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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우리나라는 수뇌부가 문제

ㅇㄹㅇ(58.231) 2008.09.04 23:55:47
조회 105 추천 0 댓글 1

병자호란 당시 청군과 조선군의 대규모 전투중에 가장 잘알려진 상령(雙嶺)전투. 4만명의 조선군을 300명의 청나라 기병대가 격파한 치욕의 전투로 잘알려져있죠. 이 사례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2~3천명으로 몇배나 되는 청군을 격퇴한 광교산, 김화 전투는 전과에 비해 묻혔다는게 살짝 안습입니다. 

저도 예전에 포스팅 한적이 있는데 쌍령전투는 연려실기술의 다음 기록으로 잘알려졌고 저도 쌍령전투 조선군 4만명vs청기병 300명을 거론할때도 보통 이 기록을 인용합니다. 그러나 이 기록에 대해선 몇가지 반론이 제기되었죠. 일전에 어느 메이저 블로거분도 포스팅하신 바있는데 그 근거는 

1) 경상도를 탈탈털어야 나올 4만명의 병사를 개전후 한달도 지나지 않아 4만명을 모아 진격한다는것은 말이되지 않는다. 관리들이 전쟁이 나기도 전에 모집 소식을 듣고 전쟁이 났을때는 진군준비까지 끝냈다는 말인가?

2) 쌍령에서 친 두 진간의 간격은 불과 1km 이내이다. 여기에 4만이 들어가면 진이 두개가 아니라 하나라도 꽉꽉 들어찬다.

3) 별 이유도 없이 청군 지휘관이 겨우 기병 300기로 야산위에 포진하고 있는 4만명의 대군을 공격하는 엄청난 행동을 했다는건 이해가 잘가지않는다.

4) 이후의 기록에서 경상도 관찰사 심연이 패배소식을 듣고 본진을 물렸다고 나온다, 허완, 민영의 4만 말고 또 얼마나 더 많은 병력이 있다는 말인가? 본진의 병력이 선봉의 병력보다 더 작은 경우는 거의 없다.

1번부터 살펴봅시다. 일단 실록에서는

인조 33권, 14년(1636 병자 / 명 숭정(崇禎) 9년) 12월 30일(경자) 5번째기사
강도의 서리 한여종이 장계를 가지고 들어오다

강도(江都)의 서리(書吏) 한여종이 장계를 가지고 들어와서 말을 전하였다. “ 도원수와 부원수는 아직 해서 산성에 있습니다. 적병이 잇따라 오므로 도원수가 황해 감사와 함께 병사를 보내어 요격하여서 동선(洞仙)에서 깨트렸습니다. 경상 병사 민영은 어영군 8천과 본도의 병마를 거느리고 23일에 충주(忠州) 수교(水橋)에 도착하였습니다.”

어영군 8천에 별도로 경상도 군사를 거느렸다고 나와있습니다.

병자호란을 직접 겪은 나만갑(1592~1642)의 <병자록>에는 \'좌병사 허완과 우병사 민영이 거느린 군사는 합쳐 4만여명이었다. 허완은 늙은데다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남을 대하면 눈물을 흘리므로, 모두들 그가 틀림없이 패할 것을 알았다.\' 

인조때 관찰사를 지낸 김시양(1581∼1643)의 <하담파적록>에는 \'정축년 정월 13일에 경상 좌병사 허완ㆍ우병사 민영과 충청 병사 이의배(李義培) 등이 3만여 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쌍령에서 싸우다가 모두 패하여 죽었다. 그 중 의배는 달아나다가 죽었다.\'

당시 병자호란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쌍령전투에 참전한 조선군의 숫자가 3~4만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있으니 함부로 4만설을 부정하는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사한 손종로, 창원부사 백선남, 상주영장 윤여임, 안동영장 선세강 등 참전장수 명단을 살펴보면 8천의 어영군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지에서 모인 속오군이므로 훈련도는 떨어지겠지만 4만의 병력은 물론 그 이상 모으는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처음에 심연이 전 서윤 도경유를 종사관으로 삼아서 군중의 일을 경유에게 일임하였다. 좌병사와 우병사가 가까운 고을 군사를 거느리고 고개 아래까지 진출하기는 했지만, 먼 고을 군사의 태반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양식이 또한 후방에 있어서, 두 병사는 이를 기다리느라고 출발하지 않고 있었는데도 경유는 우병사의 병방군관 박충겸을 목베고 날마다 진군하기를 성화같이 독촉하여, 두 병사는 두 병사는 하는 수 없이 진군했다. 그러나 지독한 추위에 군사들은 옷을 입지 못하고, 입고 있는 흩옷도 짧게 잘라서 연일 강행군을 하니, 모두 얼고 굶주려서 군정이 크게 무너졌다.> -병자록-

경상도군이 치중을 버리고 기본적인 양식과 피복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로 강행군을 했다는 기록이 여기저기 무수하게 등장하니 경상도군의 빠른 진격은 이것으로 설명할수 있습니다.

