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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황금빛 들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잠자리.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강한 바람에 맞서 잘도 앞으로 나아간다. 게다가 전진 하다가도 갑자기 멈춰 뒤로 돌아가기도 한다. 작은 잠자리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기에 이토록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한 것일까.

잠자리가 이와 같이 비행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레실린’이라는 단백질 덕분이다. 레실린은 △바퀴벌레의 몸 △벼룩의 다리 △잠자리의 날개와 눈 △파리의 눈과 같이 일부 곤충의 몸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40년 전 잠자리의 날개조직에서 처음 발견됐다.

레실린의 가장 큰 특징은 고무의 3~4배 정도로 탄력이 높다는 점이다. △바퀴벌레가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 △벼룩이 자신의 키의 2백배 이상 뛰어오르고, 착지할 때도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 △잠자리가 앞뒤로 자유롭게 비행하고 자신의 몸무게의 30배에 달하는 바람에 맞서 날아다닐 수 있는 이유가 모두 바로 이 탄력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레실린은 일종의 운동 단백질임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아닌 관절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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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특성의 레실린을 인체에 합성한다면 어떤 결과가 펼쳐질까. 레실린을 인간의 어깨와 무릎 등에 합성한다면 지금까지의 인류에게 한계라고 불려왔던 일들을 실현할 수 있다. 단순한 점프만으로 이신바예바(Yelena Isinbayeva)가 장대높이뛰기로 뛰는 높이인 5~6미터를 뛸 수 있게 되며, 1백 미터를 2초만에 돌파하는 것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이런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탄성력으로 인해 받게 될 중력을 인체가 버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체는 평균적으로 7~8G의 중력을 견딜 수 있는데, 레실린의 탄성력이 인체에 적용되면 그 두 배 정도의 중력을 몸이 받게 돼 몸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