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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대회 출사표 - 귀시- 이걸보고 희망을 가져라

백마린(122.100) 2008.03.09 22:15:53
조회 154 추천 0 댓글 16


귀시(鬼市)

 


아는가? 죽은 혼령에게도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살아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은 혼령들 역시 돈이 필요하다. 이승에 남아있는 고인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무덤 앞에서 지전을 태워주면 혼령은 그 지전으로 귀시에 들려서 옷과 신발 먹을 거리를
사기도 하고 황천강을 건널 뱃삯을 지불하기도 한다. 물론 확실한 증거는 없는,
뜬 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이지만 놀랍게도 귀시에 대한 경험담이 꽤 많은 편이다.

 


계오라는 자가 개봉에 들려 일을 마치고 거나하게 한잔 한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휘엉청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서 한참을 걸었는데 먹은게 술과 안주 뿐이라
 금세 배가 고파졌다. 허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앞에 큰 야시장이 있는 것이 아닌가?
계오는 그 시장에 들러 국수를 하나 시켜먹었다. 허겁지겁 국수를 먹는 도중 개봉 근처에
야시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계오는 퍼득 정신 차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야시장을 메우고 있던 사람들과 상점은 온데간데 없고 주위에는 버려진 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 헉! 그럼 내가 먹었던 국수는 뭐지? ”

 


계오는 황급히 손가락을 목에 넣어 먹었던 국수를 다 토해내었다. 토해낸 그것은 국수가 아니라
썩은 냄새가 나는 머리카락이었다. 귀시에 들러 국수를 먹었던 계오는 그 후 얼마되지
않아 세상을 떴다고 한다.

 


 하남성 개봉에는 이런 귀시가 실존한다. 물론 죽은 혼령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히려 귀신보다 더욱 무서운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다. 훔치거나
도굴한 장물은 물론이고 병장기, 영약, 영물을 비롯해 무공비급과 사람의 목숨까지 사고 파는
귀시. 매달 초 그믐에 개봉에서 열리지만 개봉에 거주하는 일반백성들은 귀시의
존재여부 조차 모르는 것이 태반이었다. 귀신과 같은 사람들만이 갈 수 있는곳.
 쉽게 찾을 수도 없고 쉽게 나올 수도 없는 곳. 그곳이 이승에 존재하는 귀시였다.

 


달빛 한점없이 어둠이 세상을 덮은 밤. 개봉에서 얼지 않는 공동묘지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각각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그들은 공동묘지의 중앙으로 모여
각자 가지고 온 짐들을 풀었다.

 


어떤 이들은 병기를, 어떤 이들은 영단이나 영약을, 어떤 이들은 보석을...
귀시에 온 그들은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꺼내어 놓고 죽편을 옆에 세워  가격을 적어 두었다.

 


귀시의 거래 방식은 간단했다. 죽편에 적힌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으면 아무말없이
죽편을 뽑아 가격을 지불하면 되었다. 어떤 흥정이나 말은 필요없었다. 그것이 바로
귀시의 거래 방식이었다.

 


물건들을 팔러 온 사람들 사이로 특이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아무런 물건
없이 죽편만 꽂아 두었는데 거기에는 아무런 가격이 적혀있지 않았다. 바로
명매자(命賣子)가 드들이었다.

 


남궁창인은 바로 그들, 명매자를 찾고있었다. 중원천지 사대세가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그가 이런 귀시에 복면을 쓰는 수고를 무릎쓰고 찾아온 목적은 바로
목숨을 팔기 위함이었다.

 


“ 음... ”

 


남궁창인은 작게 신음을 흘렸다.

 


귀시, 귀시...

귀시에 대해 귀가 따갑게 들어본 그였지만 막상 직접본 귀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팔고있는 병기들은 하나같이 명품이었고, 나와있는 영단들은 소림의 소환단을
비롯해 구파일방의 비전영약이거나 그에 맞먹는 효능을 지녔다고 소문 난 것들이었다.
그 대단한 남궁세가에서 조차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 이런 공동묘지에 몰려있는 것이었다.

 


귀시의 곳곳을 둘러보던 그는 어느 한 곳에서 멈춰섰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자신과
마찬 가지로 복면을 쓰고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죽편을 꽂아둔 사내에게로 향했다.

