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인연 (2) 부탁

jad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5.19 00:54:20
조회 365 추천 0 댓글 0

계해년(1383년) 8월 초순.
같은 시각, 삼각산으로 향하던 정진은 잠시 휴식을 취하던 일행들 중에서 낯익은 사람을 발견한다.
“유덕, 오랜만일세
“... 응두 형님?”
“... 유덕 자네가 여기에 온 목적은 아버지 때문이겠지?
이곳이 처음 일테니 나와 같이 가세.”



함주에서 이성계를 만난 정도전은 삼각산 절벽에서 과거를 회상한다.
이야기는 10년 전 계축년(1373년) 7월 초순,
정몽주가 고려로 무사히 돌아오고 몇일 뒤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주 만나던 정자에서 술을 마시는 정몽주를 지켜보던 정도전은 벗이 평소와 다름을 눈치챈다.
“포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인가?”


그러자, 정도전을 잠시 바라보던 정몽주는 술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비운다. 
“... 아는 지인의 아들이 누군가를 죽인다면 삼봉 자네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몽주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정도전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차분하게 말한다.
“그가 누군가를 죽이지 못하게 최선을 다해서 막을 것이네.”
정도전은 자신을 바라보는 정몽주의 눈빛에서 안도감과 서글픔을 느꼈다.



당시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날의 대화.
그러나, 훗날 정몽주가 자신을 유배 보냈을 때 그날의 대화가 단순한 대화가 아니었음을

정도전은 뒤늦게 알게 된다.




회상을 끝내고 잠시 한숨 쉬던 정도전은 자신을 향하여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낀다.
“방원이 네놈은 참으로 끈질긴 녀석이다.
아무리 찾아와도 소용없거늘.”
“첫 만남이 악연이라 하나, 악연도 시간이 지나면 인연이 되는 법입니다.
지금 이 순간처럼 말입니다.”



그러자, 다시 절벽을 바라보기 시작한 정도전은 이방원을 향하여 말한다.
“아버지를 진정으로 돕고 싶어서 나와 함께하고 싶은 너의 심정 잘 안다.
하지만 먼저 네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과거에 급제해라.
지금 방원이 너는 아버지의 명성에 기댄 철없는 청년에 불과해.”
“숙부님!”
“너의 능력만으로 과거를 급제해서 자격을 갖춘다면, 내 너를 인정할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진의 어깨를 누군가 붙잡는다.
“포은숙부?”
“이 일은 삼봉과 방원이 두 사람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
진이 네가 나설 일이 아니다!”
그때, 아버지 정몽주 옆에서 이방원을 지켜보던 정종성은 두려움 때문인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이방원은 문과에서 7등으로 급제하는데, 장원이 김한로이다.
훗날 김한로는 자신의 딸을 세자 양녕에게 시집 보냄으로써 그와 사돈을 맺게 된다.
다음 2등인 인물이 의외의 이물인데, 훗날 무인정사(=제 1차 왕자의 난)에서 죽는 심효생이 바로 그였다.
이외에도 이존오의 아들 이래와 훗날 강상인의 옥사에 연루되어서 사사되는 박습도
이방원의 급제동기였다.


자신의 과거급제소식을 들은 아버지 이성계가 궁궐을 향하여 절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방원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 아버지.’



그날 밤, 잔치가 진행되는 개경 이성계의 집에 두 남자가 찾아온다.
입구에서 남자가 발걸음을 멈추자 정몽주는 그를 향하여 말한다.
“삼봉, 안 오고 뭐하는가?” 


‘방원이 네 녀석이 해낼 줄이야.’


그때, 정도전은 자신을 지켜보는 정몽주의 시선을 느낀다.
“포은, 미안하네.
내 잠시 딴 생각을 했네.”
“아닐세.
삼각산에서 삼봉 자네가 조언해준 덕분에 방원이가 급제하지 않았는가?”
“포은 자네?”
자신의 말에 정도전이 깜짝 놀라자, 정몽주는 미소짓는다.
“삼봉 어서 가세.”



