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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발키리 9

묵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23 13:20:54
조회 3679 추천 42 댓글 23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t70bB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뭐가 좋을까요 선생님?"


"뭐 말입니까?"


"생일 선물이요! 어..그러니까 장갑은 이미 선물했었고 그 전에는 계속 먹을것만 선물로 줬었는데 이번엔 언니에게 뭘 선물로 줘야할지 모르겠어요.

 좀 특별한걸 주고 싶은데.."


어딘가 정신을 놔두고 온 것처럼 멍한 눈빛으로 검을 휘두르는것을 보다못한 바넬로피가 말을 걸자마자 안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고민을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엘사의 생일이 한 달 남짓 밖에 안 남은 것을 어제가 되서야 알아차린 안나는 언니에게 줄 선물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속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생일 선물이라는 개념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17살 때까지 안나가 최고로 치는 선물은 먹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니가 좋아하는 초콜렛만 주구장창 생일 선물로 주곤 했었다. 초콜렛 케이크, 초콜렛 이단 케이크, 초콜렛 삼단 케이크, 특대형 에그몽 등등, 그러다가 큰맘 먹고 언니가 즉위 하는 해의 생일 선물로 서툰 솜씨로 만든 장갑을 선물했었는데, 그 차분하고 언제나 우아하던 언니가 볼까지 붉게 물들이며 기뻐하는 모습을 목격한 이후로 안나의 생일 선물에 대한 가치관은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문제는 17년 동안 초콜렛만 선물해왔기 때문에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양손으로 볼을 누르며 발을 동동 구르는 안나를 쳐다보던 바넬로피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왕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뭘까요?"


"언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곰곰이 생각하던 안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손을 마주잡고 몸을 베베꼬았다. 


"저 아닐까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 안나는 자신이 말하고도 민망했는지 바넬로피를 슬쩍 쳐다보곤 꺄 거리며 눈을 가렸다.

그런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바넬로피는 안나가 눈을 가렸던 손을 치우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정을 싹 바꾸며 활짝 웃었다.


"그럼 공주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요?"


"언니죠!! ..아 선생님도 물론 소중해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한 안나는 바넬로피의 눈치를 보며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 


"그럼 간단하네요. 가장 소중한 사람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선물한다. 그게 선물의 기본 아닐까요?"


"네?! 그럼 저를 선물로 하란 말씀이세요?!"


이제 목까지 붉게 물든 안나는 머리에서 수증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깜짝 놀라 대답했다.


"아니, 그건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매우 많은 문제가, 일단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문제고, 사실 나는 괜찮은데.. 나 뭐래니?!"


"제가 이상한 책 좀 그만 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 그뜻이 아니었나요..?"


"검술대회입니다. 검술대회."


"검술대회요?"


"그렇습니다. 이번 여왕님의 탄신일 특별 이벤트로 검술대회가 열리는거 모르십니까?"


"그런걸 해요?"


"그렇습니다. 군부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이번에 검술 대회가 열립니다. 거기서 공주님이 신분을 숨기고 몰래 출전해서 우승을 딱

 하시는 겁니다. 승리를 선물로 드리는거죠. 그럼 여왕님이 엄청 감동하지 않으실까요?"


"그치만.. 일반인들 대상으로 하는거고, 저는 이제 검술 배운지 2개월 밖에 안되는 초보인데 우승이라뇨.."


"검술대회의 상품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뭔데요?"


"3등 10만 아렌 및 근위대 채용

 2등 30만 아렌 및 근위대 채용

 1등 50만 아렌 및 근위대 채용, 거기다 여왕님과의 하루 데이트."


"뭐.라.고.요?"


순간 숙련된 검객인 바넬로피조차 움찔한 정도의 살기가 안나에게서 뿜어져나왔다. 피부를 따끔따끔하게 하는 안나의 살기에 바넬로피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계획대로다.


"생판 모르는 외간남자가 여왕님의 키스를 받고 그 사람과 여왕님이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하신다는겁니다."


"그건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야.."


"혹시 아나요? 그러다가 여왕님이 우승자와 사랑.."


"안돼!!!!!!!!!!!!!!!!!!!!!!!!!!!!!!!!!!!!!!!!"


찢어지는 비명을 지른 안나가 살기어린 눈빛으로 바넬로피에게 다가왔다. 후욱거리며 거친숨을 몰아쉰 안나는 바넬로피의 어깨에 손을 짚으며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게 날 단련시켜줘요. 선생님."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만.."


