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여문탈락작] 두 자매 이야기 3장

아렌델라이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18 01:14:32
조회 397 추천 11 댓글 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MxaGh



<!--StartFragment-->

결국 다음날 아침이 되도록 안나는 방 어디에서도 보이질 않았다.


잘못된 믿음 속의 헛된 기대가 또 다시 일을 그르쳐버린 것인가 하는 허탈함이 남았다. 결국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축 힘이 빠져 방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안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제야 오는 거야??”


안나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있던거야??”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안나에게 물었다.


“여기서 쭉 기다렸지. 하도 안 와서 그냥 자고 있다가 방금 일어났거든.”


안나는 침대에서 서서히 일어나며 말하였다. 동생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눈을 빤히 바라보자 안나는 당황스러워하며 시선을 피했다.


순간 기쁜 마음보다는 화난 마음이 앞섰다. 아무런 말없이 다시 방을 나섰다. 내가 아무 말 없이 나가자 당황스러웠는지 안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왔다.


“고작 말 안하고 여기 있었다고 삐진 거야??”


뒤에서 졸졸 따라오는 안나의 말을 무시하며 복도를 터벅터벅 걸어갔다. 자신의 말이 무시당하든 말든 안나는 뒤에서 이런 저린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뭐가 문제인건데?? 이게 피한다고 될 일이야??”


안나는 계속해서 나를 따라왔다. 그녀를 무시하고 복도를 가로질러 집무실의 방문을 격하게 열었다. 그리고 미친 듯이 책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몹시 무서운 장면이었다.


미친 사람처럼 책을 꺼내고는 그 책이 어느덧 깔끔하던 집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책을 집어던지고 책상에 정리된 서류들을 구겨 던지기 시작했다.


안나는 그 장면을 보고는 말을 잃었다.


쿵쿵거리는 소리와 외마디 비명 소리에 카이가 급하게 뛰어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카이는 어질러져있는 집무실을 보고 당황하여 물었다.


“나가세요.”


“일단 진정하세요. 여왕님”


카이는 손을 뻗어 물건을 치우려 했다.


“나가라니까요!!”


나는 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한동안 방 안에는 나의 헐떡거리는 숨소리만 들렸고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아 생기는 묘한 정적이 흘렀다.


“이제는 무엇이 문제인 겁니까?? 속 시원하게 말하세요. 감춘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 이제는 여왕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카이는 간절하게 말하였다. 그도 내가 무언갈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는 모양이다.


안나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불안하게 서있었다.


“뭘 숨긴다는 거죠??”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지난 세월동안 변한 건 하나도 없었다. 카이나 나 역시 하나도 변한 건 없었다. 이런 상황은 똑같이 반복되었고 모든 것은 그저 허송세월이었다.


“일단 진정하세요. 이런다고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잖아요.”


카이의 말에 손이 파르르 떨렸다. 한참을 말없이 서있다 힘겹게 한마디를 토해내듯 말하였다.


“아뇨, 도저히 진정 못하겠어요. 제발 가만히 내버려주세요.”


그러고는 손에 집힌 책 한권을 다시 집어 던졌다. 책이 안나가 있던 방향으로 날아가 안나는 깜짝 놀라며 그것을 피했다. 허리를 숙여 피한 안나는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는 열린 방문을 통해 나가버렸다.


한숨을 내쉬곤 카이는 아주 천천히 서류를 주워 담았다.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싫었다. 그에게 간섭당하는 것도 정상이 아닌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모두 진저리가 났다. 


“많이 힘드신 거 저도 압니다. 방법을 찾고 있으니 조금만 정말 조금만 참아주세요.”


카이는 어지럽혀진 서류들을 다 주워 담아 책상에 올렸다. 그리고 난장판이 된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널브러진 잉크가 펼쳐져 있는 책을 점점 검은색으로 물들여 가고 있었고 그 잉크가 책상 밑으로 뚝뚝 떨어져 바닥도 점점 적셨다.


“미안해요. 먼저 나갈게요.”


나는 카이를 뒤로하고 방을 나갔다. 그냥 안나도 카이도 다 보고 싶지가 않았다. 혼자 있고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일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차라리 기억을 다 잃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마음속의 짐을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여기 계셨네요.”


저 멀리 카이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숨을 헉헉거리며 이마에 잔뜩 흐르는 땀을 닦아내는 그는 간신힌 입을 열어 말하였다.


“내일부터 패비에게 말씀하셨던 치료가 있을거에요. 조금만 노력하시면 분명 나아질 겁니다.”


“치료요??”


갑작스런 치료라는 말에 나는 놀라움과 당황스러운 느낌이었다. 내가 그런 방법을 찾았었나? 하는 의문에 기억을 더듬어보았지만 딱히 기억나지는 않았다. 그간 찾아해맨 출구가 이렇게 갑자기 나타다니 평소였다면 몹시 기뻐했을 것이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그걸 말씀드리려고 온 거였는데 말하기 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어떤 치료죠??”


나는 떨리는 입을 열며 물었다. 나도 당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치료라는 이야기에 금방 솔깃해졌다.


“따로 저번에 패비에게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확실히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질까요??”


나는 불안한 마음이 먼저 앞섰다. 상황을 더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조금이나마 희망을 걸어보는거죠.”


카이는 어딘가 자신 없게 말하였다. 그의 얼굴에서도 약간의 불안감이 묻어나왔다. 또 오랜 정적이 흘렀다. 요즘 들어 이런 정적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데 말하기 묘한 어색함 때문에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는 적어도 내가 아직도 상처를 안고 있는 것을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상처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


못난 나를 만나서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이다. 5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나를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그를 보고 있으면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그는 마음의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해보였다.


