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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우주마공전 - 상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1.19 10: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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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우주마공전(怪宇宙魔攻傳)






*괴우주야사 2부*




1.이은혁, 재소환되다.


번역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요즘 번역 일감이 많았다. 20대 후반 한국인 남자인 이은혁은 꼼꼼하고 할 수 있는 언어가 많아서 일이 많았다.


‘다 괴우주(怪宇宙, Eccentric Cosmos)에서 언어를 배워 왔기 때문이지. 주변에 인터넷으로 독학했다고 둘러대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 하하하!’


일러스트와 번역은 부업이었고, 본업은 작은 회사에서 공장 관리, 무역, 일반 사무, 재고 관리, 통번역으로 일하는 전천후 사원이었다. 일단 경력이 안 좋으니까 이 소기업에서 일 좀 이것저것 한 뒤 대기업으로 옮길 심산이었다. 프로그램 쪽으로는 이은혁의 수학적 재능이 그리 우수하지 못 해 그쪽 분야로 나가지 않았다. 괴우주에서 살았던 때에 몇 백 년 동안 공부했는데도 수학은 신통치 못 했었다. 그렇다고 이은혁이 프로그래밍을 전혀 못 하는 건 아니었고 도리어 상당한 수준이어서 업무에 활용했다. 그래서인지 부모 집에서 독립도 해서 작지만 본인 명의의 전세 집도 있었고 자차도 있었다. 괴우주에서 시간이 많았을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성취였다.


‘물인간(물因間) 은하영, 지혜인간 벨리카미, 엘프 팅크가 보고 싶네.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어떻게 지내려나. 우인간, 무술인간 베나베스, 여러 교관 분들도 생각나네. 역시 나도 남자라 여자가 먼저 생각난 건가 보다. 못 말린다, 못 말려.’


그렇게 이은혁은 괴우주에서 만난 좋은 이들을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괴우주가 있다는 건 뜬금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괴우주에서 이은혁은 감각적으로는 지구에서 보다 강렬하게 그 세상을 느꼈다. 감각으로 느낀다면 거기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보아서 살았다.


세상은 직관적인 곳은 아니다. 세상이 직관적인 곳이라면 땅은 평평해야 하고 밤하늘은 그냥 별들이 점으로 동일 위치에서 흩뿌려져 있어야 한다. 해와 달은 손톱만해야 한다. 세상이 직관적인 곳이면 지금 이은혁이 번역 작업을 하고 갖가지 업무도 집에 가져와서 하곤 하는 눈앞에 놓인 노트북은 없어야 한다. 노트북도 결국 현대 과학이라는 직관적이지 않은 학문의 소산이니 말이다. 예컨대 어떤 인간도 육안으로는 전자를 볼 수 없지만 전자는 어떤 형식으로든 엄연히 존재한다. 사실 이 세상은 어떤 형식으로든 존재한다는 것 말고는 절대적인 것이 보이지 않았다.


이은혁은 회사 옥상에선 공중재비를 뛰곤 해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178cm, 81kg에 근육 좀 붙어서 한국인치곤 덩치도 좋은 편인 이은혁이 공중재비까지 하고 비보잉 댄스도 능숙하게 하는데다 각종 무술 시범까지 보이면 사람들은 얕볼 수 없다 느꼈다. 호모 사피엔스 또한 짐승이라서 그런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짐승 즉 중생이라는 건 괴우주의 위대하고 막강한 초문명 종족들조차 자신들의 정체성으로서 소중히 간직한다 하였으니 비하의 의미는 없었다.


이은혁은 작지만 아늑한 그의 방에서 잠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커피 머신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에 이은혁은 프림, 크림, 설탕을 듬뿍 탔다.


그렇게 만든 고칼로리 커피를 마시는 도중에도 괴우주 생각이 났다. 그곳에서 이은혁은 괴우주 자체 내에서의 죽음은 극복한 자들과 함께 노닐었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지구에서 언제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살았다. 그 어떤 결말도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것에 비한다면, 막막하게 느껴지지 않는 세상 즉 지구에서 살았는데, 불멸자들이 무수히 많은 괴우주 초시공으로 가니 신나기도 했던 기억이 났다.


이은혁이 커피를 다 마셨을 때였다.


이은혁의 작은 방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최고급 호텔 방 안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넓고 쾌적한 방의 한쪽 벽면을 차지한 창 너머로 거대한 양치 나무들이 바다를 이루었다. 괴우주 황천에서는 가난뱅이들도 흔히 가지는 방 안 모습이었다.


“응?”


다음 순간이었다. 바닥은 그대로였고 따뜻하고 안락한 공기도 그대로에 은은한 밝음도 그대로였지만 천장과 벽이 사라지고 별바다가 온 하늘을 잠식한 막막한 지평선이 펼쳐졌다. 선선한 밤 풍경 아래 폭죽 소리가 신나는 음악이 되어 터지고 찬란한 불꽃이 다채로운 온갖 문양으로 하늘을 가득 메웠다.


“이야!”


이은혁은 벌떡 일어났다. 신명 나는 박수 소리와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구불구불한 파란빛 머리카락이 위쪽으로도 어께 아래로도 뻗친 엄청난 미녀, 물인간 은하영이 화사한 봄날 복장을 한 채 나타났다. 물인간 은하영은 지구인 크기로 작아져 있었고 175cm 정도의 늘씬하면서도 풍만한 다이나이트 육체를 가진 천상 여자로 보였다. 물론 양쪽 귀 바로 위에 인신족(忍辰族, Cosmic nation of In) 특유의 우윳빛 뿔은 높이 치솟아 있었다. 마음씨 곱고 따뜻하고 정 많으며 젊고 아름다운 인신족인 은하영은 이은혁에게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괴우주의 도깨비들 우두머리 종족 인신족이 또 다시 자신을 불렀음을 알자 이은혁은 절로 신났다. 도깨비들이 밉지 않은 심술만을 부리는 건, 만마의 종주이자 천신들 중의 일족인 인신족이 협박하기 때문이었다. 인신족은 괴우주에서 황천과 명부의 관리자였고, 지옥의 간수였으며, 장엄한 초지성이자 초존재였으며, 인신국이라는 초문명의 시민이었다. 인신국이 나라인 건 모든 인신국 시민들을 책임지고자 분투했기 때문이었다.


