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결국 끝내고 만 판방대 간단 감평 및 총평

던콜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04 03:59:33
조회 205 추천 0 댓글 3

총평:

 나름 입상권을 노리고 써봤는데 판갤의 높은 벽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은거기인들 죽어라! 앞으로 글 잘쓰는 사람은 1등 상금 10 만원 이하 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배려를 보이기 바란다...

 주제에 집중한 글도 있고 구색만 갖추고 주제와는 다른 내용을 썼지만 기본 퀄리티가 높은 글도 있었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작품들도 서너 개 있기도 했고. 주최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주제 선정이 좀 문제였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유니크한 작품들도 있어서, 주목할 만한 작품 몇가지만 (순위에 상관없이) 따로 적어 본다.


 우선 철견. 완성도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단평에도 적었지만 2845 곰돌이 이후 판갤에서 안드로이드를 가지고 쓴 글 중 최고. 액션에 할애한 부분을 조금 줄이고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는 아주 조그만 바램이 있다. 가장 큰 결점을 뽑자면 어린 소년/성숙한 여인이라는 주제는 구색만 갖춰 놓았다는 점.

 그 다음은 초등학생인 내가 깨어보니~. 제목은 좀 함정스럽지만 대회 주제를 가장 잘 살린 글이 아닌가 싶다. 화자의 심리 표현이 일품. 다만 단평에 적었던 바와 같이 옥의 티 하나가 걸린다.

 마지막으로 병실. 감정묘사, 대사 처리 등의 완성도가 매우 높고 반전이 좋다. 대회 주제와는 미묘하게 어긋난 것 같지만 그 독특한 설정을 위화감 없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솜씨가 기가 막히다. 다만 주최자의 반응이 영 부정적이라는게 걸림돌.


아래는 각 작품별 세부 단평.



1) 매-미: 껍질을 깨고서


 기본적으로 흡입력이 있고 독자를 계속 읽게 하는 힘이 뛰어남. 중간에 수위가 높은 장면도 야설같은 느낌보다는 적당히 야릇한 분위기만 풍기면서 처리하는 게 좋았음.


 그렇지만 스토리는 망했음. 혹시 완전 오리지날 창작이라면 작가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플라네테스의 노노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었음. 달에서 태어나 키가 크고 성숙해 보인다는 설정까진 괜찮았고, 어려운 대회 소재에 딱 맞는 설정이라고 할 수도 있었음. 그런데 '달의 바다가 아닌 진짜 바다를 보러 가자'는 이야기까지 같으면 빼박캔트 플라네테스의 노노 이야기.


 결말은 지구 가자마자 중력을 버티지 못하고 발목 손목 다 부러지는 참혹한 결말이었는데... 물론 중간에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며 별로 좋지 않은 결말을 암시하긴 했지만 좋은 반전은 아니었음. 신선한 충격보다는 그냥 구멍 설정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음. 지구 중력은 달 중력의 6배밖에 안되는데 아무리 달에서 태어나 자라서 약해졌다 하더라도 그냥 걸음 한 번 내 디뎠다고 뼈가 부러져 피부를 찢고 나올 정도라는 건... 좀... 그 정도면 달에서도 일상 생활 무리가 아닌가 싶음. 그리고 그 정도면 우주항에서 공항 검색대 한 번 안 걸릴까 싶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좀 부실한 결말.


 비교 대상이 있어서 더 아쉽게 느껴짐.



 2) 세세세: 숲들숲들


 뭔가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마음에 드는 글 스타일. 그런데 쓰다가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업로드 할 때 오류가 있었는지 이야기가 중간에 끊겼다. 대회 주제에 관련된 내용도 아직 안 보였고. 작가의 말 보니 혹시 로그인 안하고 즉석에서 쓰다가 로그인 풀려서 글을 다 날려먹은 그런 케이스인가?



