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은하수를 찾아 떠난 2박 3일

놀러옴(175.198) 2018.05.09 10:35:17
조회 45977 추천 568 댓글 180

2018년 4월 24일~2018년 4월 26일

모처럼 3일 간의 휴무를 얻고, 비가 온 직후이기도 하고, 월령도 괜찮은 편이었다.

지금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은하수를 찾아 떠날 기회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집에서 편히 사흘간 푹 쉬는 것도 좋겠지만 약간 무리를 하더라도 밤하늘을 수놓는 은하수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2박 3일간 은하수를 찾아 돌아다니기로 했다.


장소는 충북 보은 원정리와 작년 이맘때 가본 적이 있던 임실 옥정호의 국사봉.

처음 계획을 짤땐 가본 적 있어 익숙한 국사봉->처음 가보는 원정리 이렇게 가려고 했으나

생각해보니 그 반대가 나을 것 같아서 원정리->국사봉 이렇게 변경했다.

변경의 이유는 나중에 나옴.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104c377402b412fd5ab68588

동서울 터미널에서 보은행 시외버스를 탔다.

한참을 달려 보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원정1리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비가 온 후에 미세먼지도 적고 맑은 하늘을 볼거라 기대했는데 아직은...

구름이 너무 많았고 가끔 한두방울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4948637b52e61ea05ab685eb

버스를 타고 원정1리에서 내려 원정삼거리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그 유명한 원정리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은하수를 담아보고 싶었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봤을땐 느티나무가 참 크고 아름다워 보였는데...실제로 가서 보니까

엥 내가 본 그 크고 아름다운 느티나무가 설마 저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기 사진 중간에 보이는 조금 큰 나무가 그 느티나무임...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131f647252b14aa65ab685e4

이런 표지판까지 있는거 보니까 그게 맞나보네.

인터넷에서 본 사진으로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가...실망도 조금 있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4843342407b11fa65ab685ed

저녁이 되도록 짙은 구름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폰으로 계속 일기예보를 봤는데 거의 자정 이후에나 구름이 걷히는 것으로 나왔다.

이때 고민 참 많이했다.


만약에 일기예보가 틀려서 자정 이후에도, 새벽까지도 구름이 걷히지 않는다면

여기까지 온 보람도 없이 어두운 논두렁 한가운데서 날밤만 새다 가는거고...

그렇다면 버스가 다닐때 다시 시내로 돌아가서 다음날을 위해 방을 잡고 식사도 하고 잠도 자두는 것이 이득이다.


하지만 일기예보가 맞다면 나는 은하수 사진을 못건지고 그냥 하루를 날리는 것이다.


여기서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결국 일기예보를 믿고 남기로 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494b307656b613f75ab685db

느티나무 바로 아래에 벤치가 있어 거기서 앉아 쉬고 있는데

날이 어두워지니 솔직히 많이 무서웠다.


주변에 인기척이 없는 논두렁 뿐이고...

논두렁 한가운데에 느티나무 한그루...

그 밑에 앉아서 밤을 지새우려니 별별 무서운 상상이 다 들었다.


예를 들어 문득 위를 올려다봤는데 목매단 귀신이 있다거나...굵은 나뭇가지에 귀신이 쪼그리고 앉아 나를 지켜보고 있다거나

나무 사이에서 밝게 빛나는 무언가의 눈이 나를 똑바로 보고 있다거나...


진짜 무서워서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도망갔음.

거긴 적어도 불은 켜져있으니까...


거기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11시쯤 넘으니까 거짓말처럼 짙은 구름이 조금씩 걷히더라.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144c667054ef4ff35ab68530

짙은 장막처럼 드리웠던 구름이 걷히고

새벽을 빛내는 별들이 고개를 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다시 느티나무로 돌아갔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494335725eb14ea05ab6855f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484e6e7557e21df65ab6855c

대낮에 볼땐 별거 아니게 보였던 느티나무인데 이렇게 보니 꽤나 괜찮은 그림이 완성된다.

다만 간혹가다가 구름 물결이 지나가서 별빛을 가리는 것은 아쉬웠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154a667255e44dfd5ab68523

괜찮은 뷰가 나오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올해 첫 은하수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154f327b55e71ca15ab685ee

이때가 아마 새벽 2시 이후일 것이다.

제법 찬 기운이 감도는 새벽을 헤치고 은하수가 고개를 내밀었다.

안녕, 오랜만이야.