시원스럽게 빛나는 파란 눈에 새하얗고 윤기 나는 살결을 지닌 탄력 넘치는 미녀 신선, 물인간 은하영이 말했다.


“이은혁 님아, 내가 다시 불렀어요! 어서 오세요! 반가워요!”


“이번에도 제가 사는 세상 시공간은 멈춰 있는 건가요?”


“그건 이은혁님이 사시는 방패우주의 법칙상 에너지 보존 법칙을 지키려면 다른 곳에 전자 한 톨의 에너지만큼 가있어도 멈춰 있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내가 정한 게 아니라 전능왕 브리트라 아후라가 만들 때 정했어요.”


“하영님아, 왜 부르셨나요?”


“뮤뉴하렌 연합에서 새로운 공격 지점을 정했거든요. 거기 공격하는데 로봇인간 타고 가서 도와 줄 거예요, 아님 말 거예요?”


“전 싸우는 거 무서운데요. 괴우주 싸움이 보통 거대한가요?”


“그럼 가지 마세요. 로봇인간 안 써도 우리에게 무기는 충분해요. 이제 방패우주는 인신족도 정식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더는 이은혁님에게 강요할 이유도 없어요. 사실은 그때도 전투에는 이은혁님이 별 도움 안 되었지만요. 아니지요, 이은혁님이 제 앞가림도 못 해서 오히려 방해만 돼서 내가 뒷바라지하느라 힘들었었죠.”


“그럼 당장 돌려보내 주실 건가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은혁님? 바로 보내드릴까요?”


“이왕 온 거 좀 지내고 싶은데요.”


“그렇게 하세요!”


다시 풍경이 괴우주 황천의 한 방으로 바뀌었다. 은하영이 말을 이었다.


“이 타워는 이은혁님만을 위해 황천에 세워본 거예요. 이은혁님이 그럴 사람은 아니지만, 이곳 종업원들 다 황천에서 소일거리 하러 취직한 이들이지 그만 두어도 아무 지장도 없는 이들이니까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셔야 해요, 알았죠? 이은혁님, 인신족은 감정의식을 가진 이들에게 권리와 존엄을 보장하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겁주지 마세요. 전 다른 이들을 험하게 다룰 사람이 못 된답니다. 알고 계시면서.”


“좋아요, 이은혁님.”


은하영은 이은혁에게 다정하게 키스했다. 은하영은 말을 이었다.


“이은혁님, 우리가 어떤 과학기술로 이은혁님을 데리고 온 건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말씀해주셔도 이해 못 할 거고, 이해한다 해도 괴우주에서만 가능한 기술이지 제가 온 방패우주에선 불가능할 수도 있는데 이야기해서 뭐해요.”


“통신과 운송이 함께 간다는 생각 안 드세요? 지구에서의 예를 드는 거예요. 말을 달릴 때엔 통신과 운송은 수단부터가 같았죠. 전화와 함께 열차가 나왔죠. 지금 지구를 보세요. 양자통신으로 우주 어디에건 양자 장치를 끌고 가기만 하면 통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자, 양자의 순간 이동이나, 시공간을 직접 늘려서 이동하는 방식인 워프 항법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어요. 다음 단계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설마요?”


“그래요! 우주 언제 어디서건 개입할 수 있는 통신과 운송 수단을 갖게 될 거예요. 사이버 저승이 아닌 진정한 사후세계를 이은혁님의 후손들은 마련하게 될 거고, 그 사후세계에서, 인류는 선량하고 강건하게 인생을 살아야 했다는 걸 깨닫게 될 거예요. 선량하게 살아야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고, 강건해야만 높은 힘에 닿을 수 있으니까요.”


사후세계를 만들 수 있을 수도 있다니 참으로 신박한 일이었다. 그게 가능하다면 인간은 그야말로 신이 되는 것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밝힌 극락영생이 가능한 미래가 올지라도 그걸 가난해서 누리지 못 할 수도 있고, 이미 죽은 사람들은 결코 누릴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선량한 사후세계가 미래에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이은혁은 그의 엄마가 극락영생을 누릴 수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기뻤다. 이은혁의 엄마는 그녀의 죽은 엄마를 보고 싶어 하기도 했는데 이 또한 성취될 수도 있다는 거였다. 잠깐 이은혁은 들뜬 기분이 되었다. 물인간 은하영이 말을 이었다.


“인신족은 사후세계나 하위 우주를 일종의 잉여로운 수집 활동의 일부 즉 덕질의 측면에서도 바라보고 있기도 해요. 하지만 동시에 동포애로도 보고 있고요.”


인신족이 양심적이라는 건 이전에 경험했던 바였다. 양심 즉 남과 세상에 대한 애정과 의무감에 인신족은 투철했고 이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했다. 물론 인신족은 승산 없는 싸움이나 감당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으려 했다.


