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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아렌델 포탈 - 1

아렌델포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08 21:55:04
조회 993 추천 32 댓글 13
														

[ 아렌델 포탈 - 통합 포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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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렌델 포탈 - 1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땅바닥에 내팽겨 쳐진 몸을 일으켜 세웠다.


순간 극심한 두통이 느껴져서 고개를 들기 어려웠지만


머리를 제외한 다른 곳은 차에 치인 것 치고는 멀쩡해서 다행이었다.


바로 일어나기는 어려웠기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다시 주저앉았다.


주변은 벌써 해가 저물었는지 어두웠다. 몇 시간이나 지난 거지?


사람을 친 것도 모자라서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고 그냥 가버리다니.


이건 빼도박도 못하는 뺑소니인데 나중에 어쩌려고 날 이렇게 방치해둔거야?


대낮에 음주운전일리는 없겠고 갑자기 달려온 것으로 보아 급발진이나


다른 자동차 자체의 결함 때문에 사고를 냈으리라. 그래, 뉴스에서 본적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적어도 119는 불러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운전자는 그렇다 쳐도 더 어이없는 건


지나가던 사람이 아무도 없을 수가 없는 주거단지인데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니?


대한민국 인심 더럽게 야박하군. 트루-러브를 모르는 사람들이란... 우선 부모님한테 전화 드려야겠다.


시간이 몇 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관에만 빨리 갔다 온다고 밤이 될 때까지 아무 연락이 없었으니 걱정하시겠지?


아님 놀고 있는 줄 아시고 화가 나셨거나? 음, 휴대폰이 근처 어디 떨어졌을 텐데.


분명 손에 들고 있다가 사고가 났기 때문에 나는 어두운 바닥을 더듬으며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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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s @#$%@@$#!”




영어? 뭐라는 거야. 외국인이라도 상관없으니 아무나 와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집까지 걸어갈 수 없었다. 갑자기 발소리가 많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걸까? 어쨌든 다행이군. 이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들자 눈에 익은 복장을 한 사람들 여러 명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잠깐, 빼꼼맨?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빼꼼맨을 비롯한 아렌델 병사들이라고?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내가 헛것을 볼 정도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건가?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병사들은 나를 에워 싼 채로 창을 겨누며 나에게 뭐라고 소리쳤지만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병사들의 표정은 영화와 달리 험상궂었다. 이들은 지금 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나를 찔러버릴 기세였기에 일단은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양 손을 머리위로 들었다.


병사들은 나에게 영어로 뭐라고 소리치던 것은 멈췄지만 여전히 창은 겨눠진 상태였고 경계하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음... 그러니까 영어로 설명을 해야겠지? 젠장, 영어는 내가 제일 못하는 과목인데.




“Don't hurt me. I'm not dangerous.”




좋아, 내 말을 들어주는 상황이 되었다. 쉽고 짧지만 핵심만 표현해서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


자, 이제 뭐라고 하지? 일단 국적부터 소개해야하나? 이름도 먼저 밝히는 게 좋겠지?


다음 말문을 열려고 하자 아렌델 병사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다른 병사들에게 눈짓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병사 두 명이 나에게 다가와 창을 들지 않은 손으로 내 양 팔을 한 쪽씩 잡더니 나를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앉아있어도 고개만 겨우 들 정도로 머리가 아팠는데 일어선 순간 세상이 빙글빙글 돌면서 머리가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파왔다.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몸부림치며 벗어나려고 하자 병사들은 내 팔을 더 세게 잡아끌었다.


대체 여긴 어디고 왜 아렌델 병사들이 보이는 거야? 내가 지금 죽은 건가? 죽었는데 왜 고통이 있지?


오히려 물어볼 것도 많았지만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서 토할 것 같은 상태라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다른 표현은 떠오르지 않아서 아는 대로 ‘Stop!’이라고 계속 소리쳤지만 그들은 날 어딘가로 끌고 갈 뿐이었다.


도저히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울 만큼 두통이 심해졌다. 그런데 등 뒤에서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Stop!”




여성의 목소리였다. 고맙게도 그녀가 외친 ‘Stop!’에는 병사들이 날 끌고 가던 행동을 멈춰주었다.


잠깐 강제로 일어서서 몇 걸음 끌려갔을 뿐인데 지독한 통증 때문에 온 몸에 힘이 없고 눈앞이 흐릿했다.


병사들이 내 팔을 놓아 주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보다도, 여성의 목소리라고?


여기 빼꼼맨도 있는데 설마... 설마... 나는 양손으로 땅을 짚고서 겨우 몸을 돌려 뒤를 확인하려했다.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눈을 깜빡이며 흐릿한 초점을 제대로 맞추려고 애썼다.


그리고 마침내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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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


나는 온 몸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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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오로라가 보였다. 여긴 분명 아렌델이었다.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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