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여기에 당신에게 띄울 돛단배가 있습니다

이 돛단배를 띄울 곳을 찾아

지난 날의 기억을 따라 걷습니다

눈만 감으면 걸을 수 있는 이 곳이

당신에게 띄울 돛단배와 함께하니 너무도 설레입니다

이윽고 저는 돛단배를 달과 별이 떠있는 하늘에 띄웁니다

돛단배가 오른 초승달 위로 잔잔한 물결이 일고

강의 끝으로 뻗어나갑니다

저 울림이 뻗어나가 여느 때처럼 강에 손을 담그고 있는 그대의 손등을 간지려 주면 좋으려만

바람이 그 무엇보다도 무거운 것을 담은 저 돛단배를 그대가 있는 곳까지 인도해주면 좋으려만

저 산너머에서 자그맣게나만 날 불러주는 그대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좋으려만

무심하게도 강가에는 왜인지 지친 것 같은 사람이 삶을 뱉어내는 소리 뿐입니다.

신기하게도 그 삶을 뱉어내는 소리에서 오는 지침이

돛단배가 바람을 타고 앞으로 나아갈때면 옅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머리를 들어 또 다른 초승달이 뜬 하늘을 봅니다

돛단배는 막 하늘 너머로 갈 참입니다.

계절은 돛단배처럼

당신이 흩뿌렸던 눈꽃을 털어내고

분홍빛 꽃잎을 흐드러뜨리더니

내 마음을 대변하듯 해바라기를 피울 준비를 하는데

저는 아직도 이 곳에 있습니다

몇번이고 그대를 목청놓아 부르며 뛰어가고 싶지만

그럴수록 그대가 있을 곳을 좁히는 것 같아

항상 이곳에 있습니다.

----------------------------------------------

적당한 짤을 못찾겟음.... 작화 기대해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