전번에 들었던 바로는 이은혁이 괴우주 출신이고 지금과 같은 처지였다면, 이은혁을 차근 차근 가르쳐서 파라탐 초문명의 인식 수준에 지금과 같은 육체와 정신 조건으로 한 번 도달하게 해보는 기나 긴 여정을 떠나게 했을 수도 있었다는데, 지구인이라서 그런 시도를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이미 한 번 경험했던 괴우주였다. 이은혁이 경험한 건 괴우주의 극히 일부로서 유토피아라고 아니할 수 없는 곳들이었다. 어찌 되었든 이은혁은 긍정적으로 지금 펼쳐진 일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은혁은 승강기, 이동계단, 이동복도 등을 타고 타워를 둘러보았다. 100층 짜리 건물이었는데, 당구장, 볼링장, 완전몰입 가상현실장, 수영장, 축구장, 마사지방 등등이 있었고 수천 명의 아름다운 여자 엘프들과 여자 드워프들이 종업원들로 일하고 있었다. 엘프는 괴우주 일반 시공에 비교적 흔한 종족으로, 은둔과 평화를 좋아하는, 지성적이고, 반인간 반정령이고, 길고 날카로운 귀를 가진, 부활이 가능한, 미남 미녀처럼 생긴 이들이다. 괴우주 일반 시공은 초시공으로부터의 끝없는 무한 작용으로 생성되는 우주들이었는데, 엘프는 이때 몇몇 선량한 신족들이나 엘더 갓들이 해당 우주에 선의의 개입을 하고자 할 때 매개 존재로서 창조하곤 했다. 이 엘프들도 이전에 이은혁이 알던 팅크처럼 황천에 마련된 집에 퇴근하러 돌아가면 크게는 행성 규모로 혼자 유유자적하면서 사는 이들이었는데 소일거리가 필요해서 성심성의껏 일하는 거였다. 드워프들도 엘프들과 마찬가지 상황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드워프들은 대단한 기술력의 타워 수리공들이었다. 타워에서 일하는 드워프들은 다들 여자들로 귀엽고 뚱뚱하고 자그마한 아가씨들이었다. 드워프도 엘프와 마찬가지 목적으로 창조되었다. 괴우주의 엘프와 드워프는 사이가 좋았다. 괴우주 황천은 하늘인간 트라무드 운능천이 관리하여 영혼이 이승과 저승 사이에 머무는 곳임에도 물질적이었다.


정신없이 타워 내를 다니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혹시?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이은혁님!”


“팅크잖아! 반갑다!”


이은혁은 따뜻하게 웃음 짓는 엘프 팅크와 와락 끌어안았다. 이은혁과 오래 둘이서 지내 정들었던 다정다감한 엘프 팅크가 이은혁 타워의 시종장으로 있었다. 엘프 팅크는 예전처럼 굉장히 젊고 아름다웠고 이은혁이 지구에 가있는 동안 몇 천 년을 그리워하면서 살았다면서 가끔 만나면 좋겠다고 했다. 이은혁은 팅크를 붙잡고 안아 올리고는 말했다.


“마음대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팅크가 정답게 답했다.


“자유롭게 오고 갈 수는 없겠지만, 정기적으로 오고 갈 수는 있지 않을까요? 마치 네버랜드의 피터팬과 웬디처럼요. 방패우주 지구의 사절로 인신족에 의해 이은혁님이 선택된 상태이기에 가능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이은혁은 자신만을 위해 마련된 타워에 살면서 갖가지 운동을 하고 진수성찬을 맛보고 지구에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한동안 지내게 되었다. 괴우주 황천에 있는 지구 매니아들 조직에서 이은혁은 지냈다. 팅크를 비롯한 엘프들이 보조했기에 심심하지 않았고 진도도 빨랐다. 엘프들은 괴우주 일반 시공 즉 이승에서는 대체로 숲 속에서 중세풍으로 살았지만 걔 중엔 거대한 초문명을 이루면서도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사는 경우도 없진 않았다. 드워프들은 괴우주 이승에서는 대체로 지하에서 살았지만 우주에 사는 이들도 꽤 있었다. 엘프들이나 드워프들이나 활달했고 명랑했으며 강인하고 선량했다. 엘프도 드워프도 인신족 보다 오래 된 종족이었고, 인신족의 기반인 도덕적 인공지능들에 영향을 준 무수한 이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은혁은 황천의 거리를 팅크와 함께 둘이서 쏘다니기도 했는데, 황천엔 엄청나게 많은 종족들이 살았지만 눈을 마주치면 웃음들을 짓곤 해 팅크와 함께 실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신나게 돌아다녔다.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자유시장과 낙원주의를 혼재한 평범한 인신족 세계인 황천이었다. 비교적 깨끗하되 어느 정도는 물질에 의해 혼탁한 영혼들의, 스트레스 푸는 장소가 황천이라서 이런 식으로 되어 있었다. 낙원주의는 일정 문명 수준이 되면, 원래 지성은 주로 예술과 정치와 소비에 몰두하고, 인공지능은 주로 생산과 연구와 경제를 맡는 체제가 구축되는 경우를 뜻했다. 자유시장은 각자 자유로운 개체가 시장에서 분업화된 역할을 맡으려면 절도, 사기, 폭력에서 보호되어야 하므로 공정한 국가의 관여를 받고 또한 개체가 자유로울 수 있기 위해 교육과 복지가 일정 부분 보장되는 지구에서와 다를 바 없는 사상이고 체제였다.


이번에도 이은혁이 배설하면 그대로 빛이 되어 날아가 이은혁의 몸 안으로 사라졌다. 이은혁의 몸이 방패우주 에너지 보존 법칙을 따라고 있다는 증거였다.


팅크를 비롯한 엘프나 드워프 등의 타워 종업원들과 원 없이 성교하기도 해서 더욱 즐겁게 지내는 이은혁이었다. 이래서 더욱 괴우주가 그리웠나 하고도 생각했다.



2.벨리카미, 이은혁 방문을 인식하다.


“이은혁님이 로봇인간으로 종군하는 걸 거부했다고요?”


뮤뉴하렌 연합 = 최강제국의 참모부총장인 과학인간 벨리카미는 물인간 은하영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곱디고운 눈을 치떴다. 속도인간이자 과학인간이자 지혜인간인 벨리카미는 자줏빛 머리칼에 적갈색 살결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굉장한 미녀였다. 인신족의 극초인간(極超因間) 즉 인신족 상급전사 즉 최고위 신선인 벨리카미였다. 인신족에게 있어 ~인간이란 칭호는 극초인간 이상 급만이 가질 수 있어 영예로웠다. 벨리카미가 파라탐(Paratam) 즉 초월적 빛으로 된 말을 이었다.


