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해가는데 지금 안동시에서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200억을 들여 서애, 학봉에 관련된 임진왜란역사기념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이 건은 몇년전부터 시도되었던 안건으로 서애 류성룡의 풍산류씨 문중과 학봉 김성일의 의성김씨 문중 두 문중에 대한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나 역시 풍산류씨이자 서애 류성룡의 자손이지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
서애, 학봉 양 선생이 하늘에서 보시기에도 매우 안타깝게 여기실 것이다.
200억은 어디서 나오는 돈이던가....
국비 100억, 경북도비 50억 안동시비 50억..
모두 국민들의 세금이다.
가뜩이나 서민경제는 파탄을 넘어 토붕와해의 지경에 이르렀는데
임진왜란의 국난을 극복한 서애와 학봉을 기념한다는 것은 양 선생과 그 문중의 명성에 먹칠하는 것이다.
서애, 학봉 양 선생은 모두 청백하고 국가에 대한 의리를 지키며 살다간 시대의 선비들이다.
서애로 말할 것 같으면 임진왜란이라는 전대미문의 국난 속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수상을 맡아 국정과 군무를 총괄하여 국난을 평정하는데 일조한 분이다.
또 이순신, 권율, 신충원, 조호익, 김여물 등 수 많은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훈련도감의 설치를 통해

자주국방 정책을 실현했으며 공명첩, 작미법, 속오군 등의 사회개혁으로 중흥의 기틀을 세웠다.

재조산하지공이라는 평가가 서애를 잘 말해준다.
1598년 11월 파직당할때까지 30년간의 벼슬살이에도
남긴 재산이 없어서 그의 제자 우복 정경세가 중국 촉한의 재상 제갈공명보다 더 청빈하다고 할 정도였다.

河上傳家只墨莊(하상전가지묵장) 하회의 옛 집에는 다만 유묵과 집 한 채

兒孫疏礪不充腸(아손소려부충장) 어린 자손들은 나물과 찌꺼기 밥에 끼니잇기도 어렵네

如何將相三千日(여하장상삼천일) 십년의 정승 자리 어떻게 지냈기에

倂欠成都八百桑(병흠성도팔백상) 성도의 뽕나무 800주(제갈공명의 재산을 말함.)도 없단 말인가.

후한 말의 권신 동탁보다 탐욕이 더하다는 반대파 북인들의 모함을 받아 서애와 당색이 다른 서인의 백사 이항복이 '미오의 무고'를 씻기 위해

서애를 청백리로 천거하여 녹선된 적도 있었다.
학봉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임란전에는 바른 말 잘하는 호랑이 같은 간관이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고서는 경상도초유사,경상우도관찰사로서 영남지방의 민심을 수습하고
적극적으로 망우당 곽재우 등의 의병장들을 독려하였으며 호남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진주성의 사수를 죽는 순간까지 주장했던 인물이다.

양 선생의 청백한 관료생활과 나라를 위한 정신은 결코 화려한 건물과 치장으로 설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