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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피묻은 얼음꽃 (believe... be leave...)앱에서 작성

포탈3내놔!!!(115.143) 2015.06.12 23:49:48
조회 602 추천 1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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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차용한 단편작이야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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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묻은 얼음꽃] Believe, be leave

-안나 시점-


1.믿고 싶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엉망이 된 머리를 정리한 뒤, 잠옷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고는 세수를 한다.

그리고 시녀 아줌마가 아침을 갖다주기 전. 항상 들르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내 언니의 방이다.


언젠가부턴가 언니가 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항상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겨주던 언니가.


언니가 다른 방으로 짐을 옮기던 중.

나는 물어봤다.

왜 가는거냐고.

나는 그 대답을 듣지 못했다.

단지 언니의 차가운 뒷모습만 바라봤을 뿐이다.

그날 이후.

나는 항상 언니의 방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불러봐도 나는 언니의 차디찬 침묵만을 가득 안고 내 방에 돌아가기 일쑤였다.

매일.

매일, 매일 이런 일상들이 반복 되어졌지만, 나는 단 한가지의 믿음 하나로.

누가 시키지도, 강요하지도 않았지만, 난 믿고 있다.

난 믿고 있다.

언젠가 엘사, 내 언니가 문을 열어줄거라고.

난 그렇게 믿고 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오늘도 열리지 않는 언니의 방문을 두드린다.

슬픈 모습을 보여주면 안열어줄지도 몰라.

일부러 즐겁게, 장난기 넘치게.


똑, 똑또독 똑.

"눈사람 만들자~ 엘사~"

난 언니가 열어줄거라 믿어.


2. 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다른 나라로 가던 도중 뱃사고를 당했다고 시녀 아줌마가 말씀해주셨다.

정말로 슬펐다.

마음이 찢어질만큼 슬펐는데.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부모님의 묘비석 앞에서, 검은 옷을 입고 애도를 표했는데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동정해주었는데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장례식에 언니가 오지 않았기에.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까지.

세상을 멀리하고 싶었던 것일까.

검은 옷을 그대로 입은 채, 그 문 앞으로 향했다.

5번의 노크 뒤.

나는 말했다.

"언니. 제발 좀 나와봐."

그러나 돌아오는건 얼어붙어버릴 만큼 차가운 침묵과 정적이였다.

그렇게 난 또다시 문전박대를 당했다.

문전박대를 당하고 나니 더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대로 내 방으로 향했다.

언니가 없는 내 방에 들어서자마자 다리의 힘이 플려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다.


그토록 나오지 않았던 눈물이 주르륵, 하고 흘러나왔다.

이제 더이상 날 보듬어줄 사람은 없다.

이제 더이상 날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

이제 더이상 날 이해해줄 사람은 없다.

그렇다.

하지만 난 믿는다.

엘사는.

나의 언니는.

언젠가.

날 보듬어줄꺼라고.


3. 만남

대관식날.

언니를 만나는 날이였다.

그토록 바라던 언니와의 만남이였다.

불안한 마음에 연신 입술을 깨물며 방 안을 빙빙 원을 그리며 돌아다닐 뿐이였다.

왜 이럴까.

그토록 고대하던 언니와의 재회인데.

이리 불안한 마음이 내 속을 채운 이유가 무엇일까.

그런 수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왔다갔다 하며 헤집어놓았다.

똑. 똑.

"공주님, 이제 나가실 시간입니다."

시민들 앞에 서기 전.

이미 대관식장에 발길을 들여놓은 언니의 길고 긴 망토의 끝 자락이 보였다.

심장박동이 더욱, 더욱 심해졌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그리워 하는 언니를.

만나러, 발걸음을 옮긴다.


4. 그 말

한 걸음. 두 걸음.

걸음 수를 차차 늘릴 때 마다.

동공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심하게 흔들렸다.

그렇게.

세 걸음. 네 걸음.

이제 한 발자국만 더 가면.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도망쳐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눈 앞에 여왕의 직책에 걸맞는 자태를 한 나의 언니가.

