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가라앉은 자신감을 붙잡고, 카리나는 머뭇거리며 손을 지휘관의 바짓단으로 옮겼다. 그녀의 마음가짐을 알아챈 덕인지, 지휘관의 고간에도 옅은 흥분이 어린다. 위를 덮어내는 잠깐의 터치인데도 넉넉하던 바지춤은 점점 여유를 좁혀내고, 곧 카리나의 손길에 느껴질 정도로 단단하게 부풀었다.

빠르게 발기하는 바지춤에 놀라며 카리나는 힐끔, 내려다보는 지휘관의 얼굴을 살핀다. 업무 중에 보여주던 눈매와는 다른 느낌. 사무와는 다른, 사람으로서의 지휘관을 엿보는 기분. 그녀는 조금 부끄러워 슬쩍 시선을 피한다.

"저는... 제대의 인형들보다 그렇게 예쁘진 않으니까... 헤헤..."

쑥쓰러워 하면서도 손짓은 딱딱한 윤곽을 따라 위, 아래로 스르르 흐른다. 위쪽은 귀두인 탓인지 조금 말랑말랑하다. 카리나는 옅지만 또렷한 감각에 얼굴을 붉혔다. 무언가 말해야 할까 싶은 압박감이 고운 금발에 스미고, 그녀는 머뭇거리지만, 빠른 어조로 입술을 연다.

"아! 아, 아까 제대로 닦지 않으셨죠..."

그녀는 급히 지휘관의 버클에 손을 대고, 전부 조이지 못한 잠금을 풀어낸다.

"... 벗길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