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재회한 뒷 이야기 정도로 봐주면 돼!
맘대로 조금 끄적여본당
재회 직후 이런 식이지 않았을까..하는 망상



#재회 직후, 민정의 학교.


선생님이 불러주는 제 이름이 얼마만인지. 비를 피하려 했을 뿐인데 선생님을 만나다니. 항상 고민했다. 내게 선생님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반대로 선생님에겐 내가..우연일까, 운명일까.

윤호와 선생님은 학생들이 없는 교실에서 예전처럼 창밖을 나란히 바라보고 있었다. 언젠가 이문세 노래를 함께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비는 그쳤고 시간이 조금 흘렀다는 거.

"잘..지냈어?"

민정이 애써 웃으며 윤호에게 물었다. 허나 이내 웃음이 지워졌다. 도망치듯 떠나버렸던 선생님의 첫 마디에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윤호는 제게 호감을 보였었다. 미안했다.

"아니요."
"어?"
"저 학교 쉬었어요."
"어?!"

놀란 목소리에 윤호가 민정을 돌아봤다. 눈에 걱정이 가득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모습. 일년 전이었다면 놀려먹기 딱 좋을 모습. 선생님은 변한 게 없었다.

"생각 좀 정리하고 싶어서요. 여행하고 있어요."
"아..그렇구나. 힘들진 않아?"
"힘들어요. 집 생각도 많이 나고. 근데 좋아요. 자유롭기도 하고, 선생님도 만났으니까."
"...윤호야."

민정의 부름에 윤호는 씨익 웃었다. 가지런한 치아가 다 보일 정도로 큰 웃음.

"선생님. 저, 저녁 사주세요."
"...어?"
"자주 사주셨었잖아요~저녁 사주세요. 저 배고파요."

더 자란 제자가 애교까지 부려가며 조르는 모습에 민정도 웃으며 끄덕였다.

"그래. 선생님이 맛있는 거 사주께. 뭐 먹고 싶어?"
"짜장면, 짜장면 사주세요."
"더 맛있는 거 먹어도 되는데."
"그거면 돼요. 히."

떠오르는 옛 기억들. 잠시 추억에 잠긴 민정이 여전히 웃는 낯으로 말했다.

"그래, 알았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