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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산님 언급되서 올리는 가스라기 2권 맛배기

산쵼 2008.06.16 11:50:13
조회 553 추천 0 댓글 6

 

  일찍이 성황은 환을 일컬어 아홉 주 가운데 샛별이라 했다.

태백성, 혹은 계명성이라 칭해지는 샛별은 가장 먼저 저녁 하늘에

나타났다가 가장 나중에 새벽하늘에서 물러나는 별이다. 그런고로, 도사와 복사(卜士)들은 ‘환주에 서기가 치솟으면 곧 삼라의

봉기고, 환주에 흉이 잦으면 곧 삼라의 금심\'이라고 했다. \'모든

일은 환주에서 시작되고 환주에서 끝난다’는 말도 있다.

  환주와 흑황 사이에 전운이 감돈 지 벌써 사 년. 아직 전면전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변경 마을들이 잦은 흑황군의 야습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금도 대도인 휘경(徽京)은 옛 모습 그대로 번화하고 장려했다. 성곽 안에서는 장사치들이 전란 와중에 치솟은 가격만큼이나 목소리를 드높여 흥정을 하고 있다. 내성에는 국경의 동태에 대한 보고를 듣기 위해 모여드는 무관들의 군장 철컥이는 소리, 각 부대에 전할 군령을 쥔 파발들이 분주히 말부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어디나 조용한 곳은 없었다. 시끄럽긴 하되 폭동의 기미나 공포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찌 보면 이 오래된 수도는 다가오는 전란의 예감으로 인해 더욱 젊어진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직 목을 위협할 정도까지 밀려오지 않은, 그래서 적당히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기분 좋은 긴장감에 도성 전체가 취한 듯했다.

유일하게 조용한 곳은 내성에서도 가장 깊은 안쪽, 용의 비늘처럼 반짝이는 푸른 유리기와를 머리에 얹은 전각이었다. 바로 환공 기백의 거처다. 전각 안쪽의 대전은 백신조례를 행할 수 있을 만큼 넓었다. 그러나 지금 백신은 없고 대전 가운데 청석 바닥에 한 사람이 않아 있을 뿐이었다.

피의 연못 가운데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둥글게 펴진 스물네 폭 붉은 대란치마와 손등을 덮는 긴 붉은 소매에 가싸인 사람. 바로 수년 전 가스라기와 텅 빈 귓도리골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던 환주의 왕, 황공 기백이다.

누구도 왕의 나이를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그가 보위를 넘겨받은 지 거의 이십 년이 다 되어간다는 것은 확실하다. 설령 십대에 왕위를 받았다고 해도 이미 서른을 훌쩍 넘어 마흔에 가까워야 할 나이다. 하지만 외모는 전혀 그 나이에 맞지 않다. 물론 나이만이 아니다. 긴 검은 머리 높이 올려 묶고 흰 이마 가로질러 두른 홍사건 아래 단정한 이목구비는 여자인 듯도 하고 남자인 듯도 하여 가스라기가 아니라도 누구든 헷갈릴 성싶다.

그러나 바닥에 앉아 맞은편 벽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동자의 빛은 분명히 남자의 것이다. 그 눈이 보고 있는 것은 텅 빈 옥좌다. 말 그대로 옥으로 만든 커다란 의자였고, 옥자 뒤편의 벽에는 넓게 펼쳐진 옷 한 벌이 걸려 있었다. 기백이 입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벽사의 진홍빛인데 다만 여자 옷이 아니라 남자 옷, 그것도 왕의 조복인 강사포(絳紗袍)였다.




무협이야기

천마대제天磨大帝. 당신이 바로 하늘을 갈아버린다는 그 천마대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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