(천체사진-좋아서하는밴드)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4fdb1cf33e41c83be53c6c9dc75188193415440a3c292cd474e622007e14ea25ab68510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새벽은 제법 쌀쌀하여 손발이 시려왔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4fa602be509a1df15a7a04d

하지만 오히려 근래 정신없이 달려서 달아올랐던 나의 일상,

일이라는 열병에 시달리던 나의 정신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것만 같았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7fb6f7eb905f0d715a7a0ab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0a9677ab755f2de15a7a0f5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3aa342eb205f6d615a7a00d

과열되었던 내가, 과열되었던 나의 일상이

시원한 은하수를 보며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만 같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3ff3579b254a5d615a7a06a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6ac6e2be304a7dc15a7a040

새벽 4시가 지날 무렵 조금씩 안개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렌즈에 자꾸 이슬도 맺히고 대기가 흐려져서 오늘은 이만 철수하기로 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4f1617bb300a1de15a7a0b6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오고...

잠이 밀려오길래 콜택시를 불렀다.

시골이고 이른 아침이라 안올줄 알았는데...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4aa6e73e608f58b15a7a09f

보은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허름한 분식집에서 먹은 아침...

거의 24시간만의 식사다.


그땐 참 잔치국수가 땡겼는데 김밥엔 라면이 역시나 잘 어울린다는걸 느꼈다.

라면시킬걸.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5fc3072e152a58c15a7a04f

보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전복합터미널을 거쳐 전주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야했다.

밤샘촬영으로 인해 쌓인 피로는 버스에서 쪽잠을 자며 일부 해결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2aa327ce255fc8915a7a01c

오랜만에 무거운 백팩에 사진촬영장비와 물까지 넣어서 다녔더니 어깨가 조금 아파왔다.

대전복합터미널 약국에서 파스와 붙이는 핫팩을 구매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2f9657ab203f68a15a7a075

전주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버스에 앉자마자 바로 기절하듯이 잠들어서 중간중간 사진은 없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6f06673b001a08e15a7a078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옥정호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거의 상,하운암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그쪽에서 내리긴 했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이 강을 건너야한다.


작년에 와놓고도 엉뚱한 길로 와버린 나는 대체...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1ac627bb908a7d715a7a0b8

강을 건너는 다리를 찾아 한참을 돌아서 마침내 작년에 봐서 익숙한 길에 도달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0f96179e408f28d15a7a060

내가 원정리->국사봉으로 코스를 변경한 이유.

기억을 더듬어보니 국사봉 바로 근처에 모텔이 있었다.

원정리에서 밤샘촬영을 하면 아무리 중간중간 버스에서 잔다고 한들 몹시 피곤할 것인데

국사봉 근처 모텔에서 잠시 제대로 눈을 붙이고 밤에 국사봉에 올라 촬영을 재개하면 될 것 같아서...

만약 국사봉->원정리였다면 피로를 쉽게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3a96179b350f3df15a7a016

모텔에서 한참 눈을 붙이고 국사봉 전망대에 올랐다.

이 날은 달이 보름에 가까운 상현이었고 새벽 늦게까지 떠 있었다.

달로 인한 광해 그리고 붕어섬 근처의 광해에 구름까지 껴있어서 은하수가 선명하지 않았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3a93073e403a0df15a7a05e

게다가 작년엔 안 그랬던거 같은데 무슨 비행기가 이렇게 많이 지나다니는지

비행운이 수시로 껴서 그마저 깔끔한 은하수 촬영에 방해가 되었다.

붕어섬은 운해와 은하수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광해가 있어도 좋았는데

이제는 광해만 문제가 아니다.


날씨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름도 많았고 비행기가 자주 다녀서 날씨와 관계없이 비행운도 자주낀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4ab3079b601f2dd15a7a0d0

모텔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곤 하지만 그래도 피로가 다 풀린 것은 아닌지라

나무데크 계단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았다.

다행스럽게도 데크에 텐트를 친 사람이 있어 외롭고 무섭진 않았다.


얼마나 눈을 붙였을까...

갑자기 어느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워낙 뜻밖의 일이라 육성으로 아이 깜짝이야를 외치며 일어났는데

노인은 사람좋게 허허 웃었다.


많이 졸린거 같은데 커피나 한잔 나눠 마십시다.

라며 보온병에 든 뜨거운 물과 믹스커피를 내게 나눠줬다.


노인은 이 근처에 사는데, 밤늦게 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좋은듯 하여 은하수를 찍으러 어딜 가볼까

생각하다가 아침 운해도 볼겸 붕어섬으로 차를 몰고 새벽을 달려왔다고 한다.


