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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금싸막 13

딥딥-검은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01 22:04:02
조회 363 추천 0 댓글 0


말소리 주의.



4월 8일, 모스크바.



리리와 함께한 마지막 날.

사실 이 날은 기억나는 게 많이 없다.

크렘린 궁을 갔던 것과 큰 백화점을 돌아다닌 것,

비행기표를 완전히 해결한 것과 나름 헤어짐을 준비한 것.

이 정도로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음..

리리와 같이 다닐때는 민망한 마음에 캠코더도 찍지 않아서 기록이 많이 없다.



아침에 가장 먼저 한 일. 항공권 예매 확인.

그런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침인데도 아직 돈이 빠져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문의 이메일은 아직 답장도 안 온 상태.

안그래도, 어제부터 형 이메일로 긴급하다고 빨리 결제하라고 했던건데 ;;

다급해졌다.

국제전화라도 어쩔수 없다. 전화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혹시나 싶어서, 국제전화 어플같은게 있을까 싶어서 플레이 스토어를 뒤져봤다.

찾아보니 있었음. 가입하면 무료로 5분정도 통화할 수 있다고 했다.

1개 깔고 중간에 끊기면 2번째 깔고 하는 식으로 전화를 했다.

그 때문에 상담원도 중간중간 바뀌고 같은 말도 반복해야 했음.

거기다 2번째였나,

어떤 상담원은 이미 티켓이 취소되었고 취소비용도 내야 한다고 했다.

불안해지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카드를 먹혔을 때처럼, 다시 외국 한가운데 던져진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이메일은 답이 없지, 전화는 5분도 안되어서 계속 끊기지,

심지어 연결되어도 다시 했던 말 반복해야 함.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거기다가 이젠 이미 취소되었으니까 추가비용까지 내라고?

가뜩이나 조급한데 화가 정말 많이 났다.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엄청 따지고 목소리도 높아져갔음.

그렇게 어플만 3개를 설치했을 무렵.

더 이상은 설치할 어플도 없어졌을 무렵이었다.

대행사 측에서 직접 전화가 왔다.

중간에 전화가 끊겨서 직접 전화한 모양이었다.

통화하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 쯤부터 문의 이메일 답장도 오기 시작했음.

짧게 정리하자면, 카드가 문제가 있어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 상태였다.

취소비용은 다른 상담원이 잘못 알았던 것.

현재 카드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다른 카드로 결제하기로 했다.

부모님한테 부탁하자.

10분 뒤에 전화를 달라고 부탁하고 끊은 뒤 보이스톡을 걸었다.



웃긴건 이 사이에 다른 상담원에게 전화가 와서 엇갈린 것.

그러니까, 부모님하고 연락한 후 상담원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전날 보낸 이메일중에 요금을 다 써서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한게 있었는데,

그 전화가 기가막힌 타이밍에 온 것이다.

덕분에 받아야 했던 전화는 부재중 찍힘..

다행히 바로 끊고 기다리니까 다시 전화가 왔다.

그렇게 통화하고, 새 카드로 결제한 후에,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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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온몸에 진이 쭉 빠졌다..

굉장히 다급했고 긴박했고 초조했고 불안한 순간들이었다.

중간에 성질에 못이겨서 싸우기도 했음.

아 영어 못알아들을까봐 알파벳 말할 때 a of apple, b of baseball 이런 식으로 말해주는 거 신기했음.

처음에 뜬금없이 찰리 브라보 하길래 뭔소린가 놀랐는데.

사실 많이 생략했긴 한데, 진짜 개빡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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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취소하고 다른 표 예매하려고도 생각했다.



그리고 쓰고싶었던 것.

리리와의 관계에 대해서.

나름 데이트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여자와 같이 마트도 가고 어딘가로 먹으러 가기도 하는 게..

하지만 뭔가 넘을 수 없는 벽 같은게 있었다.

좋아서 더 같이 있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적당히 괜찮아서 만나는 듯한 벽.

사랑이나 운명적인 것을 영화적이라고 한다면

타협이나 표면적인 것은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같다고 생각했던 일은 꽤나 현실적이었고 집어낼 수 없는 미묘함은 혼란스러웠다.

아슬아슬한 젠가의 나무토막을 빼는 것처럼,

단순한 나무토막 하나였지만 손만 대면 흔들리며 무너질 것 같았다.

