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의 노래]임재범의 <비상>

배우 김형/종  (J.T/BC <미스.티> 변우.현 검사역

..........................................

그 해 가을, 나는 술에 취해 울다 지쳐 잠이 들고 가위에 눌려 잠에서 깨어나면 또다시 내 자신과 싸워야 하는 하루 하루가 숨쉬는 것보다 싫었다. 그렇게 방안을 가득채운 소주병을 지뢰밭인 양 넘어가 먼지 가득한 CD 한 장을 털어내고, 조용히 방 한편 벽에 기대앉아 이 노래를 들었다. 임재범의 <비상>. 노래가 끝나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내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흘려보내고 장막 같은 커튼을 열었을 때 세상은 내게 높고 맑은 하늘을 보게 해줬었다.

그렇게 8년이 지났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웃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내려놓음과 나눔을 알게 되었다. 가끔 욕심이란 놈 때문에 또다시 달리려 하다가도 느리게 걸으려 노력한다. 무대조명이 꺼지고 관객의 박수소리도 사라진 분장실 거울에서 내 자신을 마주할 때면 나는 내 손을 잡아준 이 노래를 다시 듣는다. 8년 전 들었던 노랫말처럼 하늘로 더 높이 올라간 건 아니지만 움츠렸던 날개가 나에게도 있었던 것을 가르쳐준 노래. 작은 날갯짓일지는 몰라도 조금씩 날아오르려 움직임에 8년 전 가을에는 쳐다볼 수 없었던 저 높은 산도 가끔 바라보고, 희망이라는 공기도 마실 수 있게 됐다. 아마 지금도 어디에서는 그 때의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한 늪에서 움츠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분들과 이 노래를 나누고 싶다. 그 늪에서 나왔을 때 움츠려 있던 등 뒤의 날개를 발견할 것이고, 힘겨웠던 숨은 이 세상을 견뎌낼 힘이 돼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원문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6&artid=201804161445301&pt=nv#csidx076fc4ae748f57ca80ce92f9b6aa325

응원함미다!!! 

내 인생의 노래라는게 쭉 연재되는 거 같은데,  갤주 비상이 두번이나 나옴

갤주 노래로 살아가면서  큰 위로 받은 사람들이 레알 많음. 갤주 레알 레알  머단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