언니가.

내 눈 앞에.

서있었다.

순간 가슴 속을 박차고 올라오는, 그동안의 설움은 눈녹듯이 녹아내렸다.

그 설움은 녹아내려,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언니를 향해 달려간다.

품위는 멀리한 채, 슬픔이라는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흘리는 나를 엘사는 양 팔을 뻗어 품에 안아 주었다.

"언니...보고 싶었어..."

그동안, 13년 세월 동안, 하지 못했던, 하고 싶었던.

그 말.

그 말을 꺼낸다.

그 말을 꺼내자, 엘사는 나를 더욱 껴안으며 속삭이듯이.

"나도 보고 싶었어..."

그 말을 듣자, 내 감정은 더욱 북받쳐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이런 나를, 언니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너무 행복했다.

나의 믿음은 날 져버리지 않았다.

이 날이 평생, 평생 계속 되었으면.


5. 가지마

즐거웠다.

이렇게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웃는 지금 이 순간이.

즐거웠다.

파티도, 우리의 대화도,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로 무르익었을 때.

문득 나를 멀리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예전에 있던 심각한 일도 수많은 대화속에서 그냥 지나가는 조크 정도가 될 뿐일거야.

"언니."

"어, 안나야."

언니는 굉장히 다정하게 답해주었다.

"옛날에 내가 계속 노크를 해도 안열어줬잖아."

이 말을 꺼내자 언니의 표정은 살얼음 처럼 차가워 졌다.

"안 열어준 이유가 뭐야?"

"이만 가볼께."

"어?"

언니는 그 때 그 날 처럼, 또다시 나에게 뒷모습만을 보여주었다.

내가 실수 했어, 내가 미안해, 제발 가지마.

"언니! 어디가!"

"언니!"

시민들의 틈을 헤집고 도망하는 언니를 나는 필사적으로 쫒아갔다.

제발 가지마, 제발.

"언니! 어디가!"

겨우 언니의 어깨를 잡았다.

언니, 내가 미안해, 잘못 했어, 그러니ㄲ...

"미안해, 안나."

상처난 가슴에 비수를 꽂는 듯한, 감정이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그 사과를 듣자 내가 하려던 말은 시나브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들이, 믿음 하나로 꾹꾹 억지로 눌러놨던 그 울분들이 폭발하듯 밀고 올라왔다.

하고 싶어서 이런 짓을 한게 아니다.

나도 모르게, 원하지 않았는데.

내 입은 왜 이 끔찍한, 그동안의 세월을 다시 돌려놓는 그런 말들을 내뱉는 건가.

"도대체 왜, 왜, 왜!!!"

시민들의 시선이 느껴져 왔다.

"언니는 모르지? 내가 외로움 속에서 살아간 세월 말이야!"

안돼.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잖아."

"미안해? 부모님 돌아가시고 언니 없는 내 방에서 혼자 바닥을 긁으며 울었던 나를 뒤에서 안아 주기라도 했어?"

그러지마 제발.

"그게..."

"자그마치 13년이야 13년!"

안나, 제발.

"..."

"이토록 날 증오하는 언니를, 내가 그리워했다니."

그만해, 제발.

"이만 가볼께."

"어딜가!"

제발.

"그거 이리내!"

다른데로 가려는 언니의 장갑을 낚아 채갔다.

"못 줘! 나는 꼭 들어야 겠어, 지금까지 나를 왜 멀리 했는지!"

제발 그러지마 안나.

"그만해."

"그만? 언니도 이제 그만해! 왜 얘길 못하는 거야!"

"그만하라고."

"말해! 말하라고!"

"그만하라고!"

분노가 섞인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가슴 깊숙한 곳 부터 끔찍한 고통이 느껴져 왔다.

마치 내 마음의 상처를 건든 것 처럼.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가슴이 얼어터져버릴 만큼 차가웠다.

그리고 고통스러웠다.