그래서 모른척 했던 것 뿐이었다.



사실은 나도 어느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던 이르꾸츠크행 비행기.

카톡 아이디를 보여주려던 리리의 핸드폰에 잠깐 비친, 한글로 된 남자의 이름.

외국인인데도 카톡을 설치했던 것과 나 말고 다른 한국인.

그리고 자랑하듯 말했던 케이팝.

헤어진 뒤 막상 만나니 처음보다 묘하게 차가워진 태도.

나를 좋아한게 아니라 한국인을 좋아한 것이었다.

비행기에서는 너무 잠깐이어서 헷갈렸지만 같이 있어보니 그런게 보였다.

역시나 그렇지 뭐.



그 외에도 이틀 전부터 줄곧 신경쓰이던 것.

목적의 부재.

유일했던 내 2개의 목표, 바이칼 호수와 모스크바행 열차 탑승.

그 외의, 그 뒤의 계획은 따로 없었다.

하지만 돌아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음.

뭘 해야하고 어디서 자야하고 무엇을 봐야할까?

모스크바에 도착하기라는 투박한 목표마저 이뤄지고나니 찾아온 허탈함.

첫날이야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이튿날부턴 뭘 해야 할지 신경쓰였다.

뭘 하고 있어도 잘 하고 있는건가 의구심이 드는..

이해가 안될거라 생각하지만 그런 기분이었다.



복잡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확실히 매듭을 짓는 게 맞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러지 못했다.

사람을 바로 옆에 두고도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생각들에 삼켜질 것 같아서...

숙소를 나선 건 아침, 12시쯤으로 기억한다.

어제처럼 비가 올듯 흐린 날씨.

마찬가지로 리리가 이끌었다.

택시를 타고 아침도 먹을 겸 쇼핑할게 있다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내가 봤을때는 백화점이 맞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잘 모르겠음.

동영상에 나온 곳인데 혹시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주셈.



먼저 말하자면 실제로 산 것은 양말과 속옷밖에 없었다.

그런데 구경하는데만 1시간을 썼음.

기다린다고는 해도 핸드폰만 보고 있었지만..

기억나는 건 쥬토피아 광고 (당시 19년도), 식당, 화장실과 쥬스 판매점.

아 썬글라스하고 아디다스 가게도.

신기하게 주토피아를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면에 틀어놓고 있었다.

당연히 러시아어 더빙.

보면서 하나도 못 알아듣는게 외국 영화관 가면 이런 느낌이겠다 생각했다.

화장실. 중간에 배가 아팠는데 잔돈 깨기 싫어서 갈까말까 하다가 갔음. 꽤 깔끔했던 것 같다.

썬글라스 판매점에선 흘끗흘끗 쳐다보면서 한번 써볼까 고민했었고

아디다스는 리리가 양말과 속옷을 산 곳이었음.

동영상에서 말한 것처럼 고급스런 지하상가같은 느낌이었다.

백화점처럼 칸막이 없이 구역이 나뉘어있는게 아니라 지하상가처럼 각 매장이 구분되어있었다.

층마다 취급하는 품목이 다른건 같았음.

아 중간에 리리가 쥬스 사먹자고 해서 내가 샀다.

나는 안먹겠다고 했는데, 이게 정말 싫어서 안먹은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괜찮다고 말해버림.

한번 안먹겠다고 한걸 다시 먹겠다고 하기도 그렇고 ;; 그래서 안먹었다.

마지막으로 식당. 가장 아래층에 푸드코트가 있었고 꼭대기층 정도에 전문식당들이 모여있었다.

까만색 햄버거집이 기억에 남네.



1시 반쯤이 되어서야 식사를 했다.

어제와는 달리 각자 먹고싶은 메뉴를 시키기로 했다,

가장 고민했던 건 중식당과 라멘집과 인도로 보이는 식당.

러시아에 갔는데도 왜 러시아 음식을 먹지 않았나?

내가 찾지 못했다.

한국의 김치, 일본의 스시, 미국의 피자 이런 것처럼 유명한 그런 음식이 보이지 않았음.

치즈? 낙농업이 강하다고는 해도 러시아의 치즈는 뭔가 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뭐 먹을까 고민했음.

그리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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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식당의 닭꼬치. 짱 비싼 560루블.