잠시 후, 기쁨에 취한 이성계는 두 남자에게 연이어 술을 따라준다.
“포은선생 덕분에 오늘의 경사가 있었소이다.
고맙수다.”
“아닙니다, 장군.
칭찬을 받아야할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정몽주가 자신을 바라보자 정도전은 잠시 헛기침한다.
잠시 후, 정도전과 이방원은 서로를 바라본다.
‘결국, 네 녀석이 해내었구나.’
‘삼봉숙부, 저를 너무 우습게 보셨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이 바로 저 이방원입니다.’




시간이 흘러, 정몽주의 집으로 향하던 정도전은 술에 취해서 바닥에 쓰러질 뻔한 그를 부축한다.
“삼봉, 미안하네.
내 오늘 기뻐서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취했네.”
“... 방원이 녀석의 과거급제가 그리도 좋은가?”
“어렸을 때 잠시 가르쳤다 하나, 방원이는 나의 영원한 제자이네.
제자가 과거급제 했으니 스승으로서 기뻐하는 것은 당연하네.”



그때, 정도전이 잠시 달을 바라보자, 같이 바라보던 정몽주는 뭔가 떠올린다.
“방원이가 과거급제한 진정한 1등 공신은 삼봉 자네이지 않은가?”
“... 포은, 그날 자네도 삼각산에 있었나?”
“삼봉 자네가 방원이에게 충고했을 때, 우연찮게 나도 그곳에 있었네.
분위기가 심각해서 끼어들지 못했지만...”


“...포은.”
자신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정도전을 향하여 정몽주는 오랜 결심이자 부탁을 말한다.
“그 녀석의 스승이자 삼봉 자네의 오랜 벗으로서 부탁함세.
방원이를 부탁하네.
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으로 냉철함을 가진 녀석이니, 삼봉 자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네.


혹 만약이지만 나에게 위험이 생기면 종성과 종본을...”·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도전이 자신의 두 손을 잡으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정몽주는 말없이 벗을 향하여 미소 짓는다.


시간은 흘러 갑신년(1384년) 7월.
홍무제 주원장의 심술로 인해 명나라 사행길이 목숨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자,
진평중은 노비 수십 명을 당시 권력실세 임견미에게 뇌물을 바쳐서 빠지게 되었다.
그를 대신해서 당시 정당문학이었던 정몽주가 *성절사로 가게 되었다.


자신과 함께할 서장관을 찾기 위하여 고민하던 정몽주는 어디론가 향하였다.
이후, 시간이 흘러 자신의 집을 방문한 그를 한남자가 반갑게 맞이한다.
“포은 자네가 이 시간에 어인 일인가?”
“자네에게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네.
차 한잔 마시면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

(계속)



-----------------------------------------------------------------------------------------

