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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팬픽] 공소관의 일기 - 제14화

YS하늘나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8.19 01:19:59
조회 763 추천 31 댓글 9
														

[지난화 보기]

공소관의 일기 - 프롤로그

공소관의 일기 - 제1화

공소관의 일기 - 제1화 ~리부트~

공소관의 일기 - 제2화

공소관의 일기 - 제3화

공소관의 일기 - 제4화

공소관의 일기 - 제5화

공소관의 일기 - 제6화

공소관의 일기 - 제7화

공소관의 일기 - 제8화

공소관의 일기 - 제9화

공소관의 일기 - 제10화

공소관의 일기 - 제11화

공소관의 일기 - 제12화
공소관의 일기 - 제13화


[공소관의 일기 외 다른 창작물/번역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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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투표결과


1. 라푼젤 공주를 찾아간다. - 5표

2. 한스 왕자를 찾아간다.  - 3표


==========


고민하던 잉리드는 라푼젤 공주를 먼저 찾아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스 왕자에 대한 자신의 의심은 불확실한 것이지만, 라푼젤 공주와의 이야기는 엘사와 라푼젤 공주 간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일단 아직 파티가 시작된지 얼마 안 됐으니 안면이 있는 라푼젤 공주부터 찾아가 인사를 하는 편이 순리에도 맞을 것이었다. 한스 왕자에게 접근하는 일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잉리드는 라푼젤 공주와 유진 대공 쪽으로 향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계신가요?"

"아, 잉리드 씨!"


잉리드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자 라푼젤이 반갑게 인사했다. 은근슬쩍 모범답안에서 살짝 벗어난 인사를 해본 잉리드였는데, 라푼젤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인사를 받아주었다. 잉리드는 공주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해 아침보다는 격식을 조금 덜 차리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나랑 많이 닮았단 말이지...'


잉리드는 라푼젤 공주를 보며 생각했다. 목소리도 그렇고 하는 행동도 그렇고, 보면 볼수록 이 공주는 안나와 비슷한 것 같았다.


"바쁘지 않으세요? 파티를 열면 왕궁 사람들이 가장 바빠지던데..."

"지금은 무도회장을 돌아다니면서 혹시 불편하신 점이 없나 살피는게 제 일이라서요."


예상하고 있던 질문을 잉리드가 가볍게 받아넘기려는 참에 옆에서 유진 대공이 끼어들었다.


"한마디로 정탐이라는 거군. 이거 이거, 원하는 정보를 그렇게 쉽게 주지는 않아요, 아가씨."

"유진!"


라푼젤이 유진을 다그쳤지만 잉리드는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유진의 얼굴을 본 잉리드는 방금 한 말이 진심이 아니라 대공 나름의 농담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걸 아신다니 이야기가 빠르겠네요. 소문에 듣자하니 대공께서 코로나 왕국 왕궁 한복판으로 숨어드는 방법을 아신다면서요? 그 정보를 사고 싶은데 얼마 정도면 제게 넘기실 수 있으실지...?"

"아, 그거야 수비대장만 매수하면 간단해. 사과 한 상자면 충분하더군. 그게 아니면 지붕으로 숨어드는 방법도 있는데, 나는 지붕으로 숨어들어서 왕국의 보물을 훔쳐왔지."


조금 위험한 농담을 던져봤지만, 능숙하게 받아치는 유진. 잉리드는 이제 좀 이 대공의 성격을 알 것 같았다. 길거리 출신이라더니 역시 꽉꽉 매인 격식보다는 이런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코로나 왕국의 대공이 왕관을 훔쳐 달아났다가 공주를 데리고 나타났더라는 이야기는 꽤 널리 퍼진 이야기였는데, 충분히 숨기고 싶을 이 이야기를 오히려 먼저 꺼내는 것을 보니 잉리드가 모험을 한 보람이 있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아, 그거? 그냥 왕관인데 영 마음에 안 들어서 도로 제자리에 돌려놨어. 그리고..."