예보와는 달리 군데군데 너저분하게 구름이 껴있는 밤하늘을 보며 노인은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

모처럼 이렇게 나왔는데, 후회가 없어야할텐데

Counting Stars-One Republic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ff16f7fb907f2da15a7a090

새벽 늦게서야 은하수가 얼추 보일 정도로 시야가 확보되었다.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그어진 비행운은 몹시 아쉬우나 아까에 비하면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보며 후회가 없어야할텐데 라는 말을 속으로 곱씹었다.


생각해보면,나는 언젠가부터 끊임없이 후회를 반복하며 살았던 것 같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2ab6f2fb909fdda15a7a004

일이든 사람이든...나의 거의 모든 선택들에 대해서 아 이건 정말 내가 잘했다라는 만족을 과연 몇번이나 느껴봤는지.


그때 그만 뒀어야했는데라며 후회하다가도 아 그때 그만 뒀다면 또 그만둔걸 후회하지 않을까하며 또다른 선택에 대한 후회가 오고...

급기야는 모든 선택에는 그만큼의 후회가 따르지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7f96f79b705a68b15a7a064

후회가 없어야 할텐데...

대체 어떻게 하면 후회가 없을까 하는 질문을 저기 새벽 하늘에 날려보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나는 그간 정말 숨가쁘게 달려오지 않았는가.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그렇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질주해서 끝에 남는 것이 한 줌의 후회라면

나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열정을 불살랐는가.

정말로 후회뿐인가?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와서 시야가 좁아져 후회밖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

잠시 숨을 고르면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올까.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ffb307ee652f5dc15a7a003

충분히 영글지 못한 나의 지혜로는 답이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답을 찾아 헤매는 사이 조금씩 날이 밝아왔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3fd647db608f5de15a7a0fd

너저분하게 그어진 비행운에 아쉬운 한숨을 실어보내고 은하수를 떠나보낼 준비를 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1fc632fb455a68b15a7a0de

푸른 하늘에 푸른 은하수가 서서히 묻혀간다.

희미해지는 은하수에 작별인사를 건네고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fad672fb653a1dd15a7a0f5

아침에는 어김없이 옥정호를 둘러싸고 운해가 피어올랐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6fd667db908f6d615a7a044

작년처럼 자욱한 운해는 아니지만 제법 한폭의 동양화같은 느낌이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6fa607ee107f1d715a7a0f9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1f8377ce103a68a15a7a004

이렇게 보니 짙은 운해도 좋지만 이렇게 깔끔한 시선을 제공하는 적당한 운무도 좋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0f86f2ce607f58c15a7a079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7fa652ee207f7dc15a7a0ee

아니 운해...라고 하기엔 좀 아쉽긴 하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5ff307bb655fddc15a7a0ee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3ff357ce650a7dc15a7a0d4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2f13729e602f4d615a7a0a2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5fb337db750fcd615a7a0b6

짙은 운해가 아니기도 하고 2박 3일간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극히 피곤하기에

이만 삼각대를 접고 철수하기로 했다.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c6ae637ab457f6df15a7a0da


viewimage.php?id=39afd130e0de&no=24b0d769e1d32ca73cef85fa11d02831dc7f5dc338ba31e98e3bde94c503fdb1e466db627370b38ffe3a7da7cae3dfd3491cb8f77595ab307ab500a1de15a7a085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전주의 명물인 초코파이를 구매해봤는데

솔직히 그냥 진한 단맛에 하나 이상은 못먹겠더라.

좀 너무 달지않나 싶었다.



출처: 여행-국내 갤러리 [원본보기]

