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젊은 투수 이야기를 해보자. 유창식이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데뷔했는데 3년차까지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2012년 감독대행 때 한번 혼내킨 적이 있다. 5회를 넘겨서 승리 요건을 채웠는데, 투구수가 많지 않은데도 '더 던지기 힘들다'고 투수코치를 통해 얘기가 들려왔다. 교체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더 던져라. 자기가 류현진이야' 라고 혼냈다. 멘탈 부분에서 뭐라고 한 것이었다."

-혹자는 유창식의 슬라이더가 고교생에게는 통했는데, 프로에선 안 된다는 말을 하더라. 고교 떄 제구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더라.

"재능은 있는 선수라고 본다. 어린 나이에 과정을 겪고, 노력도 많이 하고, 구종 개발도 하려고 하는데. 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4년차가 되니깐, 올해 정도는 멘탈 부분도 달라졌을 거라 본다. 올해는 조금 다를 것으로 본다."

-유창식이 LG전에는 잘던졌다. 특정팀에는 잘 던지는 비결이 있는 걸까. LG좌타자들이 유창식의 슬라이더에는 약한 건가.

"첫 해 LG 상대로 잘 던져서, 내가 감독 대행으로 있을 때도 LG전 표적 선발로 내보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기술은 갖고 있다. 멘탈이 무너져서 약해보인다. 선수들마다 징크스가 있지 않나. 나도 선수 떄 그랬다. 부산 사직에만 가면 야구가 안 되더라. 내가 프로 통산 120승을 했는데, 사직구장에서만 승리가 없다. 사직구장에서 잘 던진 적도 있는데, 이상한 바가지 안타 등도 많이 맞고 승리와는 인연이 없더라. 그게 희안하게 대전 롯데전에서는 승리를 많이 하기도 했다.

유창식의 볼은 좋다. 서클 체인지업도 던지고 있다. 그런데 제구가 왔다갔다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기술보다는 멘탈에서 흔들려서 그런거 같다. LG 좌타자가 많아서 유창식에 약한 것은 아닐 것이다. 유창식이 선발로 나가면 LG는 오른속 타자로 내세운다. 삼성도 좌타자가 많은데, 유창식이 삼성에는 안된다. 야구가 멘탈 경기가 아닌가. 어느 정도 실력만 갖고 있느면 그 선수가 더 최고로 가느냐는 멘탈 문제라고 본다." 

-김혁민은 어떻게 보는가. 김태균이 '직구만 놓고 보면 오승환 직구보다도 더 훌륭하다'고 했다.

"김혁민의 직구만 놓고 보면 굉장히 좋다. 직구 하나만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그 정도 좋은 투수는 없다. 오승환은 마무리로 나가니깐, 짧게 던지니깐 직구 위력이 배가 된다. 혁민이는 선발로 나가면 투구수가 많아지고, 모든 공을 죽도록 던진다. 힘 조절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100으로 던진다. 중간에 60이나 70이 없다. 그런데 사람인이상 100으로 끝까지 오는게 아니라, 힘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변화구 제구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타자들로서는 상대하기 단순하다. '변화구 버려. 직구 하나만 보고쳐.'  직구 타이밍으로 가면 힘으로 떨어질 때 정타로 홈런을 맞는다. 그래서 피홈런도 많다고 본다."

-경기 운영 능력을 배워야하고 변화구를 습득해야 하는건가.

"투구코치 입장에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투수를 선발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혁민이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20%도 잡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감독대행일 때 혁민이를 선발로 일부로 기용하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구위가 올라오면 마무리 감으로 생각했다.

투수코치가 선수 하나를 볼 때, 이거 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되면 저렇게 하고, 그러면서 키워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감독의 생각이 있고, 지도자가 바뀌면 순차적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 김혁민이 선발로 나서 부진하자 불펜으로 내려갔다. 불펜에서 조금 나아진 것도 같았다.

"작년 후반기에 뒤쪽으로 가서 효과를 봤다. 전력을 다해 짧은 이닝 불펜으로 던지면 효과가 좋을 것으로 본다. 짧게 가면 힘을 압축해서 100으로 계속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변화구로 카운트 싸움을 할 수 있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 혁민이는 아직 덜 만들어진,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 한다."

-제대하고 복귀하는 안영명과 윤규진이 어느 정도 보템이 될 것으로 보는가.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기대를 많이 한다. 한화 마운드를 보면 베테랑이 별로 없다. 또 고참 선수 중에 한화에서 밑에서부터 커온 선수가 적다. 규진이와 영명이는 한화에서 줄곧 커 온 선수들이다. 투수들만의 작은 조직에서도 리더가 필요한데, 둘이 리더 성향을 갖고 있어서 잘 해 줄 것으로 본다."

-안영명이 선발 10승을 했지만 이미 5년전이다. 윤규진도 군 입대 직전에는 좋지 못했다.

"영명이가 2012년에는 부상으로 고생했다. 목 근육이 오른팔 신경을 눌러 양쪽 팔 근육이 차이가 날 정도였다. 이제는 괜찮아졌다. 구종의 단조로움으로 고전했는데 2년간 그 부분에서도 노력했다. 규진이도 2012년 어려운 시기를 겪고 2군도 녀려가고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장가도 갔다. 가장이 되면 책임감에서 달라지기 마련이다. 멘탈 부분에서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