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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델 유적-2

딪딪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3.19 00: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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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 박사는 마가리타에게 그렇게 한참을 떠들었고, 마가리타는 전혀 공감 할 수 없었다. 

아무리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마법이라니? 푸웁...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솔직히 교수에 대해서 살짝 의심이 들기 시작한 마가리타였다. 마가리타는 속으로 교수님이 뭘 잘못드신게 아닌가? 하고 생각도 해 보고, 이러면 안 되지만 사이비아니야?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박사는 애리조나 대학교의 전임교수, 충분히 경력도 있고 신뢰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마음 속으로는 박사를 의심하던 마가리타였지만, 한 번만 더 박사를 믿어보기로 했다.




"우와.... 여기가 궁전인가 본데요?"




도심지와 연결된 짧은 다리를 건너자 17세기 유럽양식의 웅장한 성이 그들의 앞에 우뚝 서있었다. 

옛 유럽의 그림과 문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성의 모습이었다. 코리는 마가리타를 잠시 바라보더니 씨익 웃는다. 이런 것 처음보냐고 묻자 마가리타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박사는 앞으로 많이 보게될 것이라며 하곤 성문을 힘차게 잡아당긴다. 하지만 성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러자 박사는 밧줄과 아이스 바일을 꺼낸다. 




"얼음 탈 줄 알아?"


"아니요... 설마, 올라가시려구요?"


"으이구, 이런 것도 못하면서 어떻게 고고학자가 되려고 그래? 이번 기회에 배워"




박사는 이렇게 말하곤 자신의 몸과 마가리타의 몸에 밧줄을 묶는다. 그리고는 바일을 건네며 잘 따라오라고 말 하고는 먼저 올라가버린다. 마가리타는 발만 동동구르고 어쩔 줄 몰라하지만, 코리 박사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한다.




"너랑 나랑 묶여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어어! 잠시만 기다려!"



마가리타가 어느 정도 올라오자 코리는 전광석화로 성벽 위로 올라가버린다. 

그리고는 성벽 위에 올라서자, 마가리타에게 올라오라고 소리친다. 

끙차 끙차 하는소리가 폐허에 울려퍼진다. 

코가 떨어질 것 같은 추위지만, 성벽을 오르느라 이미 그런 것은 안중에 없다. 

그 때, 촤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마가리타는 발을 헛디뎌 바일을 놓친다.

 으아악 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마가리타가 성벽 아래로 떨어지지만, 다행히 박사의 몸에 묶여있었던지라 얼음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대신 박사가 미끄러지면서 성벽에 쿵 하며 부딪혔다.





"아...아유... 아파라... 마가리타! 괜찮아! 내가 잡았어"


"박사님.... 저 그냥 학위 안딸래요"




마가리타의 원망섞인 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박사는 푸하하하 웃으며 마가리타를 끌어올린다.




"어디 안 다쳤어?"


"네... 박사님은요?"


"너 때문에 기절할 뻔했어"




박사는 옷을 툭툭 털며 성벽을 따라 걷는다.

그러다가 성벽 아래로 연결된 눈길이 보이자, 박사는 마가리타에 타고 내려가자고 하며 멋대로 달려간다.

 마가리타는 또 박사님이 무슨일을 하시려나 하고 뒤쫒아가는데, 박사는 그냥 우워어 하면서 눈길을 따라 굴어 떨어진다. 마가리타가 놀라서 괜찮냐고 묻자 정말 재밌다고 하며 빨리 내려오라는 박사님을 보고 다시는 박사의 랩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겠다고 마음먹는다. 

마가리타는 그렇게 몸을 막 쓰기는 싫었는지, 바일을 퍽 퍽 박으며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박사는 겨우겨우 힘들게 내려온 마가리타에게 숨 돌릴 틈은 커녕 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자면서 성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마가리타는 한숨을 쉬며 쫒아간다.

박사는 가슴팍에 매달린 라이트를 키고는 창문을 깨서 성 안으로 들어간다. 칠흑같이 어둡고 조용하다.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불안한 정적, 그들에게 들리는 것은 빙하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소리 뿐이었다. 

마가리타는 이런 탐험이 처음이었기에 잔뜩 검을 먹고는 박사 뒤에 매미처럼 찰싹 달라붙는다.




"무섭니?"

"...."


"걱정하지마, 난 인도에서 인신매매범들한테 잡혔을때도 살아서 나온 사람이야. 나만 믿어..... 으아아악!"


"으아아아악!"




박사가 소리를 지르자 마가리타는 기겁을 하며 나자빠진다. 

그리고는 펑펑 울면서 도망가버린다. 

코리 박사는 장난으로 한 것이었지만, 마가리타가 사라져버리자 당황하며 큰일났네, 그 덜렁이 혼자 두면 안되는데 하곤 라이터로 성 안에 놓인 촛불들을 켜며 성 안을 뒤지기 시작한다. 

마가리타! 마가리타! 하며 열심히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 

성 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이렇게 크게 부르면 들릴 법도 한데 대답이 없다. 

박사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괜히 장난쳤나 하며 열심히 성 안을 둘러다 보고 있던 박사는 본능적으로 스산한 기운을 느끼고 홱 돌아보고 복도 끝에 있는 커다란 문을 발견한다.

 성의 다른 곳과는 다르게 그 문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박사는 불길한 기운을 느꼈지만 애써 침을 꾹 삼키고 문으로 다가간다. 그리고는 손도끼를 꺼내서 얼음 깨기 시작한다. 이미 마가리타는 안중에도 없다...








"끼이이익"




180년이 지난지라 경첩은 낡을대로 낡아있어 잘 열리지도 않는 문을 거의 부숴버리듯이 열어제끼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너무나도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박사는 본능적으로 이곳이 알현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하나 둘씩 촛불에 불을 붙이며 라이트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문득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있다는 느낌이 들어 도끼를 들고 홱 돌아서며 마가리타? 너니? 하고 불러보지만 대답이없다. 뭐지 그냥 느낌 탓인가 하며 고개를 돌린 박사는 갑자기 나타난 사람의 형체를 보고 기겁을 한다. 

하지만 이내 박사의 공포는 호기심으로 바뀐다. 

박사는 처음에 사람이 앉아있는 줄 알았지만, 너무나도 얼음이 맑고 깨끗해서 착각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너무 어두운 나머지 처음 알현실에 들어올 때는 보지 못했는데, 

얼음 안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눈을 감고 왕좌에 앉아있었다. 

여자인 박사마저도 그 기품있고 우아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잠시동안 말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넋 놓고 바라보기만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미이라? 미이라라기엔 보존 상태가 너무나 좋아.. 얼음 안에 갇혀서 산소와 접촉 하지 않아서 그런건가? 그러고보니 이 얼음 도대체 뭔데 이렇게 맑은거지?

그리고 박사는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것을 느껴서 손목의 적외선 카메라를 펼쳐 살펴본다.

박사는 카메라를 펼쳐 얼음을 들여다 보고 또 다시 한 번 놀란다. 

하나는 자신이 서 있는 이 곳의 기온이 영하 70도인 것이고, 얼음 안의 여성에게서 미약한 온도가 감지된다는 것. 

박사는 설마 여자가 살아있는건가 싶어서 얼음을 두드리지만 반응이 없고,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길이 없어 그저 가만히 서있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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