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로 올라오는 KTX를 탔습니다.

서울역에 내리자 많은 인파에 북새통을 이루었습 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몰라 속으로 많 은 인파에, 오지 않는 1호선에 혼자 투덜거렸습니 다.

뒤에 알고보니 KTX 파업이 있었습니다.

고대의 한 학우의 "안녕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 저는 혼잡한 서울역에, 오지 않는 지하철에 속으로 투덜거리며 욕도 했습니 다.

그렇기에 저는 \'안녕\'하다고 \'평온\'하다고 믿었습 니다.

저와 관련된 사람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기 에,

저 자신부터 밀양에 살지 않기에,

이 모든 일들은 나와 관계가 없는 일이라 생각했 었습니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목소리 를 내면 "선동","빨갱이"라고 일컫는 시대에 그들 이 나와 생각이 다른 거라고 이해하자며 침묵했 습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부끄럽습니 다.

각박한 현실에 살아남기 위해 모두들 취업하기 위해 스펙을 쌓는 다거나 대학원으로 진학/유학 을 한다거나 혹은 저처럼 공직에 큰 뜻을 품고 고 시를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이 각박한 현실에 살아남기 위해 많은 대 외활동과 토익, 각종 자격증, 학점 등을 잘 받기 위 해 노력해왔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다들 치열하게 노력하니까 나도 그래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침묵해왔습니다.

이러한 스펙쌓기, 많은 침묵들이 사실 저를 "안 녕"하다고 믿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 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세상의 정당하지 못한 것들에 눈을 감고 있지 않는가?

왜 나는 작은 일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이 모든 일 에는 분노하지 않는 가? 라는 물음에 너무나 부끄 러워졌습니다. 적어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는 스스로 "안녕"하다고 믿었습니다. 아마 그렇 게 믿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다시 대답합니다. "아뇨, 저는 안 녕하지 못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도 저는 안녕하다며 스스로 위 로하며 살아갈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지 않고 더 침묵하며 살아간 다면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제 자신을 알기에 용기를 내어 써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다들 안녕하십니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