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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엔 역시 준근이바가 ㅂㄱㅅㄷ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1.36) 2017.10.03 21:36:26
조회 1526 추천 24 댓글 7

올해 추석 준근이바네의 모습은 평소와는 달랐어. 하나는 식탁이 풍성해졌어. 준근씨네 본가 근처에 양계장이 있었는데 그 주인이 이번 달걀 파동으로 큰 손해를 봐서 아예 그냥 양계장을 그만하기로 했다는 것 같아. 그래서 남은 달걀들을 모두 동네 사람들한테 공짜로 줘서 처분해버렸고. 그래서 준근씨네 부모님이 수확한 농작물들과 함께 달걀도 보내주신거지. 평소엔 구경도 쉽지 않은 달걀들을 보고 기근이는 함성을 내질렀어. 두번째는 이바이이씨가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해졌다는 거야. 오랜만에 들어온 스턴트 일을 하던 와중에 그만 다리가 부러져버리고 말았지. 팍팍한 살림에 스턴트 일이 없을때에는 아무 일이라도 닥치는대로 해야만 했어. 몸을 관리할 여유따윈 없었지. 때문에 갑작스러운 스턴트 일이 몸엔 너무 큰 부담이었던 거야. 관계자들이 모두 이바이씨의 사정을 알고 있는지라 이바이씨를 나무라거나 하지는 않았어. 고맙게도 사과 한상자와 선물세트 따위를 받았지. 이바이씨는 감사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어.

이바이씨의 거동이 불편해졌으니 집안 살림은 준근씨가 맡게 되었어. 추석 음식 마련도 준근씨의 일이되었지. 명절에 빠지면 섭섭한 꼬치전과 본가에서 받아온 고구마를 튀기고 파전도 만들고 참치통조림에 야채를 다져 넣어서 부치기로 했어. 살림 초보주제에 욕심만 많은 준근씨야.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는 이바이씨를 나오지 못하게 하고 준근씨는 기근이와 함께 어설프게 요리를 시작했어. 사온 햄과 단무지와 맛살을 자르고 고향에서 가져온 쪽파도 준비했어. 햄을 너무 굵게 잘라 모양이 이상하긴 했지만 기근이도 재밌게 꼬치에 꽂았지. 남은 쪽파는 잘게 잘라 참치와 섞어 참치전으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준근씨의 칼질이 어설퍼서 파가 짓이겨지는 모양새였어. 어쨌든 그렇게 열심히 준비를 하고 이제 부쳐야겠지. 노란빛이 곱게 달걀을 풀고 거기에 담궜다 빼서 굽는거야. 달력을 찢어 넓은 쟁반에 깔아도 놨어. 매우 순조로웠지. 그러다 문득 준근씨는 가스렌지 위에 뚝뚝 떨어져 불꽃의 열기에 익어버린 달걀물을 보게 됐어. 그래서 휴지를 가져와 그걸로 문질렀어. 치우면서 할까? 그런 생각이었지. 그런데 휴지를 너무 많이 뜯어 불 옆에 가까이 가져간지라 그만 휴지에 불이 붙고 만거야. 놀란 준근씨는 앞뒤 생각 없이 가스렌지에 물을 뿌렸고 물방울이 전을 부치고 있던 후라이팬으로까지 튀어버렸어. 불꽃이 쏘아 올려지듯 기름방울이 튀어올라 일제히 사방으로 흩어졌지. 그건 매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 "아악!!!" 갓 꺼내진 전 좀 받아먹겠다고 가스렌지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근이를 준근씨가 지키지 못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기근아!!" 아이와 남편의 비명소리에 이바이씨가 화들짝 놀라 방문을 열고 다리를 절뚝이며 달려왔어. 오래 불을 사용하던 중이라 부엌안은 열기로 가득 차 있었지만 준근씨와 이바이씨의 얼굴은 창백하기만 했어.

다행스럽게도 기근이는 크게 다치지 않았어. 병원에서 돌아오며 준근씨는 잠든 기근이를 업었어. 옆에서 다리를 절며 힘겹게 따라오는 이바이씨를 보곤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쓸데없이 더 돈나갈 일 만들지 말라는 이바이씨의 차가운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어. 가벼운 화상으로 끝난 기근이는 하지만 눈꺼풀위에도 살짝 화상을 입어서 한쪽눈에 안대를 차야했어. 자칫 위험할 뻔 했다는 말에 준근씨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 오래도록 걷다가 중간에 기근이가 잠에서 깨어나서 셋이서 손을 잡고 같이 걸었어. 부모의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기근이는 안대가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나 멋있어?" 하고 되물어왔어. "그래 멋있어." 하고 웃어주자 굉장히 뿌듯한 표정을 지어. 밝은 기근이의 모습에 준근씨는 마음이 풀어졌지만 이바이씨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어. "그러니까 왜 할 줄도 모르는 요리를 한다고 하고 그래요. 다신 하지 말아요." 이바이씨를 위해서 그런건데. 준근씨는 섭섭하게 생각하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그날 저녁 식탁에는 준근씨가 만든 전 몇가지가 올라왔어. 신나게 집어먹는 기근을 바라보며 준근이바 부부는 조용히 미소지었어. 하지만 기근의 팔 여기저기에 붉게 부어오른 화상자국이 가슴이 아팠어. 밥은 쳐다도 안보고 기근이만 바라보며 조용히 한숨을 삼키는 이바이씨를 바라보다 준근씨가 손을 뻗어 하나 남은 전을 이바이씨의 밥그릇 위에 올려놓았어. "이바이씨도 먹어요." 내가 모처럼 만든건데. 하는 말은 속으로 삼켰어. 그러나 이바이씨는 아쉬운 눈치인 기근이에게 그걸 건네줬어. "난 됐어요. 기근이나 먹개 해요." 섭섭한 마음에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져서 준근씨는 넘어가지 않는 밥에 괜히 밥그릇 속의 밥만 수저로 꾹꾹 눌러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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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날일없는 준군이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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