유진은 라푼젤의 팔짱을 끼고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대신 공주의 마음을 훔쳤지."


대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라 당황하는 라푼젤과 그런 라푼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유진. 잉리드는 공주가 남편을 잘 들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략 결혼이네 뭐네 해서 다른 나라의 높으신 분과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하는 것보다는 길거리에서 자란 남자라도 이 편이 훨씬 행복하고 즐거워보였다. 라푼젤은 얼굴이 새빨개져서 팔을 빼고는 잉리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그런데 말인데요, 또 궁금한게 생겼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라푼젤은 무도회장 뒷편 벽에 걸린 족자를 가리켰다. 족자에는 고대의 양식으로 보이는 뱃머리와 사람들이 그려져있었다.


"왕궁에 저런 그림이 많이 걸려있던데,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건가 해서요. 우리 나라에서는 저런 그림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아, 저것들 말씀이시군요."


잉리드는 족자를 보고 라푼젤의 질문을 이해했다. 아렌델의 국장은 크로커스 꽃이었지만, 왕궁에는 크로커스 뿐만 아니라 배가 그려진 그림이나 장식품이 많았다. 당장 여왕 집무실에도 긴 배의 모형이 있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배가 그려진 장식이 많으니 아렌델 사람이 아닌 라푼젤이 보기에는 이상할 법도 했다.


"저 그림은 저희 아렌델의 옛 조상님들이 쓰시던 배와 생활 모습들을 그려놓은 거에요. 말하자면... 아렌델의 전통화(畵) 같은 것이죠."

"전통화요?"


전통화라는 말에 라푼젤이 관심을 보였다. 잉리드는 설명을 이었다.


"네. 아렌델 왕국이 세워지기도 훨씬 전의 옛날부터 이 곳은 조선술과 항해술이 발달한 곳이었어요. 지금이야 농사로도 충분히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지만, 먼 옛날에는 그렇지 않아서 멀리까지 가서 식량을 구해와야 했거든요. 말하자면 먼 옛날의 아렌델 사람들에게는 배가 곧 생명줄이었던 거죠. 그 시대에 배를 타고 대륙 너머까지 갔다왔다고도 하더군요. 그 때 사용했던 배가 바로 저기 그려진 배이고, 이름은 '롱쉽(Longship)'이라고 해요."

"아... 그런데 왠지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저 그림을 별로 본 적 없다고 하셨지만, 아마 왕궁에서 공부를 하셨다면 보신 적이 있긴 할 거에요. 코로나 왕국의 과거사에서도 잠깐이지만 빠지지 않는 배거든요."

"코로나와도 관련이 있어요?"

"네. 별로 좋지는 않은 이야기지만..."

"무슨 이야기인데요?"


잉리드는 잠시 고민하다가 라푼젤의 눈을 보고 이야기를 계속 하기로 했다. 조금 민감한 문제가 될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이 뒤에는 이것보다 더 민감한 얘기를 해야했고, 또 라푼젤의 눈을  보니 별로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았다. 유진도 은근히 흥미를 보이는 눈치였다.


"옛날에 한 번, 지금의 아렌델 땅에 큰 추위가 찾아와서 대흉년이 든 적이 있었어요. 마침 인구도 늘어나고 사회도 씨족제에서 계급사회로 이동하던 때라서, 거기서 도태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서 비옥한 땅으로 남하하기 시작했죠. 자신들의 유일한 생명줄인 배를 타고서요. 하지만 비옥한 땅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터를 잡은 후였죠. 결국 이들은 무기를 들고 비옥한 땅을 노략질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아렌델은 협곡(Fjord)이나 협강(Vik)이 많으니까, 이 사람들도 당연히 협강에서 온 것처럼 보였죠."

"어, 협강이라면 설마..."


라푼젤의 말에 잉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들을 협강에서 온 자들, 비킹(Viking)이라고 불렀어요. 지금이야 잔인한 해적의 대명사로 굳어진 단어지만요. 코로나 왕국의 땅도 그 때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니까, 역사책에서 빠지지는 않을 거에요. 아마도..."