지난 5년의 세월 동안 그는 그간의 아픔을 이겨낸 것처럼 보였고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면 내일부터 바로 시작하죠,”


최대한 긍정적으로 말하였다. 나도 카이처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싶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번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할 수는 없고 내 상처와 매번 강제적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 오늘은 방에서 푹 쉬시는 게 좋으실거같습니다.”


카이가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이야기하였다. 잠을 자지않아그런지 피곤함이 한순간에 밀려왔다. 아직 해가 떠있는 시간인데도 몸은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는듯했다.


“그래야겠네요. 먼저 들어갈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방으로 이동했다. 카이는 나의 뒤를 따라왔고 어느새 그의 뒤에는 안나도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안나를 모른척하고 갈 길을 계속해서 갔다.


한참을 걸어 방에 도착하였다. 아직은 환한 햇빛이 창문 너머로 잔뜩 들어오고 있었기에 커튼을 치고는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였다.

안나도 터벅터벅 걸어 들어오더니 말없이 내 침대에 누웠다. 뭐라 말할 기운도 없어 나도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여왕님”


마지막으로 문밖에서 나를 지켜보던 카이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문을 닫았다. 문이 조용히 닫히자 나는 다시 눈을 떴다.

추천 비추천

1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공지 겨울왕국 갤러리 이용 안내 [200185/10] 운영자 14.01.17 128879074 3814
5488777 토욜 첫 일정 ㅇㅇ(106.247) 08:42 10 0
5488776 중학교동창들은 다 추억이 있구나 나만 없네.... [1] 겨갤러(106.101) 08:07 15 0
5488775 쟤 헌명은 확실하게 패던 삐뚤이가 그립구나 ㅇㅇ(221.152) 03:25 20 0
5488774 쏘쏘야 쥬디홉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2 28 0
5488773 뭔 ㅅㅂ 쥬디홉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9 25 0
5488772 에루시ㅋㅋㅋㅋㅋㅋ [1]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18 2
5488771 던전밥시 [1] ㅇㅇ(221.152) 00:22 25 1
5488770 엘시이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19 2
5488769 보던 미드가 끝났어 [2]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5 29 0
5488768 프붕이 너무 힘든 한주였다 [10] Frozen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61 0
5488767 이겼삼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6]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32 0
5488766 역시 엘갤롬들 고여서 쉽게 속아주지 않는군 [7] ㅇㅇ(222.107) 04.26 76 0
5488765 코구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천연효모식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7 0
5488764 와 진짜 성남 좆목팸들 ㅌㅈㅅㅂ [3] ㅇㅇ(221.152) 04.26 57 0
5488763 던전밥 재밌네요 [7] ㅇㅇ(221.152) 04.26 47 0
5488762 안-시 [1] ㅇㅇ(118.235) 04.26 23 0
5488761 앙시이이이이 [2]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3 2
5488760 바깥 온도 30도 실화냐! [2] ㅇㅇ(118.235) 04.26 27 0
5488759 프린이집 두시간 일찍 땡땡이 치고 나왔음 [1] ㅇㅇ(118.235) 04.26 23 0
5488758 쥬디야 니가 보자해놓고 시발 잠수를 타면 어떡하냐 [4] ㅇㅇ(106.101) 04.26 85 2
5488757 오랜만이네요 [3] ho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32 0
5488756 정령님의 시간 엘시 [2]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9 1
5488755 안녕하세요? 겨울왕국을 감명깊게 보고 입문한 뉴비입니다 [3] ㅇㅇ(222.107) 04.26 122 1
5488754 지금 자도 네시간 뒤 일어나야 하는데 [2] ㅇㅇ(118.235) 04.26 46 0
5488753 로또 1등 나도 당첨 [3] ㅇㅇ(221.152) 04.26 57 0
5488752 엘-시 ㅇㅇ(183.107) 04.26 23 0
5488751 엘-시 ㅇㅇ(183.107) 04.26 20 0
5488750 복권은 정해져있지 ㅇㅇ(223.38) 04.26 24 0
5488749 게임에도 나오는 횬다이 킹반떼 국뽕 뒤진다에~~~ Froz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7 0
5488748 이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연효모식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0 0
5488747 졌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3 0
5488746 PONY XL 간단평 ㅇㅇ(14.32) 04.25 47 0
5488745 안녕하세요? 겨울왕국을 감명깊게 보고 입문한 뉴비입니다 [2] ㅇㅇ(14.32) 04.25 92 0
5488744 통구이 멸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32 0
5488743 개방적인 사고가 은근 중요한듯 프로프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6 0
5488742 킹도영 리그최초 월간 10-10달성 ㅋㅋㅋㅋㅋㅋㅋㅋ [2] 천연효모식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31 0
5488741 저녁 해장 ㅇㅇ(118.235) 04.25 27 0
5488740 코구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연효모식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1 0
5488739 메랜 루디 나왔나보네 [2] Frozen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39 0
5488738 코구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4 0
5488737 고도로 발달한 분탕은 어쩌고저쩌고 [3] ㅇㅇ(222.107) 04.25 86 0
5488736 안-시 안-시 안-시 ㅇㅇ(118.235) 04.25 17 0
5488735 안시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5 1
5488734 안-시 ㅇㅇ(118.235) 04.25 21 0
5488733 예쁜 누님이 말 걸어 순간 설랬는데 ㅇㅇ(118.235) 04.25 32 0
5488732 토비 스파는 진짜 전설이다.. [7] ㅇㅇ(221.152) 04.25 57 1
5488731 요즘 라디오헤드에 빠진듯 [6] 안나여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69 0
5488730 엘-시 엘-시 ㅇㅇ(118.235) 04.25 22 0
5488729 범도4 오프닝 82만 ㄷㄷ [2] Frozen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5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