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전제로 살아간다는 말은 삶에 지향성을 띈다는 말이다. 삶의 지향성이란 곧 가치관이다. 사랑, 돈, 권력, 재능 등 자신이 성취하고 싶고, 얻고 싶은 그 무언가를 우리는 목표라고 부르며, 그러한 목표들을 성취하고자 갖게되는 의지나 실천하는 행동이 곧 삶의 지향성을 이루게 된다. 의지와 행동들은 반드시 생존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실천될 수 있다. 자살폭탄테러를 통해 영생이나, 또는 단순히 사후에 사회적으로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일정 기간 동안의 필연적인 생존을 전제로 하게 된다.  사실 우리 모두가 대강 언제 죽을 것이다 라고 어림잡아 예측하여 몇 살 때 까지 무엇을 성취할 것이며, 무엇을 이룰 것이다 라는 등의 계획을 생각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도 영생은 아니더라도 일정 시간의 생존을 전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당신은 나에게 생존을 전제로 살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는가? 당신은 나에게 생존이 아닌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고 했다. 죽음이 사후의 당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가? 나는 사후에도 당신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격체로써 존재할 수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신은 인간이 죽고 나서 비물질적 존재로써 사후세계나 영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행복이 당신에게 성취감이든, 아니면 성취해야 돠는 무언가의 그 자체이든 결국 생존없이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당신이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든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든 결국 생존은 필연적으로 당신이 요구하게 되어있다. 설령 당신이 생존을 위해 생존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당신은 철저히 생존을 전제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생존을 전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배울 것은 없다." 내가 왜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일까? 당신을 무시하기 위함인가? 내가 당신으로 하여금 정신적 우월감을 느끼기 위함인가? 전혀 아니다. 생존을 전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기준이 있다. 사회 내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받아질 수 있고 미풍양속을 저해하지 않는 도덕적 기준이 필요하다. 각자 다른 가치 판단을 하지만 결국 그것은 일정한 틀 내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일정한 틀 외부에서만 존재 "할 수 밖에 없는" 나는 나 자신을 왜곡하고 그 표준 틀에 갇힐 수도 없었으며, 그 틀이란 결국 개새끼 만들기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 틀에 자신을 종속시키려 할 필요가 나에게 있는가? 내가 당신에게 물었어야 한다. 왜 당신은 그 틀의 밖을 볼 수 있으면서 보려하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그 답을 안다. 그저 당신이 그 답을 생각해보길 바랬을 뿐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그 틀 속에 갇혀 고통을 느낀 적이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타인을 잔혹하다 말하면서 자신은 잔혹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를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