 3) 로트번호: 맞지 않는 병뚜껑들

 

 초반 후킹이 매우 좋았는데, 갈수록 읽기 힘겨웠음. 분량이 많아서 그 고통은 두 배. 꼭 간결함 만이 단편의 미덕은 아니라지만 이 글 쓰는 방식은 결코 단편용은 아니다. 지나치게 친절한 대사들이나 역시 지나치게 많은 농담따먹기, 만담 등도 글 전체를 읽게 힘들게 만드는 요소. 적당히 썼으면 좋았을 텐데. 기본적으로 작가가 실력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꼬맹이 탐정과 성숙한 여성 캐릭터들이 중심 소재가 아니었다는것도 좀 그렇다. 일러가 있는 라노벨이라면 모를까 그의 캐릭터성에 별반 더해지는게 없었음. 분량이나 문장력 등을 보고 기대 많이 했는데 결과물은 좀 실망스럽다.



 4) 허그놈참: 도깨비와 구미호 ~ 교미는 실외에서 하지 맙시다.

 

 제목 때문에 기대를 좀 했는데 실망 또 실망. 도깨비 소년과 구미호 여자가 아니라 도깨비 여자와 구미호 소년이라는 반전 아닌 반전은 나름 신선했지만... 글 내용 전체가 '도깨비'나 '구미호'라는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전혀 못 살림. 작가의 머리 속에서 꼬리 아홉 달린 귀여운 구미호 소년과 건장한 도깨비 처녀가 하하호호 쿵덕쿵덕 하는 장면이 얼마나 모에스러웠는지는 모르지만 발표 준비면서 시시덕거리는 선배와 후배, 그리고 같이 술먹고 나서 사랑고백하는 장면 어디에 도깨비와 구미호의 캐릭터성을 살린 부분이 있는지 나는 전혀 모르겠음. 게다가 두 사람의 다른 겉모습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끌어낸 것도 아니고...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흐리멍텅하다.



 5) 연파랑: 소년과 소녀가 성장하는 이야기

 

 도입부에서 만든 설정은 판타지에선 조금 진부하지만 아주 좋은 소재가 될 법 했음. 무한한 삶을 가져서 늙지 않는 드래곤과 (어른 모습으로 폴리모프 못하는 것도 해츨링이란 설정으로 잘 메꿈.) 점점 늙어가는 여인이라니, 이렇게 좋을 수가. 그런데 생뚱맞게 바로 결말. 이건 무슨 느낌이나면, 도입-전개-절정-결말로 이어지는게 아니라 도입-결말로 끝났다. 속된 말로 넣자마자 싼 경우. 암만 조루라도 최소한 허리는 두어번 놀려보고 싸야지...

 

 이런 이야기는 하나마나한 이야기겠지만, 기왕 쓸 거면 계속 짧은 수면기를 반복하고 깨어날 때마다 점점 늙어가는 여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거나 하는 전개방식으로 처리하는게 더 좋았을 듯. 짧게 한 장면으로 끝내고 싶었다면 처음부터 여인이 늙어 죽어가는 상황에서 깨어난 용을 가지고 짧고 굵게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수영의 쿠베린에서 중간에 그런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참고용으로 보는 것을 추천.



 6) 노시이: 공주와 기사


 독특한 서술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좀 더 퇴고해서 정제한 문장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왜, 어떻게' 작은 할아버지가 자기보다 어린지 일체의 설명을 배제하고 결혼식 순간의 감정 묘사에만 집중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습작으로는 좋았지만, 역시 대회를 심사하는 심사위원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글인 것 같다.



 7) 머루머루: 누나형 유기로봇 Kix


 소재는 좋았는데 대회 주제와는 조금 어긋났다. 그래도 본인 취향에 직격. 특히 결말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만큼 좋았다. 다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나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왕에 누나형 유기로봇으로 만들어졌다면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언뜻 언뜻 드러나는 로봇스러움에 주인공이 불쾌감을 느끼는 쪽이 좀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 글에선 기계적인 모습만 강조된 채 언뜻 언뜻 인간적인 모습만 (눈물을 흘리는 부분이라던가) 보였다. 주인공의 혐오감도 이를 뒷받침할 에피소드가 몇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것 없이 상황설정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간 것도 불만.



