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옛말, 정말 틀린 말 아니에요”

롯데의 우완 사이드암 오현택(33)이 역경을 딛고 2018시즌부터 팀의 필승조에 합류해 비상 중이다. 포기를 모른 채 간절함으로 무장한 어깨가 끝내 빛을 발했다.

지난 시즌 견고함을 자랑했던 롯데 불펜은 올 시즌에도 여전히 강력하다. 비록 지난해 역전의 용사들인 박진형, 조정훈 등은 현재 1군에 없지만, 대신 다른 선수들이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필승조의 재편 속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오현택이다.

올 시즌 9일까지 16경기에 출전해 1승 무패 6홀드, 2.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데, 기간을 5월로 한정한다면 더욱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 중이다. 5월 4경기(3⅔이닝)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필승조에서 활약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롯데 관계자는 물론 조원우 롯데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 오현택의 필승조 진입은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사실상 떠밀리듯 두산을 떠나야 했던 선수였다. 게다가 팔꿈치 통증과 수술로 2016년 5월 이후 거의 2시즌 간 1군 무대에 나서지 못했기에 기량에도 물음표가 많았다.

주변의 시선에 서운해할 법도 한데, 오히려 오현택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는데,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는지 끝내 기회를 잡을 수 있어 감사하고 다행스럽다”며 재기의 기회를 받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필승조에 진입했음에도 부담은 없다. 과거 두산 시절에도 필승조를 경험했던 것도 도움이 됐지만, 그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오현택은 “전력을 다해도 통증이 없어 행복하다. ‘여기서 더 잘해야지’라고 욕심을 내면 오히려 투구 메커니즘도 무너지고, 잡생각도 많아진다”며 웃어 보였다. 등판의 즐거움이 부담감마저 억누르는 셈이다.

심지어 시즌 기록도 모른 채 등판을 이어가는 중이다. 오현택은 “항상 경기 후 영상 분석은 빼놓지 않지만, 기록은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5월 무실점도 최근들어 알았다. 통증 없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만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무실점 기록도 언젠가는 깨질 것이란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기록 확인은 잠시 접어둘 생각이다.

“20이닝 무실점 기록도 세워봤는데, 정말 중요한 건 실점 이후의 마음가짐이죠. 다시 시작하겠다는 자세로 좋았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5월에만 야구하는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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