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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껍질과 MI 작전

ㅇㅇ(1.233) 2021.07.24 00:54:54
조회 1546 추천 42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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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아직도 판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구촌의 대축제인 올림픽마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2021년이지만 그 무엇도 천재 장사꾼이자 일본의 유대인, 다나카 켄스케의 성공가도를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폴리에스터 100% 티셔츠를 3,680 엔의 고가에 팔아먹는다는 C2기관의 후안무치한 상술은 참으로 괘씸하지만, 그것이 오늘 할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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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마와 모가미의 티셔츠에는 국제신호기의 L, S에 해당하는 깃발이 새겨져있다.



국제신호기는 26자의 영문 포네틱과 10자의 십진 기수 및 4개의 보조 깃발로 구성되어 그 조합으로 선박 간 의사소통을 나누는 데에 사용된다.



트라팔가 해전의 호레이쇼 넬슨, 츠시마 해전의 토고 헤이아치로의 전설적인 일화 덕분에 교양있는 깡붕이라면 누구라도 신호기의 존재에 익숙할 것이다.



깃발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 L 깃발과 S 깃발은 각각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1. L (Lima)  : 귀함은 즉시 정선하라. (You should stop your vessel instantly)

2. S (Sierra) : 기관을 후진으로 기동중이다. (I am operating astern propulsion)



컨텍스트적인 측면에서 미쿠마는 모가미에게 당장 멈추라고 타전하고 있으며, 모가미는 재빨리 기동의 방향을 바꾸고 있음을 알리는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상황이 아니라면 두 척의 배가 위와 같은 내용의 신호를 주고받고 있을 일은 단 하나: 충돌이 임박했을 때이다.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이 한창 벌어지던 때의 이야기다.





1. 남방작전의 전개

진주만 공습의 대성공 이후 제국(해군)은 '제 1 단 작전', 또는 '아호 작전'이라는 작전 계획을 발동하여 동남아시아 일대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연합군 지배력을 일소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의 주요 개전목표였던 핵심전략물자의 수급 루트를 확보하는 동시에, 이 일대에 견고한 초계 라인을 형성함으로써 대동아 공영권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입안된 아호 작전은 1. 인도차이나 반도 침공과 그 사전작업인 홍콩-하이난 점령, 2. 필리핀 침공, 3. 네덜란드령 동인도 침공, 이 3개의 거대한 공세의 동시다발적인 진행으로 전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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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호 작전의 전개




제국의 입장에서 아호 작전은 넓은 전선으로의 전력 분산이라는 상당한 전략적 디메리트를 안고가는 작전이었지만, 해상 억지력을 미 태평양함대에 의존하던 연합국으로써는 이미 제해권을 상실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기에 제국은 전혀 불리한 입장이 아니었다.



제국은 파죽지세로 동남아시아 지역을 차례차례 손에 넣어갔으며, 연합국의 마지막 발악이었던 ABDA 연합함대의 격파 이후에는 버마 북부, 뉴기니 일대를 제외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동아 공영권에 위협을 가할 적대 세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된다.





2. 한 지붕 아래 두 살림

제 1 단 작전의 완수를 목전에 둔 제국 해군의 수뇌부는 그 다음의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으며, 이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호주였다.



호주군 자체는 보잘것이 없었지만, 만에 하나 영국과 미국의 주력 전력이 호주로 재배치되어 반격의 구심점을 형성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호주의 정벌은 지금의 기준에서 봐도 매우 무모한 발상이지만, 이미 이 무렵 제국 해군에게는 거칠 것이 없었다.



태평양전쟁은 그들이 시작한 전쟁이었으며, 비록 그 시작이 도박이었다 한들 그들은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과 영국을 앞마당에서 몰아내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승리에 도취된 제국 해군은 이 기세를 몰아 호주를 점령한다면 태평양에 대한 제국의 지배를 완전한 기정사실로 만들 수 있음은 물론, 연합군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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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육군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하루빨리 중국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일본 육군은 중일전쟁이 시작할 무렵부터 이미 지속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남방작전이 최종 단계에 돌입한 시점에서는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었다.



전간기 불과 12 - 17개 사단의 규모로 유지되고 있었던 제국 육군은 중일전쟁의 확전과 소련군의 견제를 위해, 1941년 초엽 무렵에는 그 몸집을 41개 사단 460,000 여 명 수준으로 무리하게 불려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마저도 중국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상대임이 드러나고, 제 1단 작전의 육상 전투와 신규 획득 영토에의 주둔을 위한 남방군이 창설되며, 대중국 전선에 600,000 여 명, 남방 전선에 1,000,000 여 명의 인력 수요가 발생하였다.