"아..."


라푼젤이 이제 좀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의 이야기는 말하는 잉리드에게 있어서도 씁쓸한 이야기였다. 먼 옛날 일이라고 해도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혹은 정치 싸움에서 밀려난 자신들의 조상 중 일부가 자기들의 자랑거리인 배를 타고서 남의 나라를 약탈하고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게 딱히 자랑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혹시 그들이 정치 싸움의 승자였다면 해외로의 세력 확장이라는 식으로 포장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들은 아렌델 땅의 주도권을 빼앗아오는 것에도 실패했고, 다른 나라에서 점차 그 곳의 민족들에게 융화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결국 비킹들에게 남은 것은 '잔인한 해적'이라는 꼬리표였고, 이제는 그들에게서 그 꼬리표를 떼어줄 후손도 없었다. 물론 잉리드도 그들을 변호해줄 생각은 없었다.


"뭐... 그 사람들은 그렇게 되었고, 그 때 이 땅에 자리잡은 사람들의 후손이 바로 저희에요.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기술도 발전시켜 나갔고, 지금처럼 아렌델이 무역국가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그 때의 앞선 조선술과 항해술의 덕이니, 저렇게 계속해서 그림이나 장식품으로 조상들을 기리고 감사하는거죠."


잉리드는 설명을 끝내고는 라푼젤 쪽으로 돌아섰다.


"이만하면 설명이 되었을까요?"

"네.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재미있었어요. 잉리드 씨는 아는게 되게 많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왕님과 이야기하실 때 이런 이야기를 하셔도 괜찮을거에요. 저도 알고 있는 대로만 말씀 드린 것뿐이지만, 여왕님은 저 따위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박식하시니까..."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공소관 교육원에 수석으로 입학해서 수석으로 졸업한 잉리드였지만, 엘사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잉리드는 열 여섯살 때 엘사가 막 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자기보다 더 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 자신을 허탈감과 무력감에 빠지게 했던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엘사를 시기하는 건 아니었지만. 잉리드는 문득 그 때 엘사가 그리던 성의 설계도는 완성이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그런데 말이야, 저런 장식물이라면 험한 뱃길을 지켜달라는 의미도 있는거 아닌가? 내가 아는 뱃사람들도 바다의 신한테 절하고 그러던데."

"지금의 교회가 들어오면서 왕궁에 있는 장식물들에서는 그런 의미가 사라졌지만, 거리에 있는 것들이라면 그런 의미도 없다고는 할 수 없죠. 뱃길이란게 워낙 험하니까요."


유진의 말에 잉리드가 그것을 수긍했다. 험한 바다 위에서 일상적으로 지내야 한다면 교회의 유일신뿐 아니라 바다에 관련된 누구에게라도 제발 좀 지켜달라고 빌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었다.


"아아... 진짜 말도 마. 이 쪽으로 넘어오면서 뱃멀미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니까. 욱~"


유진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구역질하는 시늉을 했다. 너무 생생한 그 모습에 잉리드와 라푼젤 모두 웃음이 터졌다. 잉리드는 웃음을 거두며 말을 이었다.


"아렌델과 코로나 사이의 바닷길이 한 번 험해지면 엄청나게 험해지죠. 고생 많으셨어요."

"좀 그렇게 험한 데말고 다른 데로 돌아오면 안 되나 몰라. 바다가 그렇게 넓은데 길이 그거 밖에 없나?"

"그나마 거기가 가장 안전하고 빠른 항해를 보장하니까 지금 항로로 쓰이는 게 아닐까요?"

"하긴... 다른 길이 있었으면 그런 일도 없었겠지..."

"그런 일이요?"


라푼젤이 유진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잉리드도 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었을 뿐이었다.


"그런 표정 지을 거 없어, 아가씨. 아가씨도 알잖아? 여왕님 부모님 이야기야."

"유진...!"