먹기 힘들었던 것을 빼면 살짝 짭조름한게 괜찮았다.

근데 560루블은 너무 비싼 듯. 닭정육 사다가 집에서 해먹어야지 생각했다.

원래 손이나 입 근처에 기름 묻는걸 싫어해서 치킨도 순살만 먹는데,

칼로 안 잘려서 입으로 꼬치 뜯다가 입이 번들거렸다.

원래는 저 꼬치에 다른것도 사먹으려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

그냥 나오려고 했는데 리리가 호떡같은 음식을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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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음식이라며 먹어보라고 사줬음.


호떡처럼 저 반죽 안에 연유가 들어있다. 달달했음.

피? 반죽? 뭐라고 불러야 하지.. 저 덩어리는 식감이 쫀득거렸다.

쫀득쫀득하면서 부드럽고 아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얇게 핀 녹차호떡 같기도 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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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 돈으로 사먹은, 쌀국수라고 팔던 당면 ;;

새우크림쌀국수라고 광고해서 사먹었는데 당면이 들어있었다.

쌀국수를 안 먹어봤던터라 진짜 쌀국수인지는 모르겠는데 당면 같았음.

괜히 사먹었다고 쪼금 후회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의도치않게 크렘린 궁까지 들렀다.

백화점 후문으로 나왔는데 예쁘게 생긴 건물이 있었음.

리리가 크렘린 궁이라며 가보자고 해서 들렀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이름에 수도 한가운데의 궁전.

왠지 예쁘더라니 대표적인 관광지였다.



샅샅이 훏어보고싶다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이런건 아니었다.

유명하다고는 들었지만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뭐.

꺼지지 않는 불이라고, 입구쯤에 불을 피워놓은 곳이 있었다.

전쟁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은데, 옆에 근무서는 사람이 추워보였음.

우리나라 광화문처럼 군복을 입고 교대로 근무서고있다.

뭔가 설명을 듣고나니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태우는 지옥불 같았다.

영혼의 소각장 ;;

조금 더 걸어가다가 쉴 겸 앉은 곳에서 성곽을 그렸다.

집에서 챙긴 것 중에 신축건물 홍보용 걸레도 있었는데 그거 깔고앉음.

그런데도 축축해서 엉덩이가 젖었다.

리리는 옆에 서서 구경했다.



그리다보니 좀 미안해져서 한장 찢어줄테니 같이 그리자고 했다.

하지만 그려본 적이 없다면서 거절했음.

뭐 어때 나도 그려본 적 없는데.

그래도 싫다고 했다.



얼마쯤 앉아있었을까, 가만히 있으려니 으슬해질 쯤 일어섰다.

이때 손을 잡았었나?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축축한 엉덩이가 좀 시렸음.

성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겉만 돌아 숙소로 가자고 말했다.

여기서 의견이 좀 갈렸음.

나는 피곤하기도 했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것만 같아 가자고 했고

리리는 그래도 이왕 나온건데 조금이라도 더 둘러보자고 했다.

그런데 고집피울 것도 없고 해서 더 돌아다녔음.

돌아다니면서 서로에 대한 얘기도 조금씩 했다.

아마 가보지는 못하겠지만, 어디에 살고있는지.

고양이를 키우고 쉬는 날에 보통 뭘 하는지.

중간중간 리리가 사진을 몇장 찍어줬는데 그건 사라져버렸다.

아 그림을 그리면서 잠시나마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잡생각들 없이 그림에만 온전히 빠지게 되는 순간. 그 떄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여지없이 택시를 탔다.

우버로 부르고 근처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기다렸는데,

화장실 가고싶어서 다리떨다 혼남.

숙소에 도착.

리리가 주사기를 하나 꺼냈다.

무릎이 안좋아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에는 주사기가 무섭다- 이게 전부였는데,

쓰다보니 괜히 구경시켜준다고 무리한 게 아니었나 싶네..

주사를 맞고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내일이면 헤어지게 되니까.

하지만 피곤해서 내일 얘기하자고 하는데, 붙잡기도 그랬다.

그렇게 맞이한 혼자만의 밤.

사실 리리몰래 준비하려 했던 것도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잘 된거겠지.

편지를 썼다.

그동안 신세진것도 너무 많고, 이렇게 같이 다니기까지 한 사람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싶었다.