먼 고을 군사는 태반이 도착하지 못했는데 4만이면 실제론 얼마나 많았다는 것이냐 그게 말이되냐 할수도 있습니다. 실록에서 12월 23일 민영이 충주를 지났다고 했으니 민영이 명을 받고 출발한건 더 이른 날짜입니다.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에서 나온 병자호란사에서는 민영이 근왕명령을 받은 날짜가 12월 19일이라고 하는데 이를 신뢰한다면 그들은 대구에서 충북 충주까지 4일만에 날라버리는 강행군을 했다는 뜻이 됩니다. 설사 19일이 아니더라도 위에서처럼 전쟁나기도 전에 모집한거 아니냐 할정도로 행군속도가 빨랐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경기도 광주의 쌍령에서 전투가 벌어진건 1월 2일입니다. 

식량, 피복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달려 대구-충주를 며칠만에 주파한 군대가 더 가까운 광주까지는 일주일이 넘게 걸렸습니다. 별 이유도 없이 갑자기 느려진 행군속도를 낙오병 및 경상도 각지에서 출발한 다른 병력을 기다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할수 있지 않을까요? 즉, 쌍령전투는 병사 반절이 도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게 아니라 미쳐 급히 출발하느라 이끌고 오지 못했던 병력까지 합류한 4만명이 치른 전투로 생각할수 있다는거죠. 참전&전사자 목록에 창원부사를 비롯해 경상도 남부에서 온 군사들이 보이는데 이들이 모두 민영과 동시에 발맞춰 움직이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게다가 \'적이 양진을 깨뜨리고 나자 죽은 자의 옷을 벗기고 또 불을 놓아 태우고 갔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종전후 유가족들이 시신을 어느정도 수습했음에도(손종로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의관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합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8천여구의 시신이 남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쌍령전투의 조선군 수가 결코 적지 않았음을 뜻하는 또 다른 근거죠.

허완과 민영의 두 진간의 간격은 불과 1km 라는것도 전투 장소 비정부터 시작해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에서 낸 병자호란사의 추정이지 사료및 현지지형에 대한 면밀한 답사와 검토를 통해 내린 확실한 결론은 아닙니다. 조선군 4만의 상세한 전투묘사 기록가 전승이 전해오는데 좀 더 추가적인 검토없이 단순히 장소가 협소하니 4만명 못들어간다는 주장은 너무 이른게 아닌가 합니다.

경상감사 심연의 본대가 후방에 있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심연이 후방에 머물렀던건 사실이지만 실록이며 수많은 사료들을 모아서 재구성한 연려실기술은 물론

정월 초이틀 비로소 여주 영릉(여주군 능서면)으로 와서 쌍령의 군사가 패했다는 말을 듣고 허둥지둥 고개를 넘어 조령(문경 새재)에서 창의대장 김식을 만났다. 김식이 거느리고 있는 사람은 사인, 노복등 몇백명밖에 안 되었는데, 그 역시 참모 군관으로 하여금 나누어 거느리게 하고, 자기는 사대부 6,7명과 함께 몰래 조령과 죽령 사이를 돌아디나다가 감사를 만났는데, 어떤 사람이 적이 왔다고 잘못 전하는 말을 듣고, 감사 이하 제각각 말에 채찍질하여 달아났다. <병자록>

병자록을 비롯한 병자호란 당시 기록 어디에도 심연이 대군을 거느리고 있었다는 말은 보이지 않습니다. 패했다는 말을 듣고 허둥지둥 달아나서 하는 행동을 보면 그런 추정을 할만한 건덕지도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쌍령에서 청군 기병 300명을 의심하면 했지 조선군 4만설은 의심하기엔 남은 기록이 많습니다. 기록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그 청군 기병은 나무방패든 33명으로 허완의 진영을 짓밟은 다음 민영의 진영까지 발라버린 \'300\'의 스파르타군을 능가하는 용자들입니다.


통쨰로 빼왔는데.. 아싯파 안습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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