 8) 황장미: gloomy business


 문장력이야 기본을 갖췄지만 내용은 좀 취향에서 멀었다. 실제로는 진지해져야 할 상황인데 캐릭터들은 노닥거리는 가벼운 그 만화적 느낌을 싫어하는 취향이라... 라이트노벨적 캐릭터 빌딩을 시도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림 없이는 모에함을 느끼기 어려운 캐릭터들이었다. 여성진들의 육탄돌격에 당황하는 어린 마왕 같은건 그림이 있으면 모를까 글만으로는 영 귀여운 부분을 모르겠다. 


 작가에게는 진짜 미안하지만 그냥 취향이랑 안 맞음. 마왕과 발렌티나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것에 비해 사건 전개의 식상함도 그렇고... 음. 미안. 그냥 딱 짚어서 이런걸 고쳐라 할 수 있는 그런 글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나랑 안 맞았음.



 9) 시스테마: 실간소음이 굉장한 사태로 진전되고 말았다.


 일단 스타일이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 라노베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일반화 하는 것 같고, 웹상에서 흔히 보이는 그 특유의 문체가 싫다. 대사나 이야기 전개나, 25세 소년의 암울한 뒷 사정 같은 것도 유치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정말 좋았던 부분은 화자인 여주인공이 가진 큰 가슴 컴플렉스에 대한 독백 부분과 그걸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만들어온 과정. 멋진 캐릭터 조형이었다. 그 부분은 다른 부분과 괴리감이 있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25세 소년의 욕설이 아주 찰졌다.



 10) 골수이지빠: 노려진 남궁세가의 쇼타 후기지수 남궁홍


 제목부터 노골적이라서... 일단 작가의 목적이나 주최자의 요구에는 잘 맞아떨어진 글이었는지도 모른다. 성애묘사도 적당하게 애 태우다 적절한 타이밍에 본게임으로 들어가서 잘 끊은 듯. 물론 꼴렸냐 하면 그렇게 꼴리는 글은 아니었다. 하지만 꼴리는 야설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만약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좋은 점수를 주진 않겠지만, 대회 취지에는 부합하는 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11) 던콜러: 크리스마스 선물


 내 글이니까 패스.



 12) zee: 사실은


 내가 독해력이 부족한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었다. 내용이 없음. 고양이와 호랑이의 비유를 가지고 나름 머리를 굴려보자면 지금 작은 소년 모습인 건 옆집 여고생이 마법으로 (혹은 기타 등등 뭔가의 초능력으로) 그렇게 했다는 암시일지도... 그렇지만 그런 걸 따지기 이전에 글에 두서가 없고, 대사의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읽을 때 피곤한데, 스타일이 그렇다기 보다는 아직 글솜씨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정도가 못 되는 것 같다.



 13) pusher: 내가 잘못한 걸지도 몰라

 

 음... 요즘 잠이 부족해서 뇌가 기능을 안 하는 건지... 글이 난해하다. 왔다갔다 하는 과거, 현재형 시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한글 소설은 용법에 따라 시제의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이 경우엔 그냥 작가가 신경쓰지 못하고 넘어간 것 같다. 하나하나 짚자면 끝이 없겠고, 전반적으로 비문으로 가득 차 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첫 번째 단편이라니까 앞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14) 흑기사단: 미래의 딸


 처음 공 던지는 장면과 그걸 통해 미래의 딸과 처음 만나는 부분은 좋다고 생각했다. 도입부에서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살짝 보이면서 독자를 끌어당기는 방식은 좌백 작가도 자주 쓰는 방법이고 나도 꽤 좋아한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견제구의 제왕이라는 점이 이후 이야기의 전개에 아무 쓸모도 없다는 건 기껏 좋은 소재를 건져놓고 그대로 썩힌거나 다름없다.


 미래에서 온 시한부 인생의 딸이라는 소재도 식상하면서도 신파극을 써 내기에 좋은 소재인데, 그걸 이렇다하게 써먹는 것 없이 그냥 2년간 옆에 두고 보다가 죽어버렸다~ 하는 식으로 결말을 내서는 독자 입장에서 여러모로 허탈하다.


 안정적인 필력, 좋은 소재의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짜임새에 대한 고민이 너무 부족했다.



15) conteparitio: 제자의 딸이 너무 커서 이길 수가 없다.


