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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벌새의 날갯짓 완결

엘사앤안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5.23 14:11:57
조회 622 추천 20 댓글 3

엘사는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여기서 나간단 말인가? 온몸을 얼음이 둘러싸고 날카로운 표면은 내 몸에 피를 내고 있었다. 밖에선 안나가 애타게 몇 번 부르고는, 떠나버렸다. 그때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얼음에 갇혔다면, 얼음으로 뚫자. 다시 손에 힘을 모았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얼음의 천장 쪽으로 얼음을 쏘았다. 하지만 단단한 얼음은 조금도 갈라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세게 쏘았다. 훨씬 더 강력하게 쏘았던 효과로, 거대한 얼음이 두 동강 났다. 됐다. 그렇게 위아래 사방으로 얼음을 쏘았다. 될까 싶었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얼음이 네 조각으로 갈라져 어긋나고 있었다. 사방으로 얼음을 쏘아 조각조각 냈다. 결국, 방 안을 가득 채우던 거대한 하나의 얼음 덩어리는 작은 조각 수백 개로 나누어 졌다. 창문으로 얼음을 쏘아 깨버렸다. 그곳으로 모든 얼음을 날려버렸다.


그러나 대가는 생각보다 꽤 컸다.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왕궁의 의사에게 말하면 왜 다쳤는지 설명도 못 하고 곤란해질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잘게 잘린 얼음 결정들이 방 곳곳에 있었다. 한여름에! 절대 나갈 수가 없다. 일단 재빨리 장갑 하나를 찾아내 손에 착용했다. 안심되었다. 이제 당분간 안 나가고 버티면 된다. 그러면 모두가 안전하다.


안나는 언니에게 너무 모질게 말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언니한테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다니,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그러나 언니에게 사과를 표할 길은 없었다. 아직도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으므로, 그저 방 앞에서 미안하다고 하는 수밖에는. 그래서 언니의 방 앞으로 갔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당연히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겠지, 조금의 익숙한 침묵이 흐른 후, 등을 돌리고 도서관으로 향하려 했다.


“괜찮아”

방 안쪽에서 언니가 말했다. 방을 사이에 두고서 대답을 해 준 것이 얼마 만인지. 안나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격했다.

“너무 심했어, 내가”

그러나 더 이상은 언니에게서 말이 들려오지 않았다. 돌아서려는데, 물어볼 것이 생각났다.

이 질문엔 언니가 반드시 대답해 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대관식 말이야”

“응”

언니가 곧바로 대답했다.

“그때는 나와서 잘 할거지? 막 들어가 있지 않을 거지?”

“당연하지”

“대관식 때 보자, 아니, 그전에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색한 화해를 끝내고, 나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대관식 이후부터는 언니와 관계가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안나와 화해가 잘 된 것 같다. 많이 걱정했는데, 먼저 다가와 주다니. 솔직히 영영 싸우는 줄 알았다. 그나저나 한 달 뒤의 대관식이 걱정이다. 그때 오늘처럼 얼음이 갑자기 손에서 튀어나오면 안 되는데, 걱정되었다. 딱 그날만 넘기자. 그러면 괜찮겠지. 마음을 편히 하려고 애썼다.


“오늘 드디어 대관식 날인가요?”

“당연하지, 크리스토프”

“성문도 개방한다면서요? 10년 동안 닫혀있던 그 성문이!”

“그래서 너도 갈 거지? 우리 얼음 장수들 다 갈 거야.”

“안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크리스토프가 웃으며 말했다. 스벤을 몇 번 쓰다듬어 주었다.


“하, 여기가 아렌델인가?”

한스가 혼잣말을 했다.

“엘사랑 결혼만 성공해 봐라, 아렌델은 내 거가 되는 거지”

그가 천천히 아렌델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아렌델 내부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다. 보지 못했던 공주 자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 들뜬듯했다.


“아니, 위즐튼이라고요, 위즐튼!”

“네, 죄송합니다.”

“왜 맨날 위즐타운이라는 거야?”

“일단, 저희 아렌델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됐고, 빨리 왕궁이 어디인지 안내해.”

“예, 저를 따라오십시오.”

위즐튼의 공작이 천천히 따라갔다. 그의 눈 어딘가에 야망이 숨어있었다.


“유진, 드디어 결혼식을 보는 건가요?”

“우리 결혼했을 때 생각나네, 아~ 진짜 좋았는데, 한 번 더할까?”

“뭔 소리 하는 거야!”

라푼젤이 꾸짖었지만 유진은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다. 사실 라푼젤도 장난인 걸 알았기에 그다지 심각하게 꾸짖은 건 아니었으니, 유진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저쪽인가?”

유진이 물었다.

“사람들이 다 저기로 가는 걸 보니 저쪽이 아렌델 왕궁인가 봐.”

“와, 진짜 사람 많다. 우리 결혼할 때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10년 만에 성문이 개방되는데 사람들이 당연히 엄청나게 몰리겠지!”

라푼젤이 유진의 팔짱을 끼고 걸어갔다. 엄청난 인파의 틈에서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은 적은듯했다. 다들 아렌델의 왕궁이 열렸다는 사실에 정신이 팔려서 그랬거나, 그들 부부를 귀찮지 않게 하려 했거나, 정말 몰랐거나. 라푼젤은 어린 나이에 아렌델을 통치하게 된 여왕이 걱정되었다. 그래도 잘 해내겠지, 별일 없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아렌델 성 내부로 향했다.


공주님을 깨울 시간이다. 어제부터 준비했던, 공주님이 그렇게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던 드레스를 입어 보시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공주님의 방으로 향하는 길에 모든 시녀와 신하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엘사 공주님, 이제는 여왕님이 되는 그분도 준비를 잘 마치고 있다고 하니, 걱정할 건 없었다. 국왕 폐하와 왕비께서 내게 말씀하신, 엘사와 안나 자매를 잘 돌보라고 했던 사명이 생각났다. 그 사명을 조금 더 멋지게 완수했으면 좋았으련만, 자신에게 약간 자책이 되었다. 이제 공주님의 방 앞이다. 공주님을 불러본다.

“안나 공주님?”

“음? 네? 네?”

“안나 공주님?”

“누구야?”

“저에요”

안나는 방금 막 일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성문이 곧 열려요, 준비할 시간이에요.”

“당연하지, 그런데 뭐를 준비해?”

“공주님 언니의 대관식이요”

“언니의 대관식”

안나가 작게 속삭였다.

“어! 대관식 날이잖아!”

대관식 드레스가 눈에 띄었다.

“대관식 날이야!”

--

드디어 벌새의 날갯짓 완결이 났네.

읽어줘서 고마워.


프로즌:벌새의 날갯짓 통합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273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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