아까에 이어서 라푼젤이 유진을 다그치려 했지만 이번에는 유진이 라푼젤을 막았다.


"자꾸 숨기지 마요, 자기. 할 얘기는 해야지, 이렇게 서로 조심하면서 피해봤자 오해만 쌓인다구요. 내가 당신한테 내 예전 친구들 얘기 안 하고 숨겼다가 어떻게 될 뻔 했는지 잊었어요?"

"하지만..."

"자기가 힘들면 내가 대신 얘기할테니까 좀 쉬고 있어요. 해야하는 얘기는 바로바로 해야한다는게 내가 3년 전에 내 목과 당신을 잃을뻔 하고 얻은 교훈이니까."


갑자기 대화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하지만 잉리드는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외교라는 건 '외교적 수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돌려돌려 자신의 뜻을 전하고 상대의 뜻을 알아채는 것이었지만, 이 공주와 대공에게서 그런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충분히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고, 또 잉리드도 이 편이 편했다.


"아가씨, 우리 이 이야기는 서로 편할 것 없는 이야기니까 빨리 끝냅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여왕님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제가 여왕님의 마음을 읽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정답을 말씀 드릴수가..."

"아, 아까 아가씨가 공주님이랑 춤추는 걸 봤거든. 말도 놓던데?"


그 말에 잉리드는 순간 평정심을 잃을 뻔했다. 그걸 보고 들은 사람이 있었다고?!


"아, 걱정할 필요 없어. 아침에 봤던 아가씨가 공주님이랑 손을 잡고 있길래 뭔가 해서 유심히 봤던 거 뿐이니까. 나 말고는 다 춤추는 데 정신 팔려서 그 근처에 사람도 없었어. 공주님과 그렇게 편하게 지내는 아가씨라면 혹시 여왕님과도 친하지 않을까해서 아가씨한테 묻는거야."


잉리드는 그 말에 숨을 골랐다.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차라리 그 이야기를 들은 유진이 그걸 근거로 자신의 정보를 신뢰한다면, 잉리드로서는 그만큼 좋을 것도 없었다.


"어떤 쪽을 원하시나요? 외교적 수사로 말씀드릴 수도 있고, 대공님 방식으로 말씀드릴 수도 있는데..."

"아가씨 편한대로."

"그럼 대공님 방식으로 말씀드리죠."


거침없이 말해오는 유진에 맞서, 잉리드는 똑같은 자세로 나가기로 했다. 사실 '맞서'라는 표현이 맞는지도 잉리드는 의문이었다. 자기 예상이 맞다면, 유진과 자신의 목적은 같은 것일테니까.


"선대왕 폐하 서거 이후 양국 사이에 낀 이 살얼음판 같은 긴장을 하루 빨리 깨버리고 싶은 건 저도, 여왕님도, 그리고 아렌델의 모든 대신이 한마음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그걸 어떻게 깨느냐죠. 여왕님도 미묘해진 코로나 왕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하시지만, 문제는 여왕님이 아직 그 사고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시지 못했다는 점이죠."

"그건 내 방식대로가 아닌 것 같은데."

"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린 것이니, 외교적 수사로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걸요."


그 때 시종이 옆으로 다가오는 걸 본 잉리드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시종이 들고 있는 은반 위에서 포도알 하나를 집어들었다. 시종이 지나가자 유진이 다시 먼저 말을 꺼냈다.


"그 이야기를 직접 여왕님 앞에서 꺼내면 여왕님이 상처를 받을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데요. 당연하죠."

"가슴이 찢어지겠지?"

"포도알처럼요."


잉리드가 포도알을 손가락으로 짓이겼다. 포도알이 팍하고 터지면서 즙이 주변으로 튀었다. 그걸 본 유진이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잉리드는 하던 말을 계속했다.


"하지만 방법은 있죠."

"방법이라...?"


다시 시종이 지나가자 잉리드는 포도껍질을 은반 위에 내려놓고 손을 닦았다. 그리고 그 방법을 말했다.


