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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패러렐 아렌델 - 10화: 진검식사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2.05 00:00:20
조회 449 추천 24 댓글 11

패러렐 아렌델 - 마스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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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bT3kJ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녁 식사는 상당히 어색한 장면이 되어버렸다.

물론 안나의 요리가 문제였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몹시 괜찮아서 엘사가 깜짝 놀란 수준.

에헤헤…… 사실 어릴 적에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다녀서 말야……. 왜 있잖아, 그 시절 나 되게 심심했잖아?” 라는 게 본인의 설명. 덕분에 밥 먹다 말고 본의 아니게 엘사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긴 했지만 뭐……

사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라면, 정작 멜리사는 먹으라는 밥은 안 먹고 계속 안나만 째려보고 있단 정도일까.

언니도 참, 거기 독 안 탔는데……” 히죽 웃으며 자기가 만든 음식을 냠냠 잘만 먹는 안나.

시끄러……!” 아까 일로 여전히 삐져있는지 말에 엄청 가시가 돋친 멜리사. 이 언니, 은근히 뒤끝있는 성격이구나……

그런데 언니,” 황급히 화제를 돌리기 위해 묻는 엘사. “요리들을 보니까 하나같이 주변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인데요…… 어떻게 구하신 건가요?”

그 말대로, 그들 앞에 차려진 식사는 수수한 편이지만, 이곳이 항상 겨울인 북쪽산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재료를 구한 건지 궁금해진다. 특히 채소라던가 과일이라던가.

, 고기야 드워프들이 종종 사냥해오지; 심심할 땐 내가 직접 하기도 하고.”

푸흡……!” 멜리사의 뚱한 설명에 하마터면 마시던 음료를 뿜을 뻔한 엘사와 안나. 큰언니가 저런 예복 차림으로 산중을 뛰어다니며 멧돼지를 잡는 상상을 하니……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역시 뭔가 좀 아니다.

“…… 니들 또 마음 속에서 이상한 상상 했지?” 기분나쁘다는 듯이 투덜거리며 마지못해 샐러드를 조금 집어먹는 얼음 여왕. “그리고 나머지는…… 그렇네, 대부분 타국에서 조공으로 받은 거지.”

푸합……!” 이번엔 진짜 기세좋게 마시던 걸 동시에 뿜어버리는 엘사와 안나. “, 뭐라고요……?!”

, 놀랍냐?” 방금 전과는 반대로 동생들의 반응을 즐기듯 씩 웃는 멜리사. “알고 있잖아, 타국에서 여기 군대를 보낸 적이 있다고. 내가 그놈들을 곱게 돌려보냈을 것 같아?”

그러니까…… 언니에게 바치는 조공이죠? 아렌델이 아니고?” 확인차 다시 묻는 엘사.

당연하잖아; 아렌델에 가는 거면 내가 그걸 먹고 있겠냐?” 핀잔주듯이 말하는 멜리사. “하긴…… 몇 년 전에 날 걸고 넘어져서 남부 제도와 위즐타운이 연합해 아렌델로 쳐들어가려 한 적이 있긴 있었지.”

남부 제도와 위즐튼이……?!” 순식간에 표정이 썩어들어가는 안나와 엘사. 원래 그들이 있던 세계에서의 악연을 생각하면…… “, 그래서 어떻게……”

어떻게는 뭘; 신경 거슬려서 두 나라 다 밟아버렸지,” 콧방귀를 뀌며 대답하는 멜리사. “애초에 그 얼간이 공작 자식과 위선자 왕자 녀석들에겐 그 전에 자객을 받은 빚이 있어서 말야. 예를 들면 저 뒤쪽에 서있는 망할 자식 같은.”

자연스레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는 엘사와 안나. 그곳에 서있는 것은 아주 낯익은 얼굴이 갇혀 있는 얼음 조각상이었다.

한스……!”

뭐야, 아는 녀석이냐?” 안나의 반응에 심드렁하게 대꾸하는 멜리사. “얼마 전에 혼자 찾아와서는 자신도 날 이해한다느니 나와 가까워지고 싶다느니 하는 헛소리를 해대서 말야. 보다시피 얼굴은 좀 괜찮길래 장식물로 쓰고 있다.”

얼굴도 별로 안 괜찮아……” 중얼거리는 안나를 보며 쓴웃음을 짓는 엘사. 확실히 그들과 한스의 악연은…… 그냥 잊고 웃을 만한 일은 아니었지.

흐응……. 뭐야,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알잖아,” 그런 동생을 보며 왠지 짓궂은 미소를 띠는 멜리사. 마치 안나의 두려움과 분노를 즐기는 듯한, 아니, 그런 반응을 유도하고 있어……?

그 순간, 지금껏 생각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고는 빙그레 웃는 엘사. 과연…… 언니는 그런 사람이었군요.

뭐야, 뭐가 웃겨?” 그 웃음을 그새 포착하고 또 얼굴을 찡그리는 멜리사.

아뇨; 말로만 안 그럴 뿐이지, 언니는 역시 사람이 좋구나 하고,” 후후 웃으며 대답하는 엘사.