 


‘ 이 사람이 바로 명매자로군. ’

 


그는 죽편을 조심스럽게 뽑아들었다. 그리고 손 끝에 모든 정신을 손 끝에 모아 죽편을
읽어갔다. 겉보기에 죽편에는 아무런 말이 쓰여있지 않았지만 사실 죽편에는 바늘로
아주 가늘게 그어 놓은 글이 적혀있었다.

 


그저 아주 작은 흠집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글. 그 글을 읽지 못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어떤 청부라도 받아주지 않는 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 살수동맹(殺手同盟)...금패살수(金牌殺手)... 살(殺)....룡(龍) 패(敗) ? ’

 


남궁청인 복면 속에서 작게 웃었다. 드디어 제대로 된 명매자를 만난 것이었다.
사실 그는 살룡패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와 같은 명문세가의 자손이
어찌 살수 나부랭이의 이름을 알겠는가? 그러나 그가 웃은 이유는 살룡패라는 이름
보다 앞에 적혀있는 8자였다.

 


살수 동맹 금패살수! 중원 최고의 살수집단인 살수동맹은 휘하의 살수들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었다. 능력과 청부받는 일의 난이도에 따라 각각 죽패살수(竹牌殺手)
석패살수(石牌殺手), 동패살수(銅牌殺手), 은패살수(銀牌殺手), 금패살수(金牌殺手),
무패살수(無牌殺手) 이렇게 다섯 등급으로 구분한 살수들은 등급에 맞는 일만 청부를
맡았으며 한번도 실패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중 금패살수는 강호의 구파일방이나 명문세가의 제자 중에서도 장로급이나
그에 걸맞은 직위를 가진 사람의 암살을 맞는 등급이었다.

 


죽패를 손으로 읽어간 남궁창인은 품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어 죽패의 값으로 내놓았다.

그 종이에는 중원전장이라는 글씨와 함께 황금 오백냥이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전표를 받아본 금패살수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창인의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
그는 귀시를 가르쳐준 숙부의 말이 떠올랐다.

 


“ 일단 살수가 전표를 받는 다면 너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 전표를 돌려 받을 수 없다.
 네가 살수를 찾아 전표를 건내주면 그걸로 청부가 된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암살할
사람의 등급이 자신이 할 수있는 범위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암살을 할 것이다.
이게 가장 좋지. 하지만 암살할 사람의 등급이 낮다면 그는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등급에 맞는 살수에게 일을 맡길 것이다. 이건 처음 보다 못하지만 괸찮아. 어찌되었든
청부는 성공할 테니깐. 가장 안좋은 것은 네가 만난 살수의 등급보다 청부할 사람의
등급이 높은 경우이다. 이 경우 그는 자신보다 높은 살수를 만나는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리고 받은 전표는 소개비 명목으로 그자가 가질것이다. 이게 가장 좋지않은
경우이다. 소개비만 쓰고 다시 만난 살수에게 또 금액을 지불해야 할테니 말이다. ”

 


그는 숙부의 충고를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암살해야 할 사람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황금 오백냥은 자신에게도 큰 액수였다. 이 돈을 위해 그는 자신의
애검을 팔아야했고, 그의 숙부는 아끼던 명마를 내놓아야했다.

 


복면의 금패 살수는 아무런 말도 없이 종이 펼쳤다. 그는 종이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고 말했다.

 


“ 청부는 받아드렸소. 그는 반드시 죽을 것이오. ”

 


남궁창인은 금패살수의 높낮이 없는 음성이 그렇게 반가 울 수가 없었다. 그의 마음속의 
성취감과 돋 희열이 되어 끓어 올랐다. 되었다. 그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문을 이어 받을 것이다.

 


금패살수는 죽편을 건내 받고 느린 동작으로 일어나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떠나고
한 장의 종이가 귀시에 버려졌다. 바로 남궁창인이 건낸 종이었다. 거기에는 한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남궁연. 

 


현 남궁세가의 장자이자 남궁세가의 소공자라 불리는 남자의 이름이었다.

 

 

 

 

 

 

 

 

이 글을 보고 다른 무갤러들이 희망을 가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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