만주와 중국 동남부, 그리고 남방작전으로 획득한 그 모든 영토들을 합한 것보다 광활한 호주의 점령에 남방에 투입된 것 이상의 인원이 필요함은 자명했기에, 해군의 주장은 인력 수급의 한계에 부딪힌 육군에게 있어서 몽상과도 같은 소리였다.



물론 리스크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다면 징집을 더 못할 것도 없기는 했지만, 육군에게 남방 전역에서는 대중국 포위망을 완성하는 버마의 점령 이상으로 얻어낼만한 것이 더는 없었다.



더욱이 이미 육군의 인내심은 바닥이 난지 오래로, 더 이상 해군이 연전연승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는 꼴을 가만히 봐줄 수 없는 지경이었다.



따라서, 육군은 현재 점령지를 기반으로 방위선을 구축하여 연합군의 침공을 저지하는 한편, 역량을 자신들의 주 무대인 중국 전선에 집중하여 한시바삐 전쟁을 끝내자는 주장을 꺼내들었다.



육군과 해군의 대립은 첨예했으며, 제 2 단 작전의 내용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3. 제 2 단 작전

1942년의 2월 즈음 해서는, 해군 군령부도 일정 부분 양보하여, 호주의 침공 대신 멜라네시아 도서의 요지를 확보함으로써 미국-호주 사이의 교통 및 연락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쪽으로 제 2 단 작전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었다.



이는 육군과 본인들의 이해관계를 감안한 적절한 절충안이었으나, 제 2 단 작전의 작전안은 여전히 결재되지 않고 있었다.



집안 싸움은 사실 해군의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군 속의 또 다른 해군, 연합함대가 배짱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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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당시 태평양의 세력권 구도. 군령부의 당초 목표는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 영국령 피지 - 미국령 사모아(붉은 네모 안)를 점령하여 미-호 교통선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제국 해군의 실질적인 최고사령관,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목표는 중국도, 호주도 아닌 하와이였다. 



진주만 공습 이후 하와이는 언제나 야마모토의 아픈 이빨이었다.



그를 구국의 영웅으로 만들어준 진주만 공습은 정작 야마모토 본인의 입장에서는 반쪽짜리 성공일 뿐이었다: 미 해군의 발을 묶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완전히 섬멸하는 데에는 실패하였으며, 무엇보다도 미국의 항공모함들이 아직 살아있었다.



야마모토는 이대로 현상이 유지된다면 미국이라는 거대한 거인은 분명 되살아날 것이며, 만에 하나 이것이 현실이 될 경우 제국에게는 필연적인 패전이라는 결말만 남게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



42년 10월. 그것이 연합함대가 생각한 이상적인 하와이의 공략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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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장관의 와이프, 나가토의 함교에서 단란한 한 때를 보내는 야마모토 이소로쿠와 참모장 우가키 마토메




이에, 연합함대 사령부 참모본부는 42년 연말에 하와이를 침공한다는 타임 테이블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침공에 앞서 MI 작전과 FS 작전을 입안한다.



MI 작전은 하와이 침공이라는 야마모토의 궁극적인 목표를 위한 포석이었다.



미드웨이는 하와이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작은 산호초 섬으로, 함선이 기항할 수 있는 너른 환초와 비행장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를 가진 덕분에 하와이 침공의 첨병으로 삼기에 매우 이상적인 거점이었다.



이 곳을 점령하여 아군 기지항공대를 부설하게 된다면 하와이 침공의 난이도는 수직하락할 것이 불보듯 뻔하였으며, 아군의 초계 라인 또한 큰 폭으로 전진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될테니, 연합함대의 숙원인 미군 기동부대의 포착 / 섬멸도 훨씬 수월해질 터였다.



어느 정도의 요행이 따라야 했지만, 성공만 한다면 태평양에서 미 해군의 작전 능력을 완벽히 거세하는 동시에, 그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으며 하와이를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획득하는 일거양득의 탐나는 옵션이었다.



한편, 연합함대의 입장에서 FS 작전은 그저 MI 작전을 끼워팔기 위해 입안했을 뿐인 명목 상의 작전이었다.



뉴칼레도니아 / 피지 / 사모아의 연합군 거점을 파괴하여 군령부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그들도 마지못해 MI 작전과 하와이 공략을 허락해줄 것이라는 계산 끝에 도출된 솔루션이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바램과는 달리 군령부는 연합함대의 작전안에 비토를 놓았다.



