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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4시가 넘어가는데 심심해서...소설을...ㅋ

하지마라(121.150) 2009.08.25 04:06:36
조회 299 추천 0 댓글 6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이었다. 뉴스에선 끊임없이 수십년 만의 역사적인 폭우라고 하였고 그 수십년 중 2년3개월이 나에게 찾아온 것이 참으로 억울한 날 이었다. 그때 였나,,

후임놈 한명이랑 밖에 나와서 이야기를 하던 중 철조망 밖으로 버스 한대가 지나갔다. 12시가 넘은 밤이라 의아해 하던 중 내 입에서 이 한마디가 튀어 나왔다.

“야 봤냐? 운전석에 사람 없던 거?”







1화 오수처리장.


이곳은 청주에 위치한 작은 오수처리장이다. 군대 내에 위치하고 있는 오수처리장으로 고로 나는 환경관리병이라는 직책을 지니고 있는 공군 병장 나부랭이다. 흔히들 말하는 똥부는 병이다. 이곳에서 나는 나와는 한달 차이가 나는 후임 한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군대라고는 하지만 오수처리장 옆에 있는 작은 콘테이너 박스에서 단 둘이 생활하고 있어 군대라고 하기엔 부끄럽기도 하다. 우릴 찾으러 오는 사람도 우리가 찾고 싶은 사람도 찾기 드물다. 아침에 일어나 약 10분간의 청소를 끝내면 하루종일 하는 일이 없다. 철길을 마주한 사무실을 겸한 내무실에서 보일러를, 혹은 에어콘을 혹을 라디오를, 혹은 책을 펴놓던지, 켜놓던지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 아마 인간의 평균치로 따져 본다면 이 곳에서 평생의 무료를 다 허비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런 무료한 시간이 지속 되다가 그것이 깨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장마철이다. 이 곳의 오수 관로는 오수 더하기 폐수 더하기 우수 더하기 쓰레기로 이어진다. 따라서 비가 오게 되면 폐수는 물론 우수까지 함께 처리장으로 들어오게 되어 최대용량을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날도 그랬다. 몇일동안 이어진 폭우로 처리장은 “이제 안돼 그만해, 그만해를 외치고 있었다. 야메떼~야메떼~”







2화 탈출


내가 살고 있는 내무실 앞으로는 도로 두개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철조망이 쳐져있다. 철조망 바깥으로는 전혀 다른 세상인 바깥 세상이다. 저 바깥에서 쳐다보는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궁금했는지,, 가끔씩 전화를 한다거나 담배를 피운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멈춰 있을때면 직접 물어보고 싶기도 했다. “거기서 본 우리 모습이 어때요? 무료해 보이나요?”

바깥으로 나가면 내가 보고싶어하는 그녀도 볼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고, 집에도 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허락받지 않은 탈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허락받은 탈출이나, 만기를 채운 탈출 만이 유일한 희망이요 꿈이다.

만기를 채우고 탈출하게 되면 부디 꼭 내 손으로 직접 몰고 온 차를 타고 철조망 바깥에서 여기를 바라보리라. 시원한 커피한잔과, 그들이 그렇게 즐겨피던 담배를 물고 느껴보리라. 자유란 것을,, 그런 날이 올까 싶었지만 결국엔 올 것은 온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3화 이(L) 양

내가 이곳에 올 때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여자친구와의 전화 통화였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따로 전화가 깔려있어 밖에서 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일명 싸제콜이라고 한다. 싸제콜은 일반 군 전화와 벨소리가 다르다. 술랄랄랄,,,술랄랄랄이 콤마 3개의 포우즈가 있다면 싸제콜은 술랄랄랄, 술랄랄랄 형식의 콤마 1개 뿐이다.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함께 살았던 김 병장은 참으로 다양한 여성으로 부터의 싸제콜이 왔었다.

“죄송한데요”로부터 시작되는 김양, “저기요”로부터 시작되는 최양, “김병장 있어요?”부터 다짜고짜 시작하는 이양. 김병장은 자기 전화 밖에 오지 않을걸 알면서 굳이 나에게 전화를 받게 했을까? 처음 이양의 전화를 받을 때 였다. “오수처리장 일병 허문보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란 지극히 정상적인 전화 응대에 그녀는 “김병장 있어요?”란 지극히 단도직입적인 전화 응대로 나왔다. 그 후 김병장과 이양의 대화가 내 귓속으로 들어온다.


이 양 : 야 전화받은애 왜 전화를 그렇게 받어?

김병장 : 어떻게 받았는데?

이 양 : 뭔가 우울하고 친절하지 않고, 여튼 기분나뻐.

김병장 : 온지 얼마 안되서 그럴꺼야, 참 그리고...


이런 문법도 모르는 년, 기본적인 서술이고 문답이고도 모르는 년, 나쁜 년.

뭔가가 서러웠다. 유치원 시절 폼 잡는다고 여자들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러저리 휘젓다가 얼굴 전체를 갈아엎었던 그때의 서러움과를 질적으로 달랐다. 아마도 성인이 되고 난 후에 처음 당하는 서러움의 펀치 였으리라. 자는척과 함께 쏟아지는 눈물. 축척 된 눈물샘은 이양의 싸가지와 함께 마음놓고 풀어지고 있었다. 그날 밤 얼굴도 모르는 이양의 얼굴은 정해졌다. ‘세상에 여자가 100명이다. 이양은 100위다.’ 이것이 이양에 대한 정의였다. 만약 나에게 세상 제일의 명검인 엑스칼리버가 주어진다면 그것을 뽑는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분명 내가 뽑으리라. 내가 뽑아 세상제일의 악녀를 처단하리라.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싸가지의 스페셜 리스트 이양을,,







4화 그 녀

김병장은 나와 같이 살면서 “너 여자친구 있다 그랬지? 여자친구한테 전화하라 그래~”라고 내게 말했다. ‘한번 말해볼까’란 생각이 들며 넘어갈 뻔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아직 일병인 내가 전화를 해서 무얼하겠으며, 결정적인 이유는 절대 내 여자친구와 이양의 목소리를 같이 듣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신념같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했다.

김병장에 의해 퍼진 내 여자친구에 대한 소문은 꽤나 뿌듯한 감정을 내게 주었다.

하루는 간만에 환경반 사무실을 청소하러 내려갔었다. 그 옆의 사무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이랬다. “야 환경반에 새로 들어온 애 여자친구 존나 이뻐” 이어지는 호출 “어이~ 문보야~ 일보 와바라, 여자친구 사진있나?” 여자친구 사진을 두고 피아노를 치는 여자냐느니, 미대생이냐느니 몇 살이냐느니 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사실 여자친구는 대구의 모대학의 식품영양학과를 다니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나에겐 신이었지만,,, 그 후 나는 어딜가던지 여자친구 사진을 필참 해야 했다.

그때그때 마다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다. 눈치를 보며 해야하는 전화도, 꼬박꼬박 쓰는 편지도, 나의 그녀에 대한 보고싶음의 게이지를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그것이 생각해보면 얼마나 미련한 짓이였는지 왜 그때는 몰랐을까,,,


심심하군열~












이거 끝까지 한번 써볼까 하는데 괜춘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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