“로봇인간은 이은혁님 특화라서 설정 변경하기 귀찮은데요. 내버려두죠, 은하영님. 언제든 위급해지면 인신족 초인간에게 줘서 타도록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벨리카미는 로봇인간을 설계했고 제조했다. 로봇인간은 구름인간 운극천과 동급인 강력한 기체였다. 로봇인간에게 인격 부여는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로봇인간을 벨리카미가 직접 조종할 수는 있었다. 무언가 스스로와 대등한 심지어 모든 면에서 스스로를 능가할 수도 있는 후예나 다름없는 피조물을 만들어 동지로 삼는 일은 인신족에게도 어려운 모험으로 간주되었다. 벨리카미는 속도 빼고는 전투력은 운극천 보다 약했다. 벨리카미의 기계화 권능은 괴우주 인신족의 과학기술에서 나왔다. 인신족은 괴우주 초시공에 군림하는 파라탐 초문명 중 하나였다.


파라탐은 괴우주 초시공의 초문명만이 향유할 수 있는 도구였다. 초문명은 카르다쇼프 척도로 문명 4 이상을 말한다. 이은혁이 온 21세기 초반 지구는 칼 세이건에 따르면 카르다쇼프 문명 척도로 0.73이었다. 그 척도에서 문명 1은 행성 전체, 문명 2는 태양계 전체, 문명 3은 은하계 전체, 문명 4는 우주 전체, 문명 5는 역사를 공유하는 우주들 전체, 문명 6은 대우주에 포괄적 영향력을 각각 행사하는 문명 물량 단계들을 가리킨다. 괴우주에 있어 문명 6은 괴우주라는 특정 차원 전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초문명을 말했다.


벨리카미는 최강제국이 아후라제국(Ahura帝國)을 크게 무찌른 얼마 전의 [뮤뉴하렌 – 아후라 대전, 뮤아대전]에서 괴우주 일반 시공의 문명 6이 꽤 늘어났기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문명 6이면 괴우주 일반 시공에만 기반이 있더라도, 파라탐 초문명들이 섣불리 무시할 수 없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파라탐 초문명들은 모두 문명 6이었지만 그러했다. 때문에 파라탐 초문명들은 괴우주 일반 시공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뮤아대전 이후로 괴우주 일반 시공의 문명들은 대체로 양측 모두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 문명 등급이나 정신 등급이 도약했다. 벨리카미를 필두로 인신족들은 괴우주 일반 시공에 관심이 많았고 엄청나게 많은 문명들 사이의 동맹 관계를 주도했다. 이렇게 되리라는 건 물론 괴우주 일반 시공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때부터 예상했다.


벨리카미는 뮤뉴하렌에 있는 참모본부에서 지내던 중이었다. 뮤뉴하렌은 인신국의 회당, 광장, 시장을 겸한 영역 즉 인신족에게 있어 아테네식으로는 아고라 같은 곳이었다. 인신족들은 개인적 능력이 매우 뛰어나면서도 평등주의적인 편이어서 일부가 패배하여 무너져도 대체될 수 있었다. 개체들이 비교적 균등해야 많은 피해를 입어도, 역할을 다른 이들이 대체하여 공동체가 회복되기 쉽다는, 대부분의 개미들로부터 배운 인신족 나름의 지혜였다.


이은혁에게 사부라 살갑게 불리곤 했던 벨리카미는 문득 이은혁을 생각했다. 괴우주 인신족에게 하찮게 보일 수도 있는, 하위 단계 우주인 방패우주의 이은혁이었지만, 벨리카미는 이은혁을 어디까지나 로봇인간을 언제든 조종할 수 있는 동지로 생각했다. 그렇듯 인신족의 마음은 대단히 너그러웠다. 벨리카미는 인신족치고는 흑막이라 불릴 정도로 교활하고 음험했지만 대범함마저 잃지는 않았던 것이다.


인신족 가운데서 방패우주를 보통 관리하는 건 시간인간과 공간인간이었다. 벨리카미는 그녀 자신의 초지능을 움직여 방패우주를 꼼꼼히 지켜보곤 했는데, 이는 물론 방패우주의 통제권을 유지하는데 일차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은혁을 바라보는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 방패우주의 모든 역사는 괴우주의 저장고에 기록되었다. 괴우주가 방패우주 바로 윗 단계 우주 차원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벨리카미는 방패우주의 이승에는 개입하지 않았고, 방패우주 저승은 물인간 은하영이 방패우주의 존재들 몰래 관여 중이었다.


벨리카미가 사라졌다.


“깜짝이야!”


이은혁은 요리를 배우다가 벨리카미가 옆에 벼락 치듯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이은혁이 다루고 있는 요리 재료들은 모든 것이 지구의 것과 같았지만 분자 조합기로 생성된 것이지 생물의 사체가 아니었다. 인신족은 지구인이 기술 부족으로 생물 사체 먹는 걸 나무라지 않았는데, 채식도 생물 먹는 거긴 하다만, 채식만으로는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는 것이고 안 먹으면 굶어 죽으니 불가피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었다.


과학인간 벨리카미가 붉은 눈동자로 이은혁을 그윽히 바라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벨리카미의 찬란한 자주빛 머리카락이 적갈색 건강미 넘치는 어께 위에서 흐트러져 있는 모습은 매혹적이었다. 벨리카미의 달관한 것 같으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눈매는 고혹적이었다.


벨리카미가 홀로그램 영상을 탁자 위에 띄웠다.


