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고은설) 심리로 22일 열린 첫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기소된 ㄱ(14)군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강간 등 치상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ㄴ(15)군의 변호인은 “ㄱ군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성폭행을 시도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장이 “사건 현장(아파트 28층 계단)에 있었느냐”고 묻자 ㄴ군의 변호인은 “현장과 분리된 옥상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ㄱ군의 변호인은 “법정에 제출된 증거 중 ㄴ군의 진술 부분을 동의하지 않는다. ㄴ군이 ㄱ군에게 혐의를 떠넘기고 있다”며 ㄴ군의 진술 증거 상당수를 동의하지 않았다. ㄴ군의 변호인 역시 검찰 쪽 증거 상당수에 대해 동의하지 않거나 입증 취지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피고인 2명의 진술이 달라 증거조사와 증인 신문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 달 증거조사 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ㄱ군 등 2명은 지난해 12월23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ㄷ(14)양을 불러 술을 먹인 뒤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하거나 시도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ㄱ군은 ㄷ양을 성폭행했고, ㄴ군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ㄱ군이 범행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촬영했다가 삭제한 기록이 발견됐다.

ㄷ양은 ㄱ군 등 2명이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범행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ㄷ양 어머니가 가해자들의 엄벌을 호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남기면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한편,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ㄱ군 등의 범행 모습이 담긴 아파트 폐회로텔레비전(CCTV) 일부 영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고, 사건 담당 팀장 등을 상대로 자체 감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