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49), 장종훈(46)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에서 연습생 신화를 이룬 대표적인 선수였다. 2012시즌 후반 한대화 전 감독이 사퇴한 뒤 한화 감독 대행을 맡았던 그는 2013시즌 김응용 감독 체제가 들어서자 메이저리그 LA다저스로 연수를 떠났다. 메이저리그 루키리그, 싱글 A 그리고 트리플 A를 거치며 한 시즌 동안 코치 연수를 받고 돌아왔다. 올해 초 한화는 그에게 '단장 특별보좌'라는 직책을 맡겼다. 메이저리그에는 보편화됐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첫 케이스다.
한용덕 단장 특보를 만나 다저스 연수 경험과 과거 그가 걸어온 연습생 신화 그리고 한화 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9화에 걸쳐 게재)
- 다저스 연수는 언제 떠났나.
"원래는 2월부터 다저스 스프링캠프 시작에 맞춰 가려고 했다. 하지만 WBC에 참가하면서 3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조금 늦게 간 것이다"
- 스프링캠프에 뒤늦게 합류한 것인가.
"다저스 캠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다. 메이저리그부터 루키, 재활팀까지 다 모여 있다. 거기서 2달 정도 루키군하고 움직였다. 2달 후에는 싱글 A로가서 두 달 정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트리플(앨버커키)에서 2달 있었다."
- 한 시즌 동안 여러 팀을 돈 것은 특이하다.
" 특별한 경험이었다. 게다가ㅣ전에 트리플 A 팀에서 연수받은 것은 한국 코치 중에는 없다고 들었다. 루키에서 부터 트리플 A 까지 두루 경험해 좋았다. 그게 현진이 덕을 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 하루 일과가 어떤 식이었나.
" 스프링캠프지인 피닉스는 무척 덥더라. 루키팀은 조금 선선한 아침부터 훈련을 했다. 아침 8시반이면 어얼리 워크가 시작됐다. 그래서 나는 새벽 6시 조금 넘으면 집에서 출발했다.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차로 10분 정도 거리였다. 아침부터 코칭스태프가 다 모여 전체 미팅을 한다. 그런데 한국이랑 다르더라."
- 어떤 점이 달랐나.
"캠프에서 매일매일 코칭스태프 전체 미팅을 하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오직 감독, 코치들만 모이는 미팅이다. 미국은 그라운드 관리인까지 캠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미팅을 하더라. 선수들 인원이 많다 보니 훈련이 4~5개면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훈련 스케줄에 따라 미리미리 준비시키고, 시간을 잘 쪼개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직이 체계적으로 움직이더라."
- 훈련은 어떤 식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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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는 루키팀을 따라다녔다. 주로 경기 위주로 훈련을 했다. 아침에 훈련을 짧게 하고 경기를 한다. 루키도 완전 신인들은 따로 모아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렇게 두 팀으로 나눠서 다른 구단의 루키팀과 경기를 했다. 그렇게 연습 경기를 마치고, 오후 3~4시면 하루 일정이 다 끝나더라."
- 그 시간부터는 개인 시간을 보낸 것인가.
"오후 4시 정도면 정리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편이었다. 뭐 아는 사람도 없고, 가끔 쇼핑센터 구경하기도 하고 좀 외로움을 타기도 했다."
- 혼자서 영어의 벽은 힘들지 않았나.
"한화와 다저스 구단에서 배려를 해주었다. 한화에서 통역을 붙여줬다. 보통 연수를 가면 코치는 통역 없이 혼자 가는 편이다. 언어의 벽으로 내부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세세하게 알지 못하는데, 통역이 있어서 코칭 스태프 미팅 때도 일일이 통역해줬다. 다저스에서 통역까지 허락해줘 편했다.
메인 코치가 스케줄을 얘기하고, 각 코치들에게 지시 하는것을 통역을 통해서 듣고 하면서, 미국 야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만약 언어 소통이 원활하게 안됐더라면, 그들의 훈련 방식이나 대화, 행동을 보고 내 나름대로 판단했을 것이다. 보는 시야가 좁았을 것이다."
- 숙소 생활은 어땠나.
"피닉스에서는 아파트 같은 곳을 임대했다. 싱글A 와서는 가까운 도시는 당일치기로 갔다오고. 거리가 먼 곳은 자고 오고해서 호텔에서 생활했다. 호텔이 그렇게 호사스런 것은 아니고, 간단하게 아침 정도 나오는 수준이었다."
- 싱글 A는 어디 있는 팀이었나.
"캘리포니아주의 LA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렌초쿠카망가라는 도시였다. 루키에 있을 때는 피닉스 지역내에서만 움직였다. 그곳에 스프링캠프지를 둔 메이저리그 팀 산하의 루키팀과 돌아가며 낮 경기를 했다. 싱글 A는 다른 도시로 이동해서 경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구단 운영을 하면서 수익을 내야 하니깐 관중을 위해서 저녁에 야간 경기를 하더라. 관중들이 금요일과 주말에는 몇 천명씩 오는 편이었다. 싱글 A인데, 야구 자체를 즐기는 미국인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 싱글 A도 팬들이 많이 찾는 환경이 부럽다.
" 싱글 A 선수들에게도, 관중들이 경기 끝나고 기다렸다 사인을 받아가고 한다. 메이저리거가 부상으로 잠시 컨디션 조절하러 와서 경기를 출장하기도 했다. 헨리 라미레즈가 재활 마지막 단계에서 와서 몇 경기 뛰는 것을 봤다. 유명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내려오면 지역에 미리 홍보해서 관중을 유도하고 수익 창출에 활용하더라.
그런데 싱글 A라 선수들 환경은 좋은 것은 아니더라. 원정을 가면 선수단 전체가 버스 1대로 움직이다 트레이너 등 모두 다 탄다. 우리 2군 버스보다도 못 한 것 같더라. 이동거리가 제일 먼 곳은 6시간. 선수들 체경이 우리보다 좋은데도, 좌석은 우리 2군 버스보다 더 좁은것 같더라."
- 트리플 A로 올라가면 조금 낫지 않나.
"트리플A는 엘버커키였다. 원정은 버스가 아닌 비행기로 이동했다. 그런데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무조건 아침 첫 비행기를 타더라. 그리고 직항이 아니라 중간에 갈아탄다. 따라서 원정을 가면 무조건 새벽에 움직여야 한다. 그런 어려움이 있더라. 숙소인 호텔에서 새벽 4시에 나와서, 짐 챙겨서 새벽 5~6시에 비행기를 탔다. 중간에 갈아타고 해서 원정지에 도착해 야간경기를 하는 거다. 그러다 보니 이동거리가 멀고 르ㅓ면, 원정에 가서는 훈련도 별로 안하고 쉬었다가 바로 경기를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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