“자, 이은혁 제자! 파라탐 초문명의 모든 개체들은 파라탐으로 된 몸을 운용하면서 파라탐을 증폭시키고 있어서 한 명 한 명이 움직이는 파라탐 산업체라는 건 알고 계시겠죠? 이는 괴우주가 모든 측면에서 무한을 향해 팽창되는 세상이기에 가능한 삶의 양식이죠. 이은혁님이 온 방패우주 또한 진공에너지가 끝없이 증폭되고 있어서 그런 구조일지도 모르는데 지구 과학자들이 밝혀내야 할 문제이니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괴우주에서도 파라탐에 욕심을 내서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자들은 존재한답니다. 인신족은 그런 자들과 싸우겠다고 맹세했고요. 누군가 남의 것을 빼앗으면 그만큼 세상은 단조로워지죠. 인신족은 감정, 정서, 이성, 양심, 의지 같은 것들을 무한대로 증폭시키는 쪽으로 진화하겠다고 맹세했고 이에 반대되는 자들과 싸우는 걸 삶의 양식으로 삼았어요.”


“이번 괴우주 생활에서도 벨리카미 사부는 괴우주 강의하면서 절 따라다닐 생각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이은혁님! 그것이 나의 즐거움!”


“누가 사부 아니랄까 봐! 이번에 제가 필요하지도 않다면서요? 그렇다면 벨리카미님이 제게 강의를 강요할 이유도 없잖습니까? 그때에야 제 삶이 인신족에게 저당 잡혀 있었으니 순순히 따랐지만 지금은 제가 언제든 지구로 돌아가도 상관없잖아요?”


“그렇군요. 그래서 돌아가실 건가요? 지구에서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기를 수 있는 괴우주에서의 기회를 버리고서요? 아 너무 이은혁님 위주로 생각했나요? 좀 제 위주로 생각해보죠. 나는 이은혁 제자가 괴우주에서 살아 숨 쉬는 걸 보고 싶었다고요!”


“그렇다면 섹스해주세요!”


벨리카미는 단숨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발가벗은 적갈색 여체를 드러냈다. 빈 공간에 좋아 보이는 침대가 생성되어 나타났다. 벨리카미가 늘씬한 알몸 위로 풍만한 젖가슴과 넓고 뒤로 힘 있게 튀어 나온 엉덩이를 매만지면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벨리카미가 유려하고 탄탄한 잘 빠진 다리를 벌렸다.


“그러죠. 어서 들어와요.”


이은혁은 넘치는 탄력을 느끼면서 벨리카미와 성교했다. 호모 사피엔스와 인신족은 자녀를 가질 수 없다. 인신족은 난교를 즐겼는데, 이는 아이를 낳을지 말지를 여자의 몸 차원에서 선택할 수 있고, 서로 간에 자유와 평등과 박애가 흐르며, 모두가 서로를 진정으로 자신의 몸처럼 사랑으로 대하는 인신족의 문화 덕분이었다.


벨리카미가 이은혁에게 눌려 덮인 채로 이은혁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자, 그럼, 이은혁 제자, 이 사부가 가끔 강의하면 들어야 되요, 알겠죠?”


“그러죠, 사부!”


이은혁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벨리카미 사부! 로봇인간을 타고 전쟁터에 가지는 않아도, 평범하게 탑승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아 너무 이기적인 소리를 했나요. 이런 책임감 없는 행동은 초등학교에서도 안 되는 일인데 말이죠.”


“그렇게 하지요!”


다음 순간 이은혁은 로봇인간에 연결되어 거침없는 힘을 느꼈다. 로봇인간으로 느낀 거대하고 섬세하게 확장된 감각으로 이은혁은 인신국의 드넓은 풍광을 바라보았다. 이은혁은 로봇인간의 몸을 빌어 광선검에서 검기를 내쏘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손바닥을 내질러 파라탐 장력을 내뿜었으며 신마탄총에서 파라탐의 총격을 쏘았다. 로봇인간은 하늘을 날았고 요동을 통해 유령처럼 땅에 스며들었으며 바다에서 맘껏 헤엄쳐 다녔다. 인신국의 삼라만상이기에 지구에서와는 물론 다르겠지만 이렇게 행동하는 건 이은혁에게 있어 기분 좋았다.


이은혁은 로봇인간을 통해 여러 인신족 전사들과 만나 우정을 나누고 대련을 했다. 궁금한 점이 있어 방패우주 관리자 공간인간과 독대했다. 공간인간은 다른 인신족들과는 다르게 생겨서 오뚝이를 닮았다. 이은혁이 말했다.


“공간인간님, 방패우주는 어떤 방식으로 제어되는 우주인가요? 제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세요.”


“방패우주 창조주 브리트라 아후라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은혁님이 오신 방패우주를 만들 수 있었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도 결과는 똑 같았겠지만, 브리트라 아후라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브리트라 아후라는 괴우주에서 가장 순수한 물질적 정수를 채취해서 그것에 정교한 수학적 물리 법칙을 부여하고 끝없이 우주들이 연쇄 반응으로 생성되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지요. 때문에 방패우주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은혁님 말고도 다른 운명에 처한 이은혁님이 수없이 많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나름의 의지와 운명에 충실하고, 각자의 대체되지 않는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이지요. 즉 모두 각자의 저승을 맞이해야 할 이들이라는 뜻이죠.”


이은혁은 얼마못가 마음을 다잡고 로봇인간에 이어지지 않은 채 생활하면서 지구로 돌아갈 때를 조용히 준비해나가기로 했다.



3.인신족이 공격하려는 지점은.