당시, 연합함대의 작전에 대한 군령부의 평가는:


1. (MI 작전) 미드웨이를 공략한다고 하여도 하와이와 너무 가까워 그 방위가 쉽지 않음은 물론, 미군 기동부대가 진짜로 출격하리라는 확신이 없으므로 작전의 현실성이 떨어진다.


2. (FS 작전) 피지-사모아 라인의 연합군 거점을 파괴하는 것으로는 미-호 교통선의 차단에 충분치 않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해당 거점에 아군 기지의 설립과 주둔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공세안이 필요하다


는 것이었다.



군령부의 반대에 사령장관의 직까지 걸어가며 작전안의 승인을 요구한 야마모토였지만, 장관 본인만큼이나 군령부도 완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연합함대는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모아 섬은 사후 방위가 어려우므로 파괴하나, 뉴칼레도니아와 피지는 확보를 목적으로 공략하여 미-호 교통 차단의 교두보를 공고히 하겠다는 FS 작전 수정안을 내놓는다.



다만, FS 작전의 수행 과정에서 미 기동부대의 위협이 큰 불안요소로 작용하므로, 미드웨이를 공략함으로써 이들을 견제, 가능하다면 함대결전을 통한 격멸을 선행하겠다는 조건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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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놓고 보자면, 군령부의 판단이 옳았다. 미드웨이 해전 이후, 연합군은 피지-사모아 라인을 기점으로 공세를 시작하였고, 대동아 공영권은 가을 바람 앞의 낙엽처럼 허무하게 무너졌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군령부는 MI 및 FS 작전에 더불어, 알류샨 열도와 뉴기니 섬의 제압도 요구하였다.



영국 동양함대의 잔존세력 색출에 실패한 것은 연합함대의 몽니로 작전이 늘어진 탓이 크며, 북부 태평양에 황국 본토로 통하는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군령부의 주장에 대해 뾰족한 반박거리가 없었던 연합함대는 군령부의 추가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하면서, 해군의 제 2 단 작전의 아웃라인이 마침내 완성되게 된다.



최종적으로 제 2 단 작전은:


1. 뉴기니 일대를 공략, 포트 모르즈비를 확보함으로써 중부 태평양에서 영국 동양함대의 잔당을 소탕하는 동시에 말레이-호주 방위선을 완성 (MO 작전) 


2. 미드웨이 섬을 확보하여 미 기동부대를 격멸하는 동시에 중부 태평양으로의 초계선 전진 (MI 작전)


3. 뉴칼레도니아, 피지 / 사모아를 각각 확보, 파괴하여 남부 태평양으로의 초계선 전진 (FS 작전)


4. 알류샨 열도의 더치 하버를 확보하여 북부 태평양으로의 초계선 전진 (AL 작전) 


을 내용으로 하는 4개의 세부 작전으로 구성되게 되었다.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계획대로 잘 진행만 되어준다면 42년의 크리스마스는 하와이에서, 이듬해 설날은 파나마 운하의 잔해와 불타고 남은 캘리포니아를 감상하며 보낼 수 있을 것이었기에 야마모토는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조금 늦어진 감이 있지만, 이제 야마모토의 야심을 막을 수 있는 장애물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4. MI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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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 MI 작전을 위한 연합함대의 부대 구성 및 진격 루트




MI 작전 및 동시에 전개될 AL 작전을 위해 연합함대는 아래와 같이 부대를 구성하였다:



a) MI 작전 주력부대

MI 작전의 주공은 제 1 함대가 맡았으며,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친정하는 제 1 전대(기함: 야마토)와 나구모 츄이치가 지휘하는 제 1 항공함대(기함: 아카기)가 전력의 핵심이 되었다.


제 1 항공함대는 공습을 통해 미드웨이 비행장의 저항 능력을 제거하는 한편, 미 기동부대를 견제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하는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았기에 MI 작전에 참여한 그 어떤 부대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제 1 전대를 위시한 제 1 함대 본대는 함대결전 상황을 대비하며, 미 기동부대가 전력을 오판할 수 있도록 제 1 항공함대 작전 해역 후방 약 700 km 거리의 위치에서 대기하였다.




b) 미드웨이 공략부대

제 2함대는 미드웨이 공략부대로써 제 1함대가 미군 기지항공대, 기동부대 등 위협요소와 대치하는 동안 미드웨이 섬에 상륙하여 거점을 점령, 아군 기지항공대를 구축할 수 있는 보루를 확보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공략부대의 지휘는 남방작전의 총 지휘관이었던 콘도 노부타케가 담당, 휘하의 제 2함대 본대(기함: 아타고)가 전력의 핵심이 되었으며, 타나카 라이조의 미드웨이 점령군은 제 2 수뢰전대(기함: 진츠)의 호위 아래 5,000여 명의 육전대를 싣고 미드웨이로 향했다.


