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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굿바이 라이프] 조승우의 진가, 이수연의 한계앱에서 작성

ㅇㅇ(211.36) 2018.09.12 01:11:55
조회 4293 추천 114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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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를 통해 시청자들은 두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됐다. 첫째는 조승우라는 배우가 가진 장악력이고 둘째는 데뷔작인 tvN ‘비밀의 숲’(2017)으로 백상예술대상의 영광을 안았던 괴물신인 이수연 작가의 한계다.

‘라이프’가 11일 종영했다. 이날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해고당한 구승효(조승우)가 조회장(정문성)이 처한 위기를 해결해주는 대신 상국대학병원의 영리화를 막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근무일, 오세화(문소리) 병원장과 주경문(우재명) 부원장의 배려로 의사들을 만나게 된 승효는 “잠시나마 몸 담았던 상국대학병원, 내가 지켜보겠다”며 “건승하라”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이 장면은 ‘라이프’ 1회에서 승효가 병원을 처음 찾은 날 의사들의 기를 잔뜩 죽였던 강당에서의 3분 연설과 대비되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노을(원진아)은 떠나는 승효를 붙잡아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승효는 작별 인사만 남기고 떠났다. 결국 이노을은 상국대병원을 그만두고 지방병원 행을 결정했다. 퇴사 전 노을은 병원장을 비롯한 선배들에게 독립재단을 설립해 조회장에게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승효는 조회장에게 새 사업을 제안해 다른 사업체의 사장이 됐다. 시간이 지나 승효는 노을이 일하는 지방병원을 찾아가 재회했다.

한편, 예진우(이동욱)는 동생 선우(이규형)의 환영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됐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짜 동생 선우와 비로소 행복한 일상을 즐기게 됐다. 상국대병원의 새 사장으로는 배우 이준혁이 카메오로 출연하며 ‘라이프’의 막이 내렸다.


‘라이프’는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였다.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차기작인 데다 조승우가 다시 한 번 그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비밀의 숲’은 단순한 법정물이나 검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이 작가는 ‘비밀의 숲’을 통해 검찰 내부 비리를 날카롭게 파헤치는 동시에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적폐를 꼬집는 통찰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조승우를 필두로 한 배두나·유재명 등 주연진과 이규형·신혜선 등 신예들이 연기 앙상블을 이뤘다.

‘라이프’의 출발도 ‘비밀의 숲’과 비슷했다. ‘라이프’는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했으나 메디컬물로 규정하긴 힘든 작품이다. 의사들이 환자를 수술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보다 병원을 둘러싸고 얽힌 권력구조와 이해관계를 조명하는 데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화정그룹이라는 대기업이 상국대학병원을 인수한 뒤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헐뜯거나 혹은 힘을 합치는 의사들의 모습 등이 큰 줄기를 이뤘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도 빛났다. ‘비밀의 숲’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작가와 손 잡은 조승우는 두말할 것 없었다. 그와 함께 유재명, 문소리, 문성근 등이 한 프레임에 잡힐 때에는 마치 극장의 스크린을 TV에 옮겨놓은 듯했다. 베테랑들이 벌이는 연기 경합이 감탄을 자아냈다. 태인호·염혜란·김원해부터 극 후반 조회장 역으로 합류한 정문성까지 신 스틸러들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그러나 ‘라이프’가 종영한 이 시점, 시청자들의 반응은 ‘비밀의 숲’에 못 미치는 모양새다.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실망했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왜일까?


‘라이프’ 제작진은 드라마 방영 전 ‘숫자가 중요한 냉철한 승부사 승효와 의사의 신념을 중시하는 진우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 군상의 심리를 치밀하고 밀도 높게 그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기업과 병원의 갈등이 승효와 진우의 대립으로 두드러져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승효와 진우, 두 캐릭터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 채로 극이 전개된 탓이다.

‘라이프’의 재미는 철저히 승효에게 의지했다. 오직 이윤을 남기는 데만 목적을 두는 그가 공공기관으로 여겨지는 대학병원에 취임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이 ‘라이프’ 초반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 과정에서 승효를 맡은 조승우의 연기력이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라이프’ 방송 전 악역인 것처럼 소개됐던 승효이나 이 캐릭터가 조승우를 만나면서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승효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는 동시에 진우의 캐릭터는 길을 잃어갔다. 애초 진우는 ‘라이프’에서 가장 하는 일이 많은 캐릭터 중 하나였다. 전(前) 병원장 이보훈(천호진)의 자살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고 병원장 및 센터장급 선배 의사들과 함께 화정그룹과 맞서 싸우기 위한 계획도 세워야했다. 문제는 이렇게 동분서주 바쁜 진우가 응급센터 전문의에 불과하다는 데 있었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라이프’는 허구의 드라마다. 하지만 병원 내부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겠다는 포부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였기에 리얼리티가 결여된 지점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그 연장선에서 노을이라는 캐릭터의 존재 의미도 의문스러웠다. 노을은 진우와 동기동창이다. 밝고 긍정적이며 해맑기만 한 노을은 병원의 사장인 승효의 방문을 거침없이 두드리고 농담을 건넸다. 비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 속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을 보는 듯했다. 심지어 어느 샌가부터 승효와 묘한 분위기까지 풍겼다. 사장과 직원 사이라기에는 분명 과하고 연애 감정이라기에는 다소 부족한 기류였다. 무엇보다 드라마 안에서 두 캐릭터가 이러한 관계에 놓이게 된 분명한 에피소드를 제시하지 않아 시청자들은 더욱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병원 취재를 위해 만난 진우와 기자 최서현(최유화)의 로맨스도 공감하기 힘들었다. 특히 ‘라이프’의 메인 서사와 두 인물의 관계 발전이 따로 놀면서 진우와 서현의 장면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여기서 이 작가의 취약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메인스토리에 부가적인 로맨스를 적절히 버무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비밀의 숲’이 당시 큰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로맨스의 부재였다. 대다수 국내 드라마는 장르를 불문하고 사랑 이야기를 반드시 동반한다. 반면 ‘비밀의 숲’의 주인공들은 오직 동료로서만 함께했다. 연애를 암시하는 장면도 없었다. 필요 이상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으니 드라마가 나타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오히려 분명해졌다. 하지만 ‘라이프’는 주요 캐릭터가 모두 나름의 로맨스 서사를 갖고 있었다. 다만 이들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은 게 패인이었다. 로맨스를 비롯해 진우·선우 형제 가족의 사연 등 메인 서사와 동떨어진 이야기들이 한데 어우러지지 못하고 중구난방 펼쳐져 드라마 전체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평이다.

‘비밀의 숲’이 워낙 명작으로 호평받은 터라 ‘라이프’에 대한 평가가 더욱 가혹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작가는 이제 고작 두 번째 작품을 마쳤을뿐이다. 아쉬운 점들과 별개로 이 작가 특유의 촌철살인 화법은 마니아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에 이 작가가 ‘라이프’에서 발견된 한계는 보완하고 자신만의 힘 있는 전개는 살리면서 더 완벽하 차기작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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