또 얼마간 돈도 가방안에 몰래 넣어놓고 호텔을 돌아다녔다.

캠코더로 찍으면서 돌아다니다가,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이 찍은 영상일기처럼도 찍어봤음.

뭔 말을 한 건 아니고 쪽팔려서 금방 끄긴 했지만.

아래는 사진들, 그리고 2일간 밀려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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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보니까 느낌있어서 흐뭇했던 사진.

일기쓰다 저 뒤에 램프도 그려봤음. 2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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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물통에 수돗물 받아서 마심. 왼쪽 전자렌지 위에는 홍차하고 설탕같은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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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찍었던 모스크바 대학교 (추정)

4,5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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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역시 어제 찍었던 빛나는 건물.

3번 그림.


이날의 (+ 어제분의) 일기.


4.7/ 어제.. 사실 밀려쓰고 있어. 역시 핸드폰만 하다보면 기분이 착 가라앉아.


계속해서 후회, 실망, 부끄러움, 미안함, 죄책감 등등이 뒤섞인 그대로야.

비행기나 어둠 속에서는 몰랐던 결점들이 보이는거지. 그건 lili 역시 마찬가지겠고.

사실 이건 오늘 깨달은거긴 한데, 친구가 여행중에 하루라도 문제없이 지나갔다면 정말 감사한거라고 했지.

그걸 실감했어. 정말로 ㅋㅋ


하루라도 열차 밖에서 사건, 사고 없이 지났던 날이 없더라고. 생각해보니까 ㅋㅋ.

아르바트는 진짜 외국적인 부평거리.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의.

맑을 때 다시 가보고파.


오전 내내 항공권 카드결제로 이메일, 형, 부모님하고 연락하느라 골썩이다가 오후에야 감자를 먹으러 갔어.

굉장히..는 아니어도 느끼하더라. 역시. panda 냄새가 어쩜 그리 반갑던지.


이번 호텔은 야경이 참 예뻐. 그래서 핸드폰만 했던게 좀 아쉽긴 하네.

난 또 두려워하고 있어. lili와 관계가 더 깊어지면, 알게 될 사실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그 책임을 질 수 있을지. 결국은 내 선택이야. 전부.


아직도 가끔 집이 그리워져. 이것도 역시 살만하니까 드는 생각이겠지.

이런 행복함이야말로 소소하지만 파괴적이지. 우울한 감정들에게.

이렇게 쓰고나니까 그냥 4.8 일기가 되버렸네 이런ㅋ.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우리.


4.8/ 두려움보다는 낯설음, 이 정확한 표현인듯 해.

다시 혼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낯설음. 별로 겪고 싶지는 않은.

어디를 갔다- 는 중요하지 않아. 내겐. 어떤 생각을 했다와 어떤 느낌을 받았다가 더 중요한듯 해.


호텔이나 택시, 음식을 사 먹으면서 10 ~ 20 루블에 무서워하거든. 굉장히..


특히 가장 큰 고통인듯 했던,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비행기표..

그리고 열차에서의 고독감? 공허함도.

계속해서 만나고 헤어지는거야. 입대랑 비슷하지만 열차 안은 그렇게 굴리지 않아서 더 그런듯 해.

그렌라간을 보고 난 후라 그랬던듯도 싶고.


꼬치는 그냥 내가 페리다고 순살 사서 양념 만들어 해먹어도 되겠더라.

흠좀무한 가격이었지만, 뭐 그래도 만족.


역시나 사진으로 혼자 고민을 했어.

크렘린을 의도치않게 갔는데, 이 또한 날아가면 부질없는 것을- 이라며 안 찍었는데..

역시나 망설여지더라고.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뭘 보여줄거냐, 남는건 사진뿐이다.. 했는데.


하얀 늑대들을 보면서 생각하는건데, 난 정말 멘탈이 약해.

절망적인 상황에서라면.. 난 분명 포기했을거야.

카셀이나 시몬, 그렌단처럼은 못 했을거야.

그대로 훈습되기를, 저절로 닮아가기를 바라는 거지. 내가 할 수 있는것을 하고.


모스크바의 이 예쁜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집중이 도저히 되질 않아.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흩어진 집중력.

그냥 느낌대로 표현하면 될 것을. 괜히 긴장해.


헤어지기 싫어. 같이 있고만 싶어.

불편할 걸, 서로 부딪힐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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