쿠리타 타케오는 제 7 전대, 제 8 구축대로 구성된 미드웨이 지원부대(기함: 쿠마노)를 이끌고 전역에 나섰다.



c) 보조부대 및 알류샨 공략부대

기타, 미드웨이 섬 근처의 소해를 위한 몇 척의 소해함 / 구잠함으로 구성된 그룹, 미 함대 본대의 견제를 위한 코마츠 테루히사 휘하의 잠수함대(기함: 카토리)가 보조 역할로써 참여하였다. 



이 외에, 호소가야 보시로의 제 5함대, 카쿠타 카쿠지의 제 2 항공함대, 타카스 시로의 알류샨 방면 지원함대(제 2 전대 등)로 구성된 아투 / 키스카 공략부대는 AL 작전에 투입되었다.



이와 더불어, MI 작전의 대략적인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6월 5일) 제 1 항공함대는 해뜰녘 미드웨이 북서쪽 250리 바다에 진출하여 비행장 및 방어시설을 중심으로 공습을 감행, 여건이 되는 대로 이를 반복하는 한편 불시의 적습(미 기동부대)을 대비하여 색적과 초계임무를 철저히 진행하며, 적 기동부대 포착시 신속한 타격이 가능하도록 가용한 기체의 50%는 폭장을 완비한 출격 준비 상태로 함상 대기한다.


(6월 6일) 미 기동부대의 동향이 파악되지 않는다면 제 1 항공함대는 미드웨이에 대한 공습을 지속한다.


(6월 7일) 미드웨이 공략부대는 섬에 상륙을 진행하는 한편, 제 1 항공함대는 북쪽 400 해리 해상에서 미 기동부대를 경계하면서 상륙을 협조하고, 공략이 완료되는대로 각 항모가 수송하는 육전을 하역한다.


(6월 14일 ~ ) 반격에 대비하여 인근 해상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며, 14일 이후에도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전 함대는 트럭섬 정박지로 복귀한다.



MI 작전의 부대 구성과 작전안은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치명적인 결함을 다수 내포하고 있었다.



당시 작전에 투입된 제국 연합함대의 수상함 전력은 미 기동부대와 비교하여 절대적인 우위에 있었으나, 그 절반은 미드웨이로, 나머지 절반은 수백 km 떨어진 미드웨이 북쪽 해역으로 양분되어 크게 분산되었다.



물론, 야마모토는 이 한판으로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본인이 그렇게 마뜩찮기 그지없게 여겼던 야마토마저 끌고 나온 마당이었기에 제 1 함대만 떼어놓고도 제국과 미국의 전력 차이는 아득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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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은 강했다.똥별들이 글러먹어서 그렇지...




하지만 거기서 다시 한 번, 제 1함대는 수상타격부대와 기동부대를 멀찍이 이격하는 우를 범한다.



전함이 본격적인 함대결전 상황 이전에 적습에 노출되어 손실을 입는 것은 전함을 숭배하던 제국 해군에게 있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고, 행여나 아군의 막강한 수상함 전력에 겁을 먹은 미군이 교전을 회피한다면 미 기동부대를 격멸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덕분에 제 1 항공함대는 색적에서 공습, 교전의 모든 전투 양상을 사실상 단독으로 수행해야 했으며, 여기에 추가적으로 색적 역량의 약화(상황에 관계없이 반수의 함재기는 기동부대 요격을 준비해야 했다...), 함대방공의 약화(상기한 이유로 호위전력을 내어주는 데에 인색했다...)와 같은 악조건을 오롯히 혼자 감당해야 했다.



제 1 함대의 후방배치는 지휘부가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게 되어, 후술할 혼란의 과정에서 연합함대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게 되는 데에도 한 몫을 했다.



전쟁의 승패는 이미 시작하기 전에 결정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호사가들이 즐겨 인용하는 '아라시의 트롤링'이라던가, '치쿠마의 색적 미스' 등의 일화를 차치하고서라도, 도가 지나친 본말전도의 끝에 이미 MI 작전은 성공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의 기형적인 양상을 띄고 있었기에 미드웨이의 전투에서 제국의 참패는 어느 정도 예견이 되어있었다.



특히 그 상대가 레이먼드 스프루언스와 프랭크 플레처라면, 더더욱 승리의 가능성은 옅어질 뿐이었다.





