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왜 눈을 쳐감은겁니까?"

유난히 한가했던 어느날, 니나의 질문에 무료했던 사무실에 생기가 돌았다. 니나를 돌봐주던 마유는 니나가 또 못된말을 한다며 다그쳤지만 내심 이유가 궁금한듯 보였다.

"그건....비밀입니다! 후후후"

클라리스는 니나의 질문에 손가락을 까딱 흔드는 제스쳐를 취하며 말했다.

"아! 나 그거 알아 제로스 맞죠?"

때마침 스케쥴을 마치고 들어온 나오는 기쁜 듯 클라리스에게 슬레이어스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며 그녀를 곤란하게 했다.

"나오 그쯤해둬, 곤란해하잖아"

프로듀서는 나오의 머리를 살짝 비비며 그녀를 제지했다.

"아 머리 좀 만지지 말라니깐~프로듀서 싫어"

나오는 삐죽삐죽 튀어나온 머리카락들을 손으로 빗어내리며 프로듀서에게 투덜거렸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계속해서 나오의 머리를 어루만졌고 짜증내던 나오는 어느순간 조용히 프로듀서의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언니, 얼굴이 쳐빨개진검다!"

니나는 나오의 표정이 재밌기라도 한 듯 그녀를 보며 얼굴을 갸우뚱거리더니 깔깔거리며 웃었다.

"니나! 그러면 못써요"

지켜보고 있던 미유는 니나를 번쩍 들어 자신의 품에 안은 뒤 나오에게 사과했다.

"딱히 사과할 일도 아니고....아직 애잖아요..헤헤헤...티 났으려나"

나오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프로듀서를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

"아...알았어 안할게, 안하면 되잖아...."

프로듀서는 아쉬운 듯 나오를 보며 말했다.

"후후후 다들 즐거워보이시네요. 미유씨는 니나양의 어머니 같네요"

"그런 말씀은 곤란해요. 물론 혼기도 찼고 니나 같은 딸이 있을 나이긴한데 아직 아이돌이기도 하고"

"진정하세요, 미유 씨 아직 젊기도 하고 요즘은 골드미스도 많잖아요"

프로듀서는 당황하는 미유를 진정시키려 말했으나 오히려 그녀의 심기를 건드린듯했다.

"골드미스....그렇죠....제 나이면 그럴 나이....아줌마..."

미유는 심한 충격을 받은 듯 아줌마를 중얼거리며 니나를 안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아 이 바보프로듀서!! 민감한 시기에 그런 말 하면 어떡해!"

나오는 밖으로 나간 미유을 찾으러 뒤따라 사무실을 나섰다.

"기다려 나오! 연습하러 가야지!"

프로듀서는 사무실 창문을 열고 나오가 나간 방향을 향해 외쳤지만 나오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급한 마음에 미유에게 전화하지만 받지않는 그녀, 결국 프로듀서도 그녀를 찾으러 나가기 위해 클라리스에게 사무실을 맡긴채 밖으로 나갔다.

"조용하네요"

클라리스는 텅 빈 사무실에 홀로 앉아 차를 들이키며 말했다. 하지만 정적은 잠시뿐, 클라리스의 앞으로 한통의 전화가 왔다.

"신부님이 돌아가셨어"

그 말과 함께 클라리스는 의미심장한 한숨을 쉬며 감은 눈을 조용히 뜨기 시작했다. 전화를 끊은 뒤 클라리스는 프로듀서에게 잠시 찾지 말아달라는 메세지를 남긴 뒤 그녀가 살았던 성당으로 향했다.




*완성은 한 이틀 정도면 될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