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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발발 직후 나라 꼬라지

zxc(207.244) 2015.03.06 12: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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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통신사 학봉 김성일)은 그 자리에서 초유문(招諭文)을 지어 온 도 안에 포고하였는데, 그 글에 이르기를,

“나 라의 운수가 중간에 와서 불운한 탓에 섬 오랑캐들이 몰래 군사를 동원해 우리 강토를 함부로 유린하여 동쪽과 서쪽 두 방면에서 돌진해 들어왔다. 그런데 큰 성과 큰 진에는 일찍이 방비책(防備策)을 설치하지 않았던 탓에 열흘 사이에 험한 관문과 높은 고개를 넘어 곧바로 서울을 공격하게 되었다. 이에 상께서는 서울을 떠나 파천하고, 온 나라 사람들은 도망쳐 숨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생긴 이후로 오랑캐의 화란이 오늘날처럼 참혹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여 러 곤수(閫帥)들은 국가의 간성(干城)인데도 왜적들이 침입했다는 소문만 듣고서 무너지기도 하였으며, 적병을 겁내어 움츠러들기도 하였다. 수령들은 한 고을의 군장(君長)인데도 모두들 자신의 처자식을 안전한 곳에 피난시키고 무기고를 불태웠다. 그리하여 한 사람도 충의(忠義)를 떨쳐 일어나 앞장 서서 왜적을 치는 자가 없었다. 그러니 불쌍한 우리 군사와 백성들이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하여서 흩어져 도망치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거 센 물결에 한번 무너지자 이를 막아낼 도리가 없게 됨에 따라 성에는 창을 든 군사가 없었고, 고을에는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신하가 없었다. 이에 왜적들은 마치 무인지경(無人之境)에 들어오는 것처럼 몰려 들어와 마침내 영남 한 도가 왜적들의 소굴이 되어버렸는바, 형세가 마치 흙더미가 무너지고 기왓장이 깨지는 듯하여 조석간도 보장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변고인가.

그 러나 이것이 어찌 단지 변장(邊將)이나 수령들만의 잘못이겠는가. 이 지방의 선비와 백성들도 그 책임을 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옛날에 큰 난리를 만나서도 나라를 잘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윗사람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뜻이 있었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왜적들이 아직 이르지 않았는데도 선비와 백성들은 앞장 서서 먼저 도망쳐 산속으로 숨어 들어가 구차스럽게 목숨을 부지하려는 계책을 하였다. 이에 수령은 백성이 없게 되고 장수는 군졸이 없게 되었으니, 장차 누구와 더불어 왜적을 막을 수 있겠는가.

어 떤 사람은 말하기를, ‘옛날에 추(鄒) 나라와 노(魯) 나라가 전쟁을 할 적에 추 나라 관리들은 전사한 자가 30여 명이나 되었는데도 백성들은 한 사람도 죽지 않았다. 이것은 관리들이 평상시에 백성들의 고통을 잘 돌보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선비와 백성들이 흩어져 달아나는 변고가 있는 것이 어찌 맹자(孟子)가 말한,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되돌아간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다. 아, 이것이 무슨 말이란 말인가.

근 년 이래로 조세(租稅)가 정말 가혹하였고 부역(賦役)도 과중하였으니, 백성들이 과연 명령을 감당해 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성을 쌓고 해자를 파고 방비하는 도구를 갖추는 것은 모두가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지금 와서 본다면 성상께서 백성들을 보호하려는 생각이 원대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학봉전집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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