추천 비추천

568

고정닉 153

2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17757 너랑 나랑 합치면.manhwa [334] 훌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1 56643 543
17756 13회차 백혈구헌혈 후기(국립암센터) [232] 흑인강도(220.118) 23.09.01 21281 277
17755 8/22-8/26 발리 누사페니다에서 개복치랑 만타야스봄 [101] 몰라몰라(106.249) 23.08.31 22081 73
17754 피규어 작업입니다 [131] FiB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1 28994 206
17753 부상수초 홀더 만들기+옥상 연못 레이아웃 바꾸기 [170] 풍선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0 22136 212
17752 저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95] 우치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30 31894 103
17750 (후기)김정은,나치 아니라고 [730] 구아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9 73544 838
17749 [DIY] 랜턴오일을 만들어보자!(혐주의) [146] 김디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8 34830 192
17748 (단편) 핑크몽키 [237] 핑크몽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8 25041 229
17747 (만화) 자강두천! 그 놀라웠던 프랑스 침공의 기적이여! - 完 [421] LT.yu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6 38430 291
17746 Ez-8 LED 개조 완성 [113] Z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5 26424 108
17745 위바리) 서울 바 기행 2편 [77] 코리브레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5 23695 77
17744 싱글벙글 ppt로 이상한거 만드는 놈 [529] 오봉삼(221.163) 23.08.24 63680 1107
17743 [스압] 조던이 르브론처럼 살았다면.manhwa [777] 참느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4 62778 744
17742 수상구조사 학생의 야외수영장 알바 후기 [277] WattsonOnl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3 62916 311
17741 히요리 총가방 만들었습니다 [175] diabol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3 34849 253
17740 감옥학원 가쿠토 사진 받았오 [332] 개아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2 51462 358
17739 비추 달아라 [262] 안전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2 47753 555
17738 성공한야붕이.. 쌔끈하게 광복연휴 황본여행 FLEX~ [959] ㅇㅇ(118.235) 23.08.21 64570 1188
17737 해골전령과 길잃은 꼬마.manhwa [175] kain_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1 27089 284
17736 귀신들로 외계인 무찌르는 만화.manhwa [302] 으쥬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9 52526 502
17735 집에서 만들어 먹은 피자들 [329] 엠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8 59179 729
17734 고래 그리는 과정 [204] 애기바다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8 40493 258
17733 국제적 멸종위기종&해양보호생물, 홍살귀상어를 만나다. [201] 기수어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39385 475
17732 [스압] 윤님과 함께한 도림천 걷기 [211] lIIIlIIIllIl_Barcod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29137 297
17731 125kg히키코모리가 코스프레를 하기위해 1년간 60kg를 뺸 여정. [830] 아야짱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6 117015 575
17730 솦붕이 인명구조하고옴;; [595] 모오오오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6 51878 1581
17729 Z6ii ) 일본 최남단섬 , 하테루마섬 밤하늘 사진 몇장 [251] heeee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5 33800 295
17728 [프랑스 방랑기] 알프스 투어 1일차. 알프 듀에즈 [73] 우치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4 15521 73
17726 현재 모으고 있는 PC게임잡지들 [313] 한국게임잡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4 39205 239
17725 사랑은 타임어택 [372] 개구락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2 76011 1014
17724 수작업으로 그린 총 몇 개 [193] 럭셔리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38576 155
17723 이전에 만든 컨테이너선.. [121] 콩송편(110.70) 23.08.11 30638 260
17722 심심해서 써보는 당근세차 후기.jpg [728] ㅇㅇ(118.235) 23.08.10 87512 928
17721 [라퓨타] 타이거 모스호 완성 [113] 곰나으리(110.11) 23.08.10 20524 273
17720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초호기 제작 및 코스 후기 [235] 길키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9 44932 172
17719 (스압)2023 후지락 여행 후기[3일차] [67] 울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9 20231 39
17718 (스압) 꽃도둑 [330] 고랭순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36448 678
17717 미국 Go Congress 가서 김지석9단 만나고 온 후기 [14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8014 363
17716 (단편)방랑용사 루시아의 수난.Manhwa(스압)(후방?) [239] 5해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33892 341
17715 이세계의 버스 [230] 오프더레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37652 396
17714 1/64 슬램덩크 가마쿠라 철도 건널목 디오라마 만들어왔어(스압) [133] 주_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31176 283
17713 카린이 뉴비의 뉴욕스뜨릿 [129] ㅇㅇ(118.235) 23.08.04 26654 209
17712 퓨리 셔먼 M4A3E8 이지에잇 완성 (초스압) [112] 통통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22786 241
17711 수세미+은박지 고블린 슬레이어 [198] 스머프부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38931 340
17710 7전8기 천마산 안개폭포 도전기 [83] 12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17109 58
17709 [치카0801] 2023년 치카 생일상 차려왔다 [228] キセキヒカル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26587 223
17708 스압) 3주간 미국 여행 다녀왔음.webp - 서부 [145] 쿠미히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26302 166
17707 직접 집에서 간편하게 씹덕잔을 만들어보자. [369] 씹덕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1 63991 380
17706 MOC "깨어난 포탈" LED작업물 [96] TriSHuL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1 20174 10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