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 집에서 일함. 주방에 사장님 계시고 나랑 또 다른 친구 둘이 알바 함. 

점심이랑 저녁 사이에는 제법 한가해서 보통 자비로 사온 간식 먹는 타임이 있음. 

보통 나랑 다른 알바랑 돈 반반 내서 근처에서 사와서 먹음.

그날은 간식을 크리스피 도넛으로 먹기로 하고 미리 사온 뒤에 손님 확 빠지면 먹기로 했음. 

2시 30분쯤 되니까 손님 한팀 빼고 다 빠졌는데 그 팀은 아줌마 둘이랑 한 아줌마 아들인 꼬마애(유치원생 정도)였음.

어차피 주문도 다 끝났고 그 팀도 음식은 이미 다먹은 상태였고 가기 전에 얘기만 좀 마저 나누는 그런 분위기라

나중에 치우기만 하면 되니까 일단 간식 타임을 가지기로 함. 

나랑 다른알바랑 카운터 옆에 맨날 우리 간식 먹는 자리 있거든. 거기 앉아서 도너츠 박스 열고 먹기 시작함. 

근데 가게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던 꼬마애가 도너츠를 발견하고 이쪽으로 오는거임.

알짱알짱 대는게 아무래도 먹고 싶어하는거 같았음. 6개 들이로 샀기 때문에 각각 3개씩

먹으려 한거였는데 걍 내꺼 하나를 줬음. 그거 들고 쫄래쫄래 자기 엄마 앉아있는 자리로 감.

아줌마가 '어머 이거 어디서 낫어?' 물어보니까 꼬마애가 우리쪽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난 뭐 고맙다고 할 줄 알았는데 존나 어이 없는게 "좀 더 줘봐요. 우리도 맛 좀 보게" 이러는 거임

그래서 "6개 짜리라 나눠드리면 저희 먹을게 없어요. 애기가 먹고 하고 싶어 하길래 하나 준거에요"

이렇게 말했음. 그러니까 "6개면 하나씩 먹어도 하나 남는구만 뭘" 이지랄....(일단 우리껄 왜 하나씩 먹겠다는건지)

다른 아줌마도 "그런거 있으면 손님한테 서비스로 나눠주고 그러는거지. 그래야 또 오고 그러는거지" 이지랄

옆에서 듣던 사장님이 그나마 우리편 들면서 "저거 애들이 자기들 돈 주고 사먹는 간식이에요" 말해줬는데

애엄마가 또 "아니 간식을 왜 홀에서 먹어요? 참...." 하고 궁시렁 궁시렁....

나갈 때까지 표정 좆같이 하고 있다가 계산 하면서 나한테 

"도너츠 얼마나 한다고 사람 기분 상하게 해요?" 또 지랄 하길래 계산 끝내고 (계산 끝냈으니까 미련 없이)

"얼마 안하니까 나가서 사 드세요" 밝게 웃으면서 말해줌. 잠깐 꼴아보더니 휙 나가버리더라.

아오 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