"상금 다 드릴께요."


"일어나세요 용사여."


"부탁드립니다."


그 어느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검을 고쳐잡는 안나에게 검을 겨누며 바넬로피는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


"검술 대회라, 괜찮은 생각이군요. 마땅한 이벤트가 생각나지 않아 골머리를 앓던 중이었는데."


"훌륭한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근위대에 채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군요."


"그런데 일반인들 대상이라..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까요?"


"50만 아렌이나 되는 상금에 근위대 채용인데 사람들이 마다하겠습니까?"


"그렇긴 합니다만 검술을 배울 정도면 웬만큼 잘 사는 가문일 확률이 큰데 대회나가서 망신을 당할까봐 신청을 꺼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저마다 한 마디씩 내뱉는 대신들 사이로 바넬로피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바넬로피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에게 목례를 하며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안나 공주님의 검술 선생을 맡고 있는 바넬로피라고 합니다."


"아.. 그 소드 마스터인.. 묘안이라도 있으십니까?"


"참가 문제는 익명으로도 참가 할 수 있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상품은.. 우리에겐 누구나 탐낼만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무엇이죠?"


"바로 여왕님입니다."


안나와의 저녁 식사를 마치고 회의에 참석한 엘사는 뜬금없이 자신을 지목하는 바넬로피의 목소리에 이마를 문지르던 손을 떼고 주변을 둘러봤다.

대신들의 눈빛은 금광을 발견한 광부같이, 물고기 떼를 발견한 어부같이, 사냥감을 발견한 사냥꾼같이, 엘사를 발견한 안나같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엘사는 초로의 늙은이들이 마치 소년처럼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자신을 쳐다보자 당혹스러운 얼굴로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저요?"


"그렇습니다. 여왕님과의 데이트를 우승 상품으로 삼는것입니다."


"오오.. 그런 방법이.."


"하긴 여왕님의 미모면.."


"신청자가 폭발하겠군요."


"바다 건너에서도 올지도 모릅니다. 통역관을 준비해야겠어요."


신이 난 대신들이 또 웅성거리며 저마다 말을 내뱉기 시작하자 회의실은 시장바닥처럼 시끄러워졌다. 엘사는 얼굴을 붉히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아니, 전 아직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우승자와 데이트라니요?


"아렌델을 위해서입니다 폐하."


"그렇습니다 폐하.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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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래도 외간 남자와 데이트라니요. 전 그런거 못해요."


"그냥 티타임이나 가지시고 왕성이나 산책하시는겁니다. 전혀 부담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아렌델을 위해서입니다 폐하."


부담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목소리로 엘사에게 청원하는 대신들을 바라보며 근위대장 고든은 혀를 내둘렀다. 옆에 앉은 이 꼬맹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바넬로피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고든은 속삭였다.


"야 임마. 너 무슨 속셈이야?"


"두고 보면 알게 될거야."


흐흐거리며 웃는 바넬로피에게서 또 한번 섬뜩함을 느낀 고든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마찬가지의 표정을 짓고 있는 여왕님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여왕님이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안쓰럽게 보였다.



--


"엘사 여왕의 탄신일 기념으로 검술대회를 개최한다더군요."


"그렇군요."


"관심없으십니까? 구경이라도 가보시는게.."


"관심없어요.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


--


"검술 대회를 개최한다고. 야?!"


"그렇다네요."


"크리스토프 자네는 참가할 생각 없는가? 몸뚱아리는 쓸만하잖는가. 야?"


"안나 요즘 검술 배워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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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보자, 당근이랑 밧줄이랑 랜턴이랑..루테피스크는 빼고요. 합해서 얼마죠?"


"다 합해서 40아렌입니다. 야?!"


"아 좀 싸게 해줘요."


"정찰제입니다 손님."


"아 정말.."


투덜거리며 돈을 꺼내는 크리스토프에게서 돈을 낚아챈 오큰은 문을 나서는 크리스토프에게 손을 흔들며 생각했다.

총상금 100만 아렌의 검술 대회라. 부서진 가게를 다시 짓느라 안그래도 적자 상태인데 상금을 거머쥘 수 있다면?

아니 하다못해 선크림 홍보만 할 수 있어도 수지남는 장사였다. 셈을 끝낸 오큰은 두꺼운 손가락을 뚜둑거리며 활짝 웃었다.

오랜만에 실력 발휘를 할 기회가 온 것이다.


---

천하제일 무술대회를 개최합니다.


한스나이트 전편 외 팬픽 링크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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