"공주님이 여왕님의 친구가 되어주시면 돼요."


==========


* 이번 화의 상식


Viking (비킹/바이킹)

8세기 말~11세기 초 해상으로부터 유럽 ·러시아 등에 침입한 노르만족을 일컫는 말. 웬만한 유럽 국가들에서는 '비킹'이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바이킹'으로 불린다. 어원은 작중 언급된대로 협강(Vik)에서 온 자들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아니고 다수설이다. 8세기 무렵에 바이킹들이 각지에 진출한 원인은 생존을 위한 민족대이동으로 추정하는데, 인구증가에 의한 토지의 협소화와 소빙하기가 겹쳤기 때문. 이 시기에 지구는 소빙하기를 맞이했으며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기온이 점차 하강하며 겨울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기후의 변화는 농경에 큰 타격을 가져왔고, 특히 안 그래도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를 가진 북쪽에 살던 노르만족은 자체적인 농업과 어업만으로는 인구를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욱이 당시의 노르만족은 씨족제 사회가 해체되고 계급사회로 이행하여 국가형성기에 이르는 과도기로서, 부족 간의 항쟁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족장이 부족민을 인솔하여 해외로 새로운 땅을 찾아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일찍부터 뛰어난 항해술을 가진 바이킹들에게 전쟁과 모험, 전리품의 갈망 등은 해외진출을 더욱 촉진했다고. 이들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의 해안지방은 물론 비잔티움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근교까지 들어가 약탈했다고 한다. 때마침 유럽의 정치적 혼란과 겹쳐 프랑스 전역이 바이킹에게 탈탈탈 털리고 영국의 경우 한때 웨색스를 제외한 전 왕국들이 바이킹에게 넘어간 적이 있을 정도. 그렇다고 무식하게 다 박살만 내고 다닌건 아니고, 프랑스 왕으로부터 광대한 영토를 하사받아 10세기 경 노르망디 공국을 건립하고 정복왕 윌리엄을 시조로 하는 영국의 노르만 왕조를 여는 등 몇몇 국가를 건국하기도 했다.


종교사에서도 바이킹들의 존재는 꽤 중요한데, 바로 이들이 동서대분열에 쐐기를 박아버렸기 때문. 10세기에 남하한 바이킹들 중 일부가 크리스트교로 개종하였는데, 이들이 이탈리아 남부를 침공하여 비잔티움 제국의 마지막 서유럽 세력권을 박살내버리면서 동서방 교회 간의 교류가 완전히 끊기고 결국 양 교회는 상호 파문을 하며 대분열로 치닫게 된다.


바이킹은 12세기, 각국의 해안방어체계가 정비되고 이들이 점차 크리스트교 문화권에 융화되면서 쇠퇴하였다. 이 때 남하하지 않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남은 바이킹계 노르드인들은 872년 하랄 왕에 의해 노르드 왕국이 건국되면서 점차 중앙집권국가를 이루고 세계사에 등장하게 된다. 이 때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서쪽은 고대 노르드어로 '북쪽의 길(Norðvegr)'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니, 이것이 훗날 '노르웨이(Norway)'라는 이름이 된다.


노르웨이를 모티프로 삼은 아렌델 왕국이니만큼 작중에서도 은근슬쩍 바이킹의 흔적이 나타나는데,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가 무도회장에 걸린 족자와 여왕 집무실의 모형 배. 이 둘 모두 전형적인 바이킹의 배 '롱쉽'의 형태를 하고 있다. 어떻게 생겼는지는 바로 아래의 그림 세 장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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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후기에서는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대체 언제 무도회장에 얼음판 깔고 이야기 진행할 생각이냐 망할 글쟁이놈아 ㅡㅡ


스토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없으면 글이라도 빨리써야 하는데... 참...... 일단 목표는 16화에서 본론 진입입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하루빨리 다음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은 언제나 글쟁이의 힘이 되고, 피드백은 글쟁이의 양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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