고통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느껴지지 -심장과 바닥이 굉장히 차가웠다는 것을 제외하곤- 않았다.

가쁜 숨을 내쉬며 가슴을 부여잡고 있던 그때.

두려움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사로잡혀, 그대로 대관식장을 뛰쳐나가는 엘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지마.


6.평생

아직 가슴이 찢어질 만큼의 고통이 느껴져 왔지만, 억지로 가슴을 부여잡고 일어나, 언니를 뒤따라갔다.

거친 숨소리가 계속해서 귓가를 울린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하지만.

언니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놓친다면, 13년이 아닌 평생.

평생.

언니의 얼굴을 못 볼것만 같았다.

아니.

못 볼 것이다.

그러니.

난 언니를 붙잡으러 가야만 해.

벽을 짚으며, 최대한 빠르게 언니를 뒤쫒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언니를 더이상 못 볼꺼라는 두려움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몸을 움직였다.


7. 믿어

오직 언니의 발차쥐를 따라.

나는 눈부시리만큼 아름다운 계단 앞에 서있었다.

누가 이곳에 이걸 만들었는지는 안봐도 알 수 있다.

이 계단도, 이 계단과 이어져 있는 성도.

얼음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계단을 따라 한 걸음, 두걸음 성의 문 앞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허억. 허억.

언니에게 당한 가슴이 너무 고통스러워 이 곳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내 육체는 어느새 얼음성 문 앞에 다다라 있었다.

언니는 분명 여기 있을 거야.

이번에는, 분명 열어줄거야.

난 언니를 믿어.

믿는다고.

손을 뻗어, 그 때 그 날 처럼.


똑...똑또...똑똑...

"언니...나야..."


그순간.

내 발 끝부터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8. 끝까지

"언니..."

"언니...거기 있지?"

"내 말이 맞다면, 대답해줘..."

"제발..."

얼마 안 있자, 내가 그토록 원하던 엘사, 내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나...난 널 죽일 수도 있어...가까지 오지마..."

"상관없어..."

그래, 언니. 난 상관 없어.

"언니가 날 죽일 수 있는 괴물이든, 아니든, 나에게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언니, 엘사로 밖에 보이지 않아..."

언니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언니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 사이, 나는 이미 복부까지 얼어붙고 있었다.

두려웠다.

죽을 지도 모른 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하지만, 난 언니를 믿기에.

그렇기에.

언니가 문을 열도록.

그리고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도록.


"언니...사람들이 다 얼어버렸어..."

'그리고 나도'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얘기하면 죄책감 때문에 문을 안 열어줄 거야.

그러니 그 때 처럼. 즐겁게, 장난기 넘치게.


일부로.


"언니ㄱ...언니가 다 녹일 수 있는 거지? 그ㄹ...런거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목소리가 떨리면 안되는데.


그 순간, 또 다시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나..."

"언니...제발 나와..."


입술을 꼭 깨물었다.

문 쪽으로 뻗은 내 팔은 이미 얼음 조각이 되어 버렸고.

날 집어 삼킬 얼음들은 이제 내 목으로 천천히, 아주 고통스럽게 다가오고 있었다.

너무 두려워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우는 모습을 보인다면...

나는 입술을 더욱 꼭 깨물며, 내 감정을 억누르려 노력했다.

하지만, 새어나오는 눈물을 저지할 방법은 없었다.


"나랑 같이 돌아가서 행복하게 지내자..."




"안돼. 그럴 순 없어."

"난 널 다치게 할 뿐이야..."

"미안해, 안나..."



대관식장에서 내가 들은 그 사과와는 다른, 진심어린 사과였다.

그동안, 얼음은 내 턱을 얼리고 있었다.


안돼.

혀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언니...제발...제발...ㅈ..."


툭.


안돼...


"어어이...에으아아...에으아아..."


언니...엘사...엘사...


정신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엘사가 눈 앞에 드리워졌다.











아, 엘사. 내 언니. 보고싶ㅇ...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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