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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아렌델 포탈 - 9

아렌델포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0.02 17:38:41
조회 687 추천 20 댓글 6
														

[ 아렌델 포탈 - 통합 포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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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렌델 포탈 - 9 ]






“I heard you came from another world.”






썰매가 출발하고 초면인 우리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감돌자 크리스토프가 먼저 운을 뗐다.






“Yes. So we go to troll.”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것이 매우 귀찮게 느껴졌다.






“Just tell me what happened.”






짧고 성의 없는 답변에 크리스토프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나에게 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는 표시인 것 같았다.


카이에게 얼추 설명을 들었을 테니, 중요한 것만 말해줘야겠군.






“These days, Arendelle suddenly frozen. Like last year.”


“That's my world fault. So I come back and stop it. Okay?”






가장 중요한 사실, 아렌델이 최근에 지속적으로 얼어붙는 현상이


우리세계의 ‘대관’때문이라는 것을 먼저 말해주었다.


지긋지긋한 ‘영화’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아야지.






“But I don't know how to come back. So we go to troll.”






“흠... I understood. Maybe they can help you. But I'm not 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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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을 주시하며 이야기를 듣던 그가 나를 힐끗 보며 말했다.


앞서가던 엘사와 안나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졌다.


우리가 탄 스벤의 썰매도 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지만,


말이 달리는 속도에 비하자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If they don't know the answer... what I do?”






누구보다 트롤을 잘 알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그의 반응에 조금 초조해졌다.


만약 돌아가지 못한다면... 그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이때까지 걱정하기를 미뤄온 가장 심각한 가정이었다.


최악의 경우엔 내가 알고 지냈던 모든 것들과 이별해야 했고,


나는 그런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을 리가 없었다.






“Don't worry. Anna will help you.”






‘걱정하지 말라’니 이 양반 참 태평하게도 말하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






“I was stranger too. I lived with trolls and I was kind of...”






“Slow, Please.”






말이 빨라져서 알아듣기 어려워지자 내가 천천히 말하길 요청했다.






“Okay, I was kind of... socially impa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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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꽤 복잡한 단어라고 생각한 듯 말을 멈추고 내가 알아들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도 저 표현은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이해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니 이야기를 계속했다.






“I spent my whole life selling ice for a living.”


“So I can do nothing but selling ice.”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얼음이 어쩌고 하는 것 같은데


말이 점점 길어지니 알아듣기가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스벤의 발굽소리와 썰매가 덜컹거리는 소리 때문에


크리스토프가 하는 말을 놓치지 않고 들으려면 상당히 집중해야만 했다.






“Well, but Anna helped me and I could adapt to the world.”






“adapt?”






‘adapt’라는 단어 자체는 정확히 들었지만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몰라서 되물었다.






“I mean... adjust. I was socialized.”






소셜... 뭐...? 부연설명을 들어도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머릿속의 얇은 영어사전을 열심히 뒤져보며 이마에 손을 얹자,


크리스토프도 조금 답답해졌는지 ‘음...’하는 콧소리를 냈다.






“Ok, listen.”


“Anna named me the official Arendelle ice master and deliverer.”






그래, 그건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 영화에서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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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 though they don't need it. Elsa can make ice, you know.”






이제야 크리스토프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감이 잡혔다.






“Anna will help you too. What are you good at?”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어... I don't know...”






나는 한숨 쉬듯이 대답했다.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것도, 질문이 당황스러워서도 아니었다.






“Come on! Think about it.”






자신 없고 의기소침한 내 모습을 보고 그가 다시 물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라고해도 난 정말 잘하는 게 없는데...






“음... I study social welfare...”






‘잘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려고 했지만


이 세계에선 컴퓨터 게임 따위가 존재할 리가 없기 때문에,


좀 전에도 식당에서 언급했던 ‘전공’을 말했다.






“Wha... Social welfare? It sounds like...”






‘사회복지’라는 단어가 생소한 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녀들에게 어떻게 설명했는지를 떠올렸다.






“It makes people happy.”






사실 이 전공은 ‘할 수 있는 것’의 범주에도 속하지 않았다.


뭘 배웠어야 알지... 고작 한 학기를 들은 게 전부인걸.


아니, 더 솔직해지자면 그것조차 학사경고를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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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n, You can be... the official social welfare... something.”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No. There is no job like that.”






애초에 아렌델에 ‘사회복지’에 관련된 직업이 있을 리가 없잖아?






“하하, You shall see.”






크리스토프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 순간 전방에 희미한 불빛이 보였고


마침내 엘사와 안나 그리고 트롤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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