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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써봤는데 감평좀 부탁드립니다모바일에서 작성

지망생(58.233) 2016.11.30 11:38:23
조회 59 추천 0 댓글 2


완전 무협은 아니고 퓨전입니다

다른 사람이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지가 궁금해서 이렇게 습작을 올리게 되었네요

읽고서 감상이나 평가, 혹은 비판이라도 한줄씩만 남겨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Prologue.


건원建元 13년. 가릉대회전에서 참패한 주왕 여록의 자결을 마지막으로 오랜 내전은 마침내 끝을 맞았다.

북원을 몰아내고 대륙을 일통했으나 후계를 정하지 않고 덜컥 급사해버린 황제. 그 후에 남겨진 것은 다섯 황자와 두 황숙, 그리고 저마다 다른 후계자를 내세운 일곱 공신 사이에서 벌어진 피 튀기는 적자생존의 나날이었다.

시대는 바야흐로 난세. 일곱 공신들은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군벌, 호족, 무림세가, 녹림, 심지어 사마외도의 무리들까지.
관과 무림의 경계가 흐려지고 황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니, 오랜 전란의 끝에 이제야 간신히 평화를 맞는가했던 천하는 또 다시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야 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통성이다.”

일곱 개국공신의 하나. 정남장군 양원은 그렇게 믿었다.

어차피 자질이 고만고만하기론 어느 황자나 매한가지. 그렇다면 훗날의 분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적통인 이황자를 옹립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그렇게 믿었기에 양원은, 그리고 신창양가는 당시만 해도 아무런 정치적 기반도 없던 이황자, 훗날의 건원제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어린 나이에 모친을 잃고 그 치열한 황궁의 암투 속에서 혼자의 힘만으로 살아남아온 황자. 왜 다른 형제들 대신 가장 세력이 약한 자신을 택했느냐는 어린 군주의 질문에, 양원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불경하기 짝이 없는 말이오나, 전하께서는 기반이 없기에 역설적으로 그 진흙탕 속에 발을 담글 필요가 없나이다. 부디 지저분한 일은 전부 소신에게 맡기소서. 비난도 증오도, 전부 소신이 짊어지고 가겠나이다.”

어차피 내전에 승자란 없다.
누가 승리하더라도 원한의 사슬이란 결코 끊어지지 않는 법. 내전이 끝난 후 그의 주군 앞에 남겨진 길은 분명 의심과 증오로 점철된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피를 봐야할 일은 전부 자신이 맡는다.
수도를 탈환하여 정식으로 대관식을 치루고, 각지의 반란을 진압하며 여섯 가짜 황제들의 목을 날리기까지 장장 1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이는 터무니없는 폭거요! 예로부터 관과 무림은....!”
“끌고 가라. 다음.”

철혈(鐵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 양원의 행보에는 일체의 자비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역모에 가담한 일이 있다면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구족을 멸하고 재산을 환수했다. 증거가 없다면 증거를 만들고, 죄가 없다면 모진 고문을 통해서라도 억지 자백을 받아냈다.

여섯 봉신을 필두로 그의 명령 아래 처형당한 자의 수만 물경 이십 만에 달하니, 인간백정 양원의 죄업은 하늘이 결코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저주의 목소리가 도성 내에 공공연히 떠돌았다.

그리고 천하의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새로운 질서가 서서히 틀을 갖춰가던 어느 날.


타닥!

달빛 한 점 없는 밤하늘에 작은 불똥이 튀었다.

검은 복면에 협봉검. 기척을 숨긴 무리들이 담벼락을 타고 저마다 목표한 지점을 향해 움직였다.
작은 바람소리 하나마다 목숨 하나가 어김없이 스러진다. 지체 없이 경비를 제거한 복면인들이 작은 별당 하나를 두고 면밀한 원진을 그렸다.

“종산이더냐.”

“···예.”

“기척은 지웠으나 살기가 짙다. 그래서야 폐하를 지척에서 모실 수 있겠느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식은땀 한 줄기가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수하들에게 수신호를 보낸 복면인이 홀로 문고리를 잡았다. 조촐히 꾸며진 별당 깊숙한 곳에는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내가 있었다.

“백주대낮에 정문으로 찾아올 수는 없었던가. 폐하께서도 생각보다 담이 작으시군.”

“···처음부터 짐작하고 계셨습니까.”

“사냥이 끝났으니 사냥개는 이만 퇴장해야지. 슬슬 적당한 때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끝을 앞두고도 마음은 의외로 차분하다.

일평생 전장에 살았다. 사내대장부로 태어나 대의를 품고 더 나은 천하를 꿈꿨다. 인간백정이란 악명을 짊어질지언정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에 최선을 다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

“남길 말씀은 없으십니까.”

“구차하게 남길 말은 무슨. 와서 술이나 한잔 올리거라."

수하에게 마지막 술잔을 받는다. 그렇게 한잔을 비우고, 또 한잔을 받았다.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에 지극한 예(禮)가 담겨있다. 오랜 주종 사이에 오가는 마지막 작별의 의식이다.

“미련은 남되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너무나도 많은 피를 흘렸다.
너무나도 많은 목숨을 빼앗았다.

당시에는 그 길밖에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게 과연 사람으로서 올바른 길이었을까. 혹여 더 나은 방법이 있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그 길은 언제나 멀쩡히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나 스스로가 다른 길은 없다며 먼저 눈을 감아버렸던 것은 아닐까.

이제는 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큰절을 올린 수하가 칼을 치켜든다. 칼등에 비친 희미한 달빛이 유난히도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다른 길을 걸어보고 싶다. 빼앗기보단 지키는 삶, 어느 누구보다도 사람다운 삶을.’

그것이 양원이 이승에서 떠올린 마지막 생각이었다.


******


“다음. 죄수번호 84018번.”

그리고 지옥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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