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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김성일이 말한 임진왜란 직전 조선의 상황

무사(66.85) 2015.03.06 12:30:09
조회 192 추천 0 댓글 0

통신사 김성일이 말한 임진왜란 직전 조선의 상황



"공(학봉 김성일)은 잇따라 차자(箚子)를 올려 시사(時事)에 대해 극언하였는데, 그 가운데 한 차자에서 대략 이르기를,

“더 할 수 없이 어진 것이 하늘이면서 더할 수 없이 위엄스러운 것도 하늘입니다. 믿을 수 있는 것이 하늘이면서 못 믿을 것도 하늘입니다. 그러므로 임금이 비록 도를 잃은 잘못이 있더라도 재앙을 만나 잘 수성(修省)한다면, 하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으며, 재앙의 꾸지람을 늦출 수도 있습니다. 임금이 이미 도를 잃은 잘못을 초래하고서도 수성하지 아니하면, 신령의 노여움이 더욱 심해져서 하늘에서 주는 녹(祿)이 영원히 끊어집니다. 예전에 밝은 임금들은 믿을 만한 하늘의 어짊은 믿지 않으면서 두려워한 것은 하늘의 위엄이었으며, 두려워해야 할 하늘의 위엄은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닦은 것은 인사(人事)였습니다. 인사를 제대로 닦지 못하고서도 하늘의 마음을 사무치게 한 자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있지 않았습니다.

신 들이 삼가 보건대, 전하께서는 등극하신 이후로 정신을 가다듬어 정치하는 데 힘쓰시면서 밤낮으로 부지런히 일하고 근심하고 계십니다. 그런데도 수십 년 이래로 장마와 가뭄이 잇따라 일어나고, 흉년과 기근이 거듭 닥치며, 하늘의 변괴와 물건의 괴이가 거듭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를 두고 말하더라도, 삼원(三元)의 달에 서울에서 지진이 일어났으며, 심지어는 형혹성(熒惑星)이 한 달 동안이나 없어지지 않았고, 태백성(太白星)이 날마다 하늘을 가로질렀으며, 바람과 장마의 변고도 예전에 없었던 바이고, 번쩍대는 번개와 우레가 여름철같이 쳤습니다. 신들은 하늘의 뜻이 어찌해서 이처럼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변고가 비록 어떤 일에 대한 응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인사에 있어서 잘못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닌바, 신들이 기휘(忌諱)하지 않은 데 대한 주벌을 무릅쓰고 그에 대해 낱낱이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부(貢賦)를 바치는 한 가지 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토 질에 따라 공물을 내는 것이 선왕(先王) 때부터 내려오는 정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토질에 맞는지의 유무와 군읍(郡邑)의 크고 작음을 묻지 않은 채, 똑같이 책정하여 생산되지 않는 것조차 다 바치게 하였는바, 그 괴로움이 이미 극도에 달하였습니다. 요사이에는 또 규정 이외의 각종 명목으로 수시로 징수함이 끝이 없는데, 가혹하게 세금을 징수하기를 살가죽을 벗기고 뼛골을 후벼내듯이 합니다. 그러면서 백성에게 중한 세금을 부과하는 자를 착한 수령이라 하고, 조세 독촉을 엄하게 하는 자를 유능한 서리라 하며, 형벌을 혹독하게 쓰는 자를 일 처리에 능한 자라 하고, 백성들의 것을 빼앗아서 위에 바치는 자를 봉공(奉公)을 잘한다고 합니다. 이에 360고을 가운데 자상하고 온화한 수령은 몇 안 되고, 침해하고 긁어들이는 자만 곳곳마다 널렸습니다. 그러니 백성들이 어찌 곤궁해지지 않고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공 부를 거두는 번잡함이 이미 이와 같습니다. 그런 데다가 각사(各司)에서 방납(防納)한 뒤에 몇 배의 대가를 받는 폐단은 나라에 있어서는 큰 좀벌레이고, 백성들에게는 큰 병이 되는 것입니다. 공안(貢案)에는 정해진 액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이 바치는 것은 정해진 액수 이외에도 이른바 인정가(人情價)니 작지가(作紙價)니 하는 것이 있어서 원래의 액수보다 갑절이나 많습니다. 방납의 경우에 이르러서는, 각시(各寺)의 주인(主人)들이 그 이익을 독점하고 있으므로, 백성들이 직접 바치고자 하더라도 바칠 길이 없습니다.

조종조(祖宗朝) 때에는 이에 대한 금법(禁法)을 범하면 변방으로 내쫓아 버리기까지 하였으므로, 모리배들이 제멋대로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가에서도 예삿일로 알아, 호조(戶曹)에서 매기거나 본사(本司)에서 징수하는 것도 고을에다가 하지 않고 그 주인(主人)에게 합니다. 그러니 주인들이 무엇에 징계되어서 두려워하는 바가 있겠습니까. 주인은 이익을 독점하여 가만히 앉아서 부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끗을 좋아하는 사대부들도 혹 이를 본받아서, 권력이 센 자는 감사에게 편지를 보내고, 직위가 낮은 자는 사사로이 수령에게 부탁하여, 흔한 물품을 바치고서는 열 배의 값을 받아들입니다. 이에 양피(羊皮) 한 장 값이 면포 70필(疋)에 이르고, 표피(豹皮) 한 장 값은 수백 필에 이릅니다. 종이 10권(卷)은 지극히 적은 것임에도 산읍(山邑)에서 목재 100본을 받아들이고, 궁각(弓角), 소 힘줄, 아교 따위는 지극히 흔한 것인데도 민간에서 100여 곡(斛)의 쌀을 거두는 실정입니다. 지극히 적고 지극히 흔한 것도 이와 같으니, 하물며 이보다 더 중한 것이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가난한 백성들의 재물을 배로 운반하고 육로로 실어 날라서는 권력 있고 지체 귀한 집에 바치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바, 백성들의 고혈은 이미 다 말랐습니다.

아, 조세의 번거로움이 이와 같고 방납의 폐단 또한 이와 같으니, 백성들이 원망하고 탄식하여 화기(和氣)를 손상시키는 것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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