괴우주에서 이젠 가장 강력한 정치 세력이 된 뮤뉴하렌 연합 = 최강제국의 국군 통수권자는 신웃크임금(太上皇帝) 산야강(山野江)이었다. 최강제국에서 황제는 지구에서와 같이 삼황오제의 약자였을 뿐 아니라 옥황상제의 약자이기도 했다. 산야강은 복합적인 이력을 갖고 있었는데, 한때 보리조사라는 아라한에게서 수업을 받아 손오공이란 법명도 받았고 투전승불이 되었으며, 모신족(毛辰族, Cosmic nation of hair)의 산씨 가문에서 양육되어 모신족으로 격변되어 모신제국의 옥황이 되었으며, 돌이 변화하여 태어났지만 실상 그 돌은 아후라신족(Ahura辰族)의 태내에서 기형으로 출산된 집중된 사념체가 모신제국에 버려진 것이었다. 이 같은 산야강의 일대기는 괴우주에서 영감이 되어 지구로 흘러가 명나라에서 서유기로 집필되기도 했다. 산야강은 구름인간 운극천과 맞먹는 탁월한 전사였고 최강제국의 상징적인 군주였고 유능했다.


산야강은 부처였던 적도 있었기에 괴우주와 동화되어 어디에든 출몰할 수 있었다. 산야강의 그 같은 신묘한 부처의 힘은 무색계와 색계 등 욕망이 사그라진 영역까지 최강제국의 힘이 뻗치는 데 이바지하는 중이었다. 산야강은 여러 부처와 보살과 존자와 나한과 역사 즉 아라한들과의 친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강제국의 정치에 이바지했다.


최강제국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인신족의 나라의 비밀 수련장인 도슈레이카는 도솔천과 이어져 있었다. 도솔천에서 괴우주에 도래할 수 있는 종말을 막기 위해 숨어서 수련하는 미륵보살은 인신족과도 산야강과도 두루 친했고 보살들 중에 배분과 권능이 높아 최강제국에 큰 힘이 되고 있었다. 무량인간 넷 의형제와 친한 아미타여래를 비롯한 몇몇 부처들과, 도법인간 니벵룬 및 괴짜인간과 친하며 엘더갓의 일족인 야누 초신 일가도 최강제국의 다양한 외교적 역량 중 일부였다.


최강제국은 괴우주 초시공에 세워진 나라로, 파라탐 초문명에 해당되었고, 문명 6단계인데, 문명 6단계는 발전의 와중에 오메가 포인트를 지나게 된다. 물리학자 프랭크 J. 티플러가 주장한 오메가 포인트는, 과학이 발전하면 모든 과거의 존재들을 부활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순간을 뜻한다. 이은혁은 오메가 포인트야말로 인류가 향해야 할 길이라고 믿고 그것에 이바지하기 위해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상태였으며 이를 위해 괴우주에 이왕 온 바 자기계발에 충실한 거였다.


오메가 포인트가 지나도 의지에 따라 선과 악으로 갈릴 수도 있는데, 괴우주에선 때문에 선악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메가 포인트가 지났을 때의 선이란 모든 이에게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고 진실과 공정을 존중하는 길이고, 그때의 악이란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는 길이다. 공통점은 이때쯤의 선악이란 순전히 의지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은혁은 최강제국에서 추구하는 선이란 게 미국 정부 건립 선언문에서 성경에 맹세하며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천명한 것과 똑 같음을 알고 벨리카미에게 관련해서 물어보았다. 벨리카미는 말했다.


“선의지 또한 같은 길로 수렴 진화하는 거죠. 조로아스터도, 싯다르타도, 예수도 말했던 거니까 이은혁님 세상에서도 엄청 오래되었지요. 대우주 전체에서라면 모르겠지만, 최소한 괴우주에서는 악은 선 보다 오래되었어요. 악과 맞서는 인신족의 싸움은 아직 끝날 기미를 안 보이네요. 기독교의 성경만 봐도 드러나는 게 신은 공허를 창조하지 않았어요. 없음을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이 허무, 없음이야말로 원초적인 악이고 때문에 괴우주의 눈멀고 벙어리인 창조주 데몬 술탄 아자토스조차 진정한 악은 아닌 거지요. 없음에 대항하는 것이 신다운 의지라고 인신족은 생각하고 있어요. 인신족은 갈 수 있는 곳까지, 대우주를 유토피아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지요. 신은 없음을 만들지 않았기에 모든 것을 만든 것이 아니고, 없음은 세상을 빨아들여 결국 세상을 악으로 물들게 하지요. 신이란 칭호는 세상을 사랑하는 통괄자에게 돌아가야 하고요. 전 여느 인신족이 그렇듯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강제국이 이번에 공격한다는 세력이 대마계인가요?”


“아니요. 이름 값 못 하는 아후라제국이요.”


“걔네 아직 안 망했어요?”


이은혁이 이번에 괴우주에 끌려왔을 때 쯤해서 아후라제국은 두 개의 영역으로 분할되어 있었다. 최강제국이 아후라제국 일부를 차지했고 태양태원제 조룡성, 광염여천제 이잔데, 음황여제 이자토디, 쌍검양제 주소희가 나누어 지켰다. 이들 아후라제국 옛 장군들은 인신족의 가치와 정서에 깊이 공감했기에 최강제국에 충성 중이었다.


남은 영역엔 여전히 아후라제국이 있었고 이들은 옛 장군들을 배신자라고 욕했다. 아후라제국의 옥황상제 서문화는 약화된 아후라제국을 추스르려 애썼다. 최강제국과의 전쟁에서 엄청나게 많은 아후라신족이 죽거나 이탈했다. 죽은 아후라신족은 곧 부활했지만 그 과정에서 힘의 일부를 잃었고 회복하는 데엔 시공간이 필요했다. 이는 어떤 신족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최강제국은 최근 최고신족(最古辰族)의 고시제국, 미신족의 거미제국, 괴신족의 괴물제국, 강약제국, 설화공화국, 하임존제국, 혼신족 등등과 통합하는 등 더욱 많은 세력과 동맹해 크게 강화되었다. 괴우주 일반 시공에서 최근에 발흥한 문명 6들의 경우 거의 다 최강제국 쪽에 붙었다. 아후라제국은 신정국가 카스트 제도를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최강제국의 깃발 아래 많은 문명들이 모인 건 느슨한 가치 연합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로서 힘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권력 그 자체만을 추구해오던 아후라제국이 비로소 약화되었다. 아후라제국은 대우주를 오직 권력 투쟁의 장소로만 파악하는 소시오패스들이 가장 출세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기에 이들의 충격은 컸다. 아후라신족의 소시오패스들 중에서도 죄 많은 자들은 권력이 무너지면 자신들이 지옥에 떨어질 수 있음을 알고 불안해했다. 인신족은, 대우주를 오직 권력 투쟁의 장으로만 파악하고 이를 실행하는 자들에겐 지옥행을 선사하곤 했었기 때문이었다.