“…… 지금껏 말한 내 모습의 어디가 좋은 사람이냐?” 무슨 소리냐는 듯이 언니를 바라보는 안나를 힐끗 보며 대꾸하는 멜리사. “봐봐, 이 녀석도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잖아. 너 진짜 바보야?”

아뇨…… 모르시겠어요, 언니?” 비아냥거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빙그레 미소짓는 엘사. “언니는…… 지금까지 외적의 손에서 아렌델을 지켜준 거잖아요.”

“……?” 한참이 지난 뒤에야, 동시에 얼빠진 소리를 내는 멜리사와 안나.

헤에~ 그런 거였구나~” 그 혼란도 잠시, 바로 표정을 바꿔 히죽히죽 웃기 시작하는 안나. “큰언니도 참~ 알고 보니 엘사 언니를 초월하는 깍쟁이였구나아~”

“…… 관둬,” 또다시 한참이 지나서야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함께 중얼거리는 멜리사. “이제 질려버릴 것 같아…… 네녀석들의 그 무한한 긍정성에는.”

헤헤~” 이겼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는 안나. “, 좋다~ 큰언니 밥 먹는 얘기에서부터 이렇게까지 말이 터지다니, 역시 여자끼리의 수다는 좋네~”

여자끼리의 수다라니…… 영혼이 아줌마냐, ,” 툭 하고 핀잔을 던지던 멜리사의 눈이 문득 매서워진다. “잠깐만…… 어이, 엘사 너.”

, 언니?” 갑자기 험악해진 언니의 눈매를 보고 다시 진지하게 묻는 엘사.

뭔가 이상한걸? 너도 얼음성에서 며칠이나마 살아봤다면서, 왜 내 식생활에 그렇게 의문을 갖는 거지?” 마치 죄인을 심문하듯이 사납게 묻는 멜리사. “당장 대답해! 진짜 네가 북쪽산에서 홀로 살아봤다면, 넌 거기서 뭘 먹고 산 거야?”

, 그러고 보니 그건 나도 못 들어봤어!” 갑자기 변한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오히려 즐겁게 물어보는 안나.

당사자인 엘사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상한걸? 어째서 대답을 못하지?” 딱 걸렸다는 듯이 더더욱 물고 늘어지는 멜리사. “점점 수상하네. 당장 말 못해? 빨리 안 불면 목에 구멍 날 줄 알아!”

농담이 아니라는 듯이 정말로 밥상머리에서 얼음창을 꺼내들어 엘사에게 겨누는데……!

, 저기……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빨간 얼굴로 뜸을 들이는 엘사.

어쭈, 시간 끌어?” 어지간히 참을성이 떨어졌는지 화통이라도 삶아먹은 기세로 윽박지르는 멜리사. “이게 누굴 바보로 아냐? 당장 불어! 너 얼음성에서 뭐 먹고 살았어?!”

한순간, 자포자기의 심정이 엘사의 눈을 스치고는……

…… 두부 아이스크림으로 때웠어요!!!!!!”

……

……

……

한동안, 얼음성 안에는 정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싸늘함이 흘렀다.

“……!”

적어도, 안나의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소리가 그걸 깨기 전엔.

…... 푸흡…… 푸힉…….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결국 참지 못하고 빵 터져버리고 말았지만. “아하하하하, 언니 엄청 웃겨! 두부 아이스크림이라니, 대체 상상력이 어떤 방향으로 폭발하면 그런 발상을 떠올려?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안나, 웃지 마……!” 어지간히 쪽팔렸는지 고개도 못 들고 불평하듯 칭얼거리는 엘사.

소동의 제공자인 큰언니의 경우는 어떻냐 하면 완전히 썩은 표정으로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 기대한 내가 바보지,” 완전히 기운 빠진 얼굴로 중얼거리며 먹다 만 식탁에서 일어나는 멜리사. “, 정말 흥 깨지게…… 기분 나빠. 나 잘래.”

, 벌써 저녁이구나…… 안녕히 주무세요, 언니,” 어느새 해가 진 밖을 바라보다 황급히 그런 그녀의 뒤에다 대고 인사하는 엘사.

, 큰언니, 음식 남기면 안돼-!” 안나도 안나대로 나름 마음을 담아 외치지만,

니가 내 엄마냐!” 멜리사는 그렇게 한 번 빽 소리를 지르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꽝 닫아버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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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속성이신 둘째와 왈가닥 4차원 초긍정성(...) 셋째 때문에 오늘도 힘이 쭉 빠지는 큰언니 멜리사이십니다. 등장 이후로 매화 끝마다 꽥 소리내시는게 단골 패턴이 되버렸어......

포인트는 한스의 빠른 퇴갤과 드디어 써먹어본 두부 아이스크림 드립, 그리고 위즐튼에서 고기 조공받으시는 큰언니. 허당이지만 무서운 사람이에요. 허당이지만.

아무튼, 이런 식으로 한동안은 일상 파트가 계속될듯. 그래도 다음 화에선 떡밥을 하나 투척할 생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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