 이야기 전개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쇼타 선인이 우에에 하는 부분 지나서 한참 재미있어 지려는 판국에 이야기가 끝났다. 큰 일 보고 뒤 안 닦고 나온 기분. '누나'의 모친과 선인, 선인 제자가 과거에 무슨 일인가로 얽힌 모양인데, 이걸 풀어냈으면 재미진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았으므로 짜증만 남았지만.



16) 알레프: 철견


 전에 읽은 다른 단편에서도 느꼈지만 기본적으로 잘 쓴다. 간결한 문장 때문에 술술 잘 읽히고, 설정도 캐릭터도 무난하게 재미있다. 완성도가 높은 만큼 드라마틱한 무언가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특히 화자의 감정 묘사가 부실한 편인데 그녀가 인간을 꼭 닮은 안드로이드라는 점 만으로는 사랑을 느낀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취소선 그은 부분 철회. 화자가 사랑한 건 인간을 닮은 그녀가 아니라 인간이었다. 이거 하나만으로 작품 자체가 달라져 보인다. 판갤에서 2845 곰돌이 이후로 가장 잘 뽑혀 나온 안드로이드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이 되었다. 


 물론 인간에 대한 동경이나 미련 등을 좀 더 강조했으면 하는 바램 자체는 여전히 있다. 옷에 대한 집착이 그걸 어느 정도 드러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모자란 느낌. 그렇지만 그런 부분을 강조해서 썼으면 지금 처럼 간결한 글이 되지 못하고 늘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지.



17) xove: 초등학생인 내가 깨어나 보니까 어른이 되어버린 사건!


 재미있었다. 특히 어른스러운 척 하면서도 초등학생다운 면모가 튀어나오는 화자의 묘사가 일품. 반전도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중심적인 개새끼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결말이기도 했고. 다만 어린 시절 그랑 친했던 민아의 반응은 어색했다. 작품 전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옥의 티가 그것. 이 이야기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구질구질한 옛 애인 대하듯 하는 것 보다는 오래전에 연락 끊어진 초등학교 친구가 친한 척 하니까 그냥 얼떨떨하고 당혹스러운 정도로 끝내는게 맞지 않았을까?



18) 파모똥: 불꽃은 슬프게 춤춘다


 윤회하는 불사조 설정은 좋았지만 그 뿐, 전개도 식상했고 연출력도 부족했다. 어린 소년과 성장한 여인이라는 소재의 활용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같은 세계관, 같은 인물들을 사용하는 장편소설의 외전 격으로, 이 인물들의 잊혀진 전생의 이야기 정도라면 모를까 독립된 단편이 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19) 파모똥: 비밀스런 취미


 단순한 쇼타-성인여성 구도를 넘어, 노골적인 성적 묘사도 없이 지배/복종의 멜섭 분위기를 풍기는 내용에 경악. 결과적으로 대학생의 정신을 가진 화자가 완전히 어린 아이 포지션을 자처하면서 정신적으로 굴복한 결말 까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도한 바라면 취향이 의심스러움. 내 취향은 아니지만 어쩌면 이게 주최자가 원하는 것일 수도...


 뭐라 형언하기 어렵다. 소설적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은근히 보이는 성애소설의 한 단면이 이 글을 저평가하기 어렵게 만든다.



 20) 엘사베베: 페이백 타임


 하플링 - 엘프 조합, 그것도 게임 캐릭터라서 속 안의 인물은 청년-소녀 조합이라는 설정은 대회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멋진 설정이었다. 그러나 둘 사이의 친밀감을 설명할 만한 에피소드도 없고, 그걸 할 수 있을 분량을 단순 전투로 때우는 건 좀 그랬다. 마법 쓸 때 마나가 터져 나와 속살이 보인다니 좀 지나치게 노린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노린 것에 비해 별로 야하진 않았다). 소녀다운 순진함을 보이기 위한 장치로도 그다지 효과적인 장치는 아니었다. 