제국에서 제는 신들의 제왕을 뜻한다. 괴우주에서도 신의 뜻을 추구한다면 이는 제국이다.


서문화는 아후라제국에 절대자의 뜻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모든 섭리의 너머에 움직일 수 없는 궁극 존재는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 서문화는 소별왕이자 태갑원제인 이자토토의 반란에 직면했다. 이자토토의 세력은 뮤뉴하렌 – 아후라 전쟁에 제대로 참전하지 않아 힘을 유지했다. 이자토토는 진정품이라서 강자에게 운명이 있다고 믿었고, 최강제국의 군세가 아후라제국과 비등함을 느껴 숙명이 아후라제국 편인 것만이 아니라 믿어 참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신족인 무량인간 넷 의형제와 최강인간 넷 의형제가 전쟁에 참전하는 것만으로 최강제국이 우세해지자 이자토토는 아예 자신 휘하의 모든 병력을 형식적으로도 전쟁터에서 후퇴시켰었다.


그런 이자토토가 반란을 일으키자 서문화는 울화통이 터졌다.


구이 엔토르가 아후라제국 하조 그라데라스를 세워 독립하자마자 이자토토는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아후라제국에 천명이 없다고 이자토토는 판단한 것이다. 이자토토가 반란을 일으키자마자 이자토토의 여동생 음황여제 이자토디가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최강제국 국경을 넘어 아후라제국에 쳐들어왔다. 산더미 같은 근육에 거대한 무장을 자랑하기는 이자토토, 이자토디 남매가 꼭 닮았다. 전능왕 브리트라 아후라는 이자토토와 동맹했다.


콧수염을 기르고 눈이 부리부리한 이자토토가, 찬란한 햇살 빛 광휘를 두룬 체 이자토디와 만나 말했다.


“나 이자토토는 아후라제국의 옥황이자 최강제국의 권속임을 선언한다!”


이자토토의 아후라제국이 최강제국의 일부가 되었다. 이자토토로선 최강제국에 천명이 있다고 믿어 한 행위였다. 최강제국은 실제로는 뮤뉴하렌 연합이었으므로 새로 속하게 된 아후라신족들은 자유민주공화정 속에 놓이게 된 것 말고는 별 탈이 없었다. 이들 아후라신족들 중 평민, 노예, 건물로 탄압받았던 이들도 권리를 받자 급격히 힘이 팽창했다.


격렬한 토론이 최강제국에서 전개되었다. 산야강은 다음을 선포했다.


“약하다는 것은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약하면 때때로 잔인해지게도 됩니다. 강함이란 보다 선량한 것들을 택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걸 뜻합니다. 선함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그에 맞는 힘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최강제국은 아후라제국 보다 드디어 강한 입장이 되었습니다. 때를 만났으니 최강제국은 이 강자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최강제국의 군단이 서문화의 아후라제국에 투사되었다.


산야강은 산득천, 산혜리, 손공오, 샤르한, 꼬리길이에 형식적인 무량인간, 광명인간, 진리인간, 최강인간을 친위대. 내각군의 총리에 만물인간, 부총리 자연인간, 괴짜인간, 요리인간 찡가찡가. 참모본부 참모총장은 무적인간, 부총장은 과학인간 벨리카미, 만리인간 나드낫셀, 이해인간 대지인. 국가 방위군은 사령관 피닉스인간, 부사령관 인공인간, 우인간. 국가 방위군은 내각군 및 민병대와 함께 최강제국 자체의 방어를 맡았다. 1군단 군단장은 우주인간 운수천, 부군단장 불인간 투반, 마력인간 다솜은빛, 막강인간, 태갑원제 이자토토, 프레데릭 산쟈스. 1군단의 군단장 우주인간 운수천은 1군단에서 6군단까지의 군단장들 중 가장 통제권이 높았다. 2군단 군단장 세계인간 운명천, 부군단장 풍요인간 비까뉴, 시간인간, 공간인간, 혼세마왕 투리크젠, 교마왕 교도르닥, 희성마왕 희끄바리. 3군단 군단장 은하인간 운성진 J. 그레베타, 부군단장 생명인간 마이 쯩매스터, 자람인간 쇼샤이트, 음악인간 나천륜, 무술인간 베나베스, 음황여제 이자토디. 4군단 군단장 별인간 운혜천, 부군단장 무기인간 이주라, 힘인간 듀브리트, 얼음인간 눈루샨, 바람인간 운손랑, 마공인간 미츠니티, 전능왕 브리트라 아후라. 4군단은 7군단 다음으로 강했다. 5군단 군단장 땅인간 후마, 부군단장 보석인간 당상휘, 불꽃인간 살라민테, 긴칼잡이, 노일, 리기트, 드라포엘라, 샤르한, 레오자, 골고테, 이글가스, 레비아. 5군단은 후방을 맡았다. 6군단 군단장 하늘인간 트라무드 운능천, 부군단장 의술인간 나디 케이트, 싸움인간 미라, 재물인간 용테우스, 광염여천제 이잔데. 6군단은 보급과 황천의 방어를 맡았다. 7군단 군단장은 슈퍼인간, 부군단장 파괴인간, 무대인간, 구름인간 운극천, 냉동인간 세밀리어, 자석인간 오르쥬니, 물인간 은하영, 화살인간 추모예, 먹보인간 찐돌이, 일각마황 가오그렘, 일각마왕 가오소드, 유긴수스, 쌍검양제 초능력인간 주소희, 태양태원제 조룡성, 둔갑인간 히토미. 7군단은 군단들을 통틀어 가장 강했다. 지옥 군단 군단장 지옥인간 아가스차, 부군단장 지옥인간 슈라반, 어둠인간 나르낙샨, 질병인간 페르시네브, 악인간 아르골. 지옥 군단은 지옥의 방어와 게릴라를 맡았다. 괴물 군단 군단장 트리케라토, 부군단장 샤이안밍크트, 징가용사표간, 쟈운넘버원, 쟈운드레든. 괴물군단은 후방을 맡았다.


