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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현역으로 군입대한 한화 3루수 송광민(27)이 훈련소 신체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며칠 만에 퇴소했다. 그는 현재 대전에 머무르고 있다. 한화 구단은 송광민에게 "퇴소 사실이 알려지면 시끄러워 질테니 당분간 조용히 있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즌 중 군입대한 사실도 어처구니 없지만 곧바로 퇴소한 것은 더 코미디다. 한화는 송광민의 조기 퇴소를 예상하고 있었다. 올 시즌 송광민은 심한 오른 어깨 통증을 앓아왔다.

어깨 수술을 받을 정도라 재검에서 공익근무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공익근무를 한다면 그는 빨라야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28개월간 복무하게 된다.

2013년 중반 이후 복귀할 수 있다. 21개월 현역 복무를 했다면 2012년 4월에 제대한다. 1~2년을 손해 보는 셈이니 야구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한화 구단은 조직관리의 허점을 보였다. 송광민은 애초 부상 때문에 공익근무로 갈 가능성이 큰 선수였다. 그러나 재검을 받지 않은 상태로 입대를 한 차례 연기했고, 시즌 중 덜컥 영장이 나왔다. 그리고 며칠 만에 퇴소해 아까운 시간만 보내고 있다.

군입대는 선수와 구단이 장기적으로 계획해야 하는 문제다. 해당 선수가 언제 입대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지 따져야 하고, 어느 시점까지 입대를 미룰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 건 기본 중 기본이다. 송광민은 대학원생이 아닌 탓에 언제 영장이 나올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한화는 최근 3루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일본 소프트뱅크 2군에 머물러 있는 이범호의 복귀를 타진해 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윤종화 한화 단장은 "남의 팀 선수 얘기를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범호를 일본에 빼앗기고, 송광민을 시즌 중 보낸 감독의 애만 탄다.

지난해 한화는 창단 후 처음 최하위로 내려 앉았다.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 진출을 막지 못한 채 감독만 교체했다. 스카우트부터 선수육성, 트레이드까지 몇 단계 과정에서 한화는 계속 실패했다. 김태완, 정현석, 유원상 등 한화의 20대 주전 선수들 대부분은 1~2년 내 입대를 앞두고 있다.

프런트는 최소 5년을 내다보는 중장기 플랜을 가지고 경영해야 한다. 그 다음에야 4강이든 리빌딩이든 기대할 수 있다. 한화는 올해도 최하위에 있으면서 선수들 잃을 일만 남았다. 얼마나 더 많은 소를 잃어야 외양간을 고칠지 모르겠다. 팀이 깨지는 건 1~2년이면 충분하지만, 재건하는 데엔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