* 명나라 황제 생일 축하 사절.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공지 막세이유와 아비뇽에서 인증샷 [4225] 맆조라 불리는~~(39.7) 14.07.15 70407 3285
공지 ★☆★☆★☆정도전 갤러리 간식 이벵 후기☆★☆★☆★ [84] HA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02 38269 388
공지 ★★★★☆정도전 배우&스텝 인증샷/글 모음☆★★★★ [90] HA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05 69512 413
공지 정도전 갤러리 이용 안내 [18] 운영자 14.01.17 16981 18
132114 정도전은 계속 최종보스가 바뀌는게 꿀잼 [1] 정갤러(182.225) 03.24 139 0
132113 드라마 굴잼 ㅇㅇ(211.246) 02.07 148 0
132112 고거전보다 더 재밌는데 정상이냐? [2] 정갤러(14.55) 01.27 269 5
132111 정도전 짜증나네 [3] 정갤러(1.247) 01.20 346 0
132110 오늘이 정도전 10주년이네 ㅇㅇ(121.189) 01.04 185 3
132109 뭐 뭐뭣이 타치바나 야스히로 다 다다 다시 말해봐라 뭐뭐 뭐라고? 책사풍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2 154 0
132108 거란 보,기 40만과 신립 보,기 8만의 비교 연구 책사풍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2 210 0
132107 일본의 다케다 동네 vs 우에스기 동네가 어느 시골에서 싸운 전투가 미나모토요시츠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1 135 0
132106 내용 보충 ver 13.35)왕건,견훤이 황제를 칭한 이유 미나모토요시츠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1 138 0
132105 정도전 방영 10주년이다 ㅇㅇ(211.195) 01.01 169 2
132104 대본집 출간 기념 작가님 편지다ㅎㅎㅎㅎㅎ 정갤러(112.161) 23.12.03 461 3
132103 정도전 대본집 링크 갖구옴 정갤러(112.161) 23.12.03 239 2
132102 정도전 어디서 보냐 정갤러(121.161) 23.12.02 164 0
132101 정도전 대본집 나왔더라 [1] ㅇㅇ(121.189) 23.12.01 310 0
132100 정도전 유튜브 스트리밍 보는데 왜 정도전 안나옴? 겆갤러(211.107) 23.11.22 192 0
132099 역사빠라는 대하갤 완장 정병쓰레기짓보셈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9 312 2
132098 이인임 주인공으로 하나 찍읍시다 정갤러(1.237) 23.11.18 187 0
132097 정도전 큰 거 온다! 정갤러(119.196) 23.11.14 251 4
132096 2014년이 거의 10년전이라는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 [1] 정갤러(211.201) 23.10.21 307 0
132095 최영 사형 직전에 ost뭐임? [1] ㅇㅇ(124.53) 23.09.26 318 0
132090 책사풍후의 미나모토 요시츠네 게임 라이브 [1] 책사풍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2 330 0
132089 책사풍후의 미나모토 요시츠네 게임 플레이 책사풍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1 264 0
132088 고려 우왕과 최영 고증 책사풍후미나모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3 374 0
132087 팔씨름 몇 회지??? ㅇㅇ(222.233) 23.07.01 256 0
132085 국회의원 보좌관이 정도전을 썼으니까 더 재밌지. ㅇㅇ(125.181) 23.06.24 328 2
132084 지금 생각해보면 이성계 행위는 매우 모순적임 [1] 가가(122.202) 23.05.30 443 0
132083 지금에서야 정도전보는 중인데 [3] ㅇㅇ(58.77) 23.05.27 554 0
132070 아 이인임 존나 섹시하네 [1] ㅇㅇ(121.183) 23.03.07 859 13
132069 주석은 무슨 이 돼지같은 시지피이 간나새끼!! [1] 성계(118.176) 23.02.27 472 3
132068 정도전 최근에 다시 보고나서 후기 [6] ㅇㅇ(175.123) 23.02.25 919 4
132066 ㅇㅇ ㅇㅇ(49.143) 23.01.17 3466 0
132064 신도전 스트리밍 스타트 개꿀 ㅋㅋ ff(36.38) 22.12.13 455 0
132063 하륜만큼 의리있는놈이 어딧노 ㅠㅠ 국어(175.122) 22.12.04 447 0
132062 이인임은 진짜 정무적인 스탠스가 노련했어 국어(175.122) 22.12.04 435 1
132061 최영 장군의 구휼 럭셔리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14 452 2
132060 '정도전' 이인임 보낸 우왕, 장인 최영마저 이성계 손에 잃나? 럭셔리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12 614 0
132059 정도전이 진짜 재밌긴했어 ㅇㅇ(211.36) 22.11.11 470 0
132058 이런 드라마 언제 또 나올까 ㅇㅇ(180.182) 22.10.27 423 0
132057 정도전 작가가 국회 보좌관이 썼다는데 ㅇㅇ(115.20) 22.10.24 502 0
132056 삼국기 용의눈물부터 사극이란 사극은 다봤는데 ㅇㅇ(117.111) 22.10.21 478 0
132055 오타쿠 노래 모음 [9] ㅇㅇ(39.7) 22.10.18 633 0
132054 권문세족(친윈파) 갤러리 ㅇㅇ(210.101) 22.09.26 557 0
132049 정도전 이인임 뒤지니까 ㅇㅇ(223.38) 22.07.08 605 0
132047 와 정도전 지금 4화까지 봤는데 [4] ㅇㅇ(223.38) 22.06.25 1153 10
132046 뭐가더지림? ㅇㅇ(14.46) 22.06.16 525 0
132044 정도전 보고 사극 일체 안 봤는데 요즘 보는 사극 [1] ㅇㅇ(118.42) 22.05.30 895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