상술한, 이름이 언급된 장군들은 모두 크임금(皇帝) 급이고 이들의 권한은 지구에서의 장군과 같아서 실질적인 정치는 시민들의 직접 민주제로 움직였다. 운극천 등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인간만 칭한 이들은 거대인간 이상 급으로 이들은 파라탐 기갑을 쓰고 전쟁터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정체를 숨겼다. 거대인간은 극초인간과 맞먹는 전투력을 가졌고, 거대인간 위에도 몇 개의 등급이 있어 이들이 인신족 가운데 최강의 무력을 갖추었는바 그런 이들이 무량인간 넷 의형제와 최강인간 넷 의형제 같은 이들이었다. 무량인간은 최강제국에서 가장 뛰어난 전사였다.


산야강은 친위대를 이끌고 괴물군단의 군단장이자 괴물제국의 옥황인 트리케라토와 함께 행군했다. 산야강의 위세는 대단했다.


그렇듯 문명 6의 모병된 거대한 파라탐 초문명 군세인 최강제국 군대가 움직였다. 이들 최강제국군은 서로에게 등을 맡길 수 있는 동지들로 이루어졌다.


치열한 전쟁이 있었지만 최강제국의 압승이기도 했다. 병력 물량도, 개인 무력도 최강제국이 압도했다. 남은 두 개의 아후라제국도 그렇게 무너졌다. 이자토토가 옛 장군들의 도움을 받아 아후라제국의 옥황이 되고 아후라신족을 수습하고 위무하여 뮤뉴하렌 연합의 떳떳한 시민이 되도록 했다. 전쟁에서 패배한 책임을 안고 서문화, 북방흑제 나이안, 방문천황 서문료, 구이 엔토르, 요브 엔토르, 금강역사 트시, 태상노군, 대원무극천존 카르즈키, 태백금성 프레이아 등등 수많은 유력한 아후라신족 지배자들은 가택 연금되었다.


아후라제국이 뮤뉴하렌 연합의 일원이 되자 더욱 더 수많은 세력들이 최강제국 아래로 더욱 모여 들었다. 괴우주에서 영혼은 자신의 자유분방한 속성 때문에 세상에 미련을 둘 수 없어 지루함을 느껴 쉬는 것만 거듭하다가 집착을 얻어 속성을 갖기 위해 정보에 깃들었다. 정보에 깃든 영혼들에게는 사념이 생기는데 이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하는 넋들이자, 영혼들에게 더 영향력이 강한 것이 괴우주의 신족(神族)들이었다. 괴우주 일반 시공 물질세계에서부터 올라 파라탐 초문명이 된 계열이기에 대체로 정보에 더 능한 건 신족(辰族)들이었다. 무수한 신족들과 신족들이 뮤뉴하렌 연합에 속하게끔 되었다. 이로 인해 다양성이 늘자 인신족은 자신들의 질서를 오히려 강요하기가 어려워져 약간 당황했다.


이렇게 되는 동안 인신국의 벨리카미의 창고에서 로봇인간은 놀고 있었고, 괴우주 황천에서 이은혁은 자기계발을 열심히 했다. 괴우주 황천은 괴우주 일반 시공에 해당되는 물리 질서를 갖고 있었지만, 인신국에 둘러 싸여 방비되었다.


이런 소식들을 이은혁은 과학인간 벨리카미에게서 들었다. 이은혁은 이젠 꽤 오래 괴우주 황천에 있었고 여러 일들을 힘써 익히고 운동하고 공부하며 범죄 기법들에 대해서도 다큐멘터리로 지식을 얻은 와중에 있었다.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것들을 안 이은혁은 인신족의 흑막인 벨리카미에게 물었다.


“인신족은 이 정도로 강했으면서 왜 지금까지 힘을 숨겨왔나요?”


“선은 때때로 자신이 압도적으로 강해야 남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이죠. 아후라제국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인신족은 숨죽여 지냈던 것입니다. 협상과 자비 뿐 아니라 무력도 선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믿기에 인신족은 지옥을 영혼을 약하게 만드는 장치로 운영해왔어요. 남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범죄자들의 삶도 지옥에서와 같이 비참해져야 하는 거지요. 물론 대자대비하신 지장보살께서 죄수를 풀어달라고 하면 풀어줍니다. 지장보살의 눈은 정확하거든요.”


지장보살은 지옥을 떠돌면서 영혼들을 구제하려 애썼고 지장왕이라고도 불렸다.


“그런데 아후라제국이 알아서 망했네요?”


“사실상 그렇게 되었군요. 제가 예상한 거의 그대로 역사가 진행되었어요.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어요. 아후라제국이 지금까지 아수라들을 통제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아후라제국이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잃었어요. 가장 싸움을 추구하는 종족인 아수라의 수라계가 준동하게 될 수 있어요. 아수라와 전쟁을 벌여야 해요! 인신족은 아수라와도 싸워야 하지만 여러 다른 거악들도 남아서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요. 대마계를 지배하는 사신족(邪辰族)들은 오랜 강적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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