회에 100만~120만명을 끌어 모으는 인기를 누렸다. 스킨스는 대마초를 싸는 종이를 뜻한다. 영국의 소도시 브리스톨에 사는 16~18살 인물들은 이미 삶의 짐을 잔뜩 지고 비틀거리는 ‘하류 인생’들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관심이 없거나 괴롭히기 일쑤다. 약물중독, 짝사랑으로 피로한 몸과 마음을 토사물 넘치도록 술을 마셔대는 파티로 푼다.

<스킨스>는 그들의 막장 놀이판을 염탐하는 데 그치는 드라마가 아니다. 매회 돌아가며 한 인물의 고통과 어떻게든 희망을 잡아보려는 몸부림에 초점을 맞춘다. 거식증에 시달리는 캐시 편은 스파게티 찌꺼기로 범벅인 파티 현장에서 아침에 눈을 뜨는 캐시를 크게 비추며 시작한다. “내가 안 먹어도 아무도 상관 안 해”라는 자신의 읊조림에 처음으로 “나는 상관한다”고 무심코 말한 시드를 좋아하게 되지만 시드는 가장 친한 친구의 애인만 바라본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캐시는 두 발로 서려고 안간힘을 쓴다. 캐시 편은 먹기로 결심한 캐시가 햄버거를 한입 베어무는 걸로 끝맺는다. 아버지는 자식을 보려 하지도 않고 어머니는 잠적해 홀로 남겨진 크리스는 약물 중독으로 해롱거리면서도 좋아하는 물고기와 심리학 선생님에 기대 일어서려 시도한다. 황혜정 엑스티엠 편성피디는 “10대들의 고민과 정서를 과감하고 자유분방하게 그린 독특한 색깔로 미국 드라마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미드 ‘가십 걸’

호화판 뉴욕상류층 폐쇄적 일상

조롱하지만 동경도 아끼지 않아



소문에 갇힌 청춘, <가십 걸> =이 드라마의 화자, ‘가십 걸’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익명의 홈페이지 운영자다. 그는 사립학교를 다니는 뉴욕 부잣집 아이들의 세세한 일상을 추적해 인터넷에 올리거나 휴대전화 메시지로 퍼뜨린다. 2002년 발간된 세실리 본지게사의 소설을 바탕으로 삼은 이 드라마는 형식 자체가 파파라치들이 연예인들을 쫓아 온갖 사생활을 전달하는 할리우드 연예뉴스와 같다.

뉴욕의 사립고에 다니는 10대 4명이 주인공이다. 모든 남자들이 선망하는 세레나. 집 벽지 색깔 바꾸는 동안 고급 호텔에서 생활하며 날이면 날마다 벌어지는 호화로운 파티를 되레 지겨워한다. 세레나는 괴로울 때면 자신의 친구 아버지 소유인 호텔에서 마티니를 마시며 운다. 그의 절친한 친구 블레어의 엄마는 프랑스 파리의 아틀리에를 제집 드나들 듯하는 디자이너다. 블레어의 남자친구 네이트가 세레나를 좋아하면서 블레어와 세레나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가십 걸’은 휴대전화 사진기 등을 이용해 이들의 격투를 실시간으로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전한다. 블레어와 세레나가 서로를 공격하는 방법은 소문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왜곡하는 것이다. <가십 걸>은 가문이 명문대 진학까지 보장해 주는 미국사회의 폐쇄적인 상류층 문화를 ‘가십 걸’의 입을 통해 조롱하고 또 동경한다. 주인공 둘의 경쟁을 축으로 삼아 계층간의 갈등, 속물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 등 <비벌리힐스…>류 청춘 드라마의 요소를 섞어넣었다.

<가십 걸>은 이야기가 탄탄한 드라마는 아니다. 이야기 이외에 ‘소비의 재미’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뮤직비디오가 계속되는 것처럼 한 에피소드 40분 내내 최신 팝이 흘러 <가십 걸>의 배경음악만 퍼나르는 누리꾼도 있다. 블레어와 세레나의 패션은 <섹스 앤 더 시티>의 스타일리스트 에릭 데먼이 담당했다. 영국의 패션 모델 케이트 모스가 무엇을 입었는지가 관심거리가 되듯, 이야기를 떠나 블레어와 세레나의 패션 자체를 화젯거리로 만들어 간다.

김소민 기자 <U>prettyso@hani.co.k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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