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주 노래랑 연관된 책 굳이 찾아 읽어보는 갤창들에게만 해당되는 글임


오이디푸스 가사를 보면 오이디푸스 신화를 굉장히 디테일하게 담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어린 소년, 부은 다리, 버린 눈, 답을 아는 등의 문구가 그냥 추상적 문구가 아니라 신화 줄거리랑 연결됨)


정작 노래의 메시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게 됨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랑 결혼한 후에 지 눈을 찔러버린 이야기에서 운명에 대한 저항이나 "그래도 다 모르는 저 길 어디 견디어낸 아침이 기다릴까" 같은 주제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음


오이디푸스 신화만 보고 이 노래를 들으면

운명에 대한 저항이라는 주제는 신화에서 모티브만 차용하고 하현우가 상상해서 재해석한 주제를 덧붙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듬


근데 소포클레스 비극에서 "오이디푸스 왕"의 후속작(?)인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를 읽고나면 하현우가 신화가 아니라 이 작품을 읽고 오이디푸스를 작곡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됨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를 보면 장님이 되고 왕좌에서 물러난 오이디푸스의 후일담이 나오는데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존나게 길 위를 떠도는 모습이 나옴(길 위를 걷는 것 같은 박자와도 잘 맞아떨어짐)

근데 "오이디푸스 왕"에서 자기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신감에 차서 떠돌던 젊은시절과 달리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는 늙고 눈도 안 보이지만 자신의 운명을 알고 능동적인 모습의 여정이 그려지는데 병들고 지치고 자기를 이용하려는 인간이 겁나 많이 나오지만 신들의 가호로 역경을 이겨내면서 마침내 신들의 세계로 들어감(=숭고하게 죽음)

존나 장황해졌는데 세줄 요약하면
1. 관심있으면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 읽어봐
2. 이타카에서 오이디 소취
3. 오이디는 갓띵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