 가정에서 성적 학대를 당하는 어린 소녀라는 설정 자체는 쓸 만 했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단순하게 풀어간 것이 아닐까. 직접 구입한 흉기로 사고 치러 달려가는 결말은 전혀 와 닿지 않는다. 단편이라는 제한된 분량 안에서 어떻게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연출이던 플롯이던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1) 목마: 병실


 공을 들인 글이다. 병실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단순한 문답만을 하는 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안정적인 문장력과 더불어 고민을 많이 해 선택한 대사들이 보인다. 화자가 단순히 어린 소년이 아니라 원래 소녀를 사랑하는 소녀였다가 소년으로 변했다는 복잡한 설정을 마지막에야 공개하지만, 그러한 반전에 별 위화감이 없다. (중간에 고백 받았다는 부분에서 혼란스러워하다가 약간 눈치채긴 했다. 물론 그때만 해도 여장 정체성의 소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글의 문제라기 보다는 대회 자체가 '쇼타 소년'으로 주제를 규정했기 때문에 좀 더 열린 사고를 하지 못한 탓이 ㅋ다.)


 주인공의 감정 흐름도 괜찮았지만 특히 은희의 대사와 행동들이 무척 자연스럽다. 정확하게 고교 소녀가 여자 선배를 대할 법한 태도다. 비뚤어진 척 하지만 사실은 정을 갈구하는 주인공 묘사도 좋았고. 주최자는 당혹스러웠는지 몰라도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22) 냥확찢: 강아지인 줄 알고 키웠는데 늑대였어?


 첫 번째 글이지만 가장 마지막에 평하게 되어서 그런지 식상한 기분이었다. 이미 대회의 다른 글들 중 비슷비슷한게 많았다. 그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문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용 면에서는 특기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굳이 하나 꼽자면, 마법사라는 설정을 했고 이름들도 한국 이름과는 동떨어졌는데 어쩐지 배경이며 인물들의 대사는 한국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위화감이 크다. 아무리 마법이 없는 세계라 해도 외국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었지 않은가? 아니면 이름도 한국식으로 짓던가.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1218396 그래도 디시인이 가장 말이 잘 통하는것 같다 [4] 스페이드슬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67 0
1218395 근데 소시랑 카라랑 같은 시대였나? [2] 루나티(175.213) 14.07.06 49 0
1218394 시즈카 센세는 하치만에게 있어 그냥 센세가 아냐 개씹병애황장미(180.227) 14.07.06 56 0
1218393 선임이 눈감으면 뭐가 보이냐는 장난칠때 장난으로 받아치면 안된다 [1] 별사냥꾼(14.47) 14.07.06 61 0
1218391 시즈카 담배때문에 폐암으로 사망할거같다 [1] [BISHO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27 0
1218388 ㄴ 자라. [2] 익명의저격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37 0
1218386 원래 여자는 20대 후반은 되어야 매력이 자연스레 배어나오는 법임 [2] 병신애자샤유(14.33) 14.07.06 49 0
1218385 판갤에서 동방얘기 하지마라 달빠랑 동급인 새끼들 [5] 외길MK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88 0
1218384 이로하같은 애들 주변둘러보면 흔하지 않냐 [3] fe(125.129) 14.07.06 50 0
1218383 시즈카는 27살이야 미르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20 0
1218382 존필드 지우개용 지우개! 사과와피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14 0
1218380 갱플 선장 못해먹겠다.. 한검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17 0
1218378 얼밤이 스크스 2대떡으로 잡기vs불밤이 지네어 2대떡으로 잡기 [1] 병신애자늑시(165.246) 14.07.06 32 0
1218377 개인적으로 그림에 대해 생각하는 것.. [1] 허수아비(203.226) 14.07.06 33 0
1218375 근데 피방에서 담배 피는거 있잖아 [2] 루나티(175.213) 14.07.06 39 0
1218374 나진 형제팀 동반 진출 갑니다 외길MK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19 0
1218373 잘뜬건가... 음... [2] 초리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7.06 34 0
1218372 "야, 눈 감아봐. 뭐가 보이냐?" [4] 병신애자샤유(14.33) 14.07.06 84 0
1218371 후 여갤러를 풍자하는 짤방 못찾겠따. [1] 별사냥꾼(14.47) 14.07.06 55 0
1218369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로하에겐 하치만이 아깝다. [5] 개씹병애황장미(180.227) 14.07.06 110 0

게시물은 1만 개 단위로 검색됩니다.

갤러리 내부 검색
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