5. 운명의 날

1942년 6월 4일(미국 시간), 해뜰녘부터 시작된 나구모와 스프루언스 기동부대간의 격전은 같은 날 1024 시 카가 대파, 1026 시 아카기 대파, 1029 시 소류 대파로 제 1 항공함대 소속 정규항공모함 4척 중 히류를 제외한 3척이 전투불능상태에 빠지면서 일본의 처참한 패배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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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라앉혔으면 너도 죽는게 제독의 소양이지만, 나구모는 이후 44년,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꾸역꾸역 살아남았다.




그러나 제국 해군은 여전히 강했고, 그 전의는 아직 건재했다.



히류는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은 반면, 요크타운은 빈 깡통에, 호넷과 엔터프라이즈도 어느 정도 손실을 입은 바, 제국 해군은 항공력을 완전히 상실한 지경까지는 아니었으며, 멀리 떨어져 있다고는 해도 아직 AL 방면으로 파견된 두 척의 항공모함(류조, 준요)도 멀쩡히 남아있었다.



만약 연합함대가 히류를 보존하고 사방으로 흩어진 전력을 집결했다면, 이튿날의 교전 결과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것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야마구치 다몬은 히류를 이끌고 요크타운, 엔터프라이즈에 맞서 외로운 분전에 돌입하기로 작정한다.



깡통 항공모함과 함께 한 척 더 용궁으로 끌고가는 것 쯤은 해볼 만 하다, 우리가 4척 중 3척을 잃어도 저 쪽이 3척 중 2척을 잃는다면 체면은 차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함대윤형진 전법을 고안해내고, 제 2 단 작전의 설계와 연구에 누구보다 활발히 참여했으며, 행여 MI 작전이 준비 미흡으로 실패할까 연합함대 사령부와 싸워가며 작전 연기를 주장하던 야마구치는 용기과 지성을 모두 갖춘 훌륭한 장군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은 최후의 순간 옳지 못한 방향으로 발산되었고, 결국 이는 미드웨이 전투의 승패를 완전히 결정짓게 된다.






6. 끝까지 간다

한편,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역시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았다.



야마모토는 퇴각하는 미 기동부대를 추격하기 위해 제 1함대 본대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는 제 1함대의 항공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알류샨 방면으로 파견되었던 카쿠타의 제 2 항공함대를 긴급히 물렸다.



그러나 애시당초 제 1 항공함대 - 제 1함대 본대 - AL 공략부대 사이의 기선이 너무 길었던 탓에 이들이 제시간에 합류하여 미 기동부대의 꼬리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에 야마모토는 콘도의 미드웨이 공략부대로 하여금 제 1 항공함대의 남은 것(나구모 라던가...)을 추스르고, 모가미와 미쿠마가 소속된 쿠리타의 제 7 전대와 합류하여 퇴각하는 미 항모 전력을 추격 / 섬멸할 것을 지시한다. 



콘도는 사령장관의 명을 받들어 부대를 움직이기 시작하며, 이제 막 합류한 나구모에게 미드웨이 기지의 상태와 반격을 위한 야전의 계획을 일임한다.



동시에 그는 6월 4일 1050시, 쿠리타의 지원함대에 미드웨이로 접근, 야음을 틈탄 함포 사격으로 비행장을 박살낼 것을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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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이의 미군 비행장(좌)과, 여러분의 기억 속의 미드웨이(우)




제 7 전대와 제 8 구축대는 명령을 받은 직후 미드웨이를 향해 전속전진하였으나 이날 풍랑이 거세었던 탓에 제 8 구축대는 낙오되고 만다.



비슷한 시각, 나구모는 미드웨이 항공대가 건재하고, 아군은 히류마저 상실한 상황에서 야전을 걸어 승리하는 것은 수뢰전의 대가인 그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MI 작전은 전격적으로 중지되었다.



결국 2120시, 작전의 중지와 함께 제 7전대에 하달된 비행장 포격 명령 역시 취소되었고, 제 7 전대에게는 미드웨이 북쪽 해역의 집결지에서 제 2 함대 본대와 합류하라는 새로운 명령이 떨어진다.



명령을 받은 함대는 기함 쿠마노를 선두로 스즈야 - 미쿠마 - 모가미 순의 단종진으로 각 함 800 m 거리를 이격한 채 집결지를 향해 북북서 방향 / 28 노트의 속력으로 전진을 시작하였다.



이미 주변은 어두웠으며, 호위 역의 구축대가 부재하는 상황에서 제 7 전대의 중순양함들은 미 해군 잠수함들의 좋은 먹잇감이었기에, 제 7 전대는 잔뜩 긴장한 채 전속으로 항행하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제 7 전대의 항로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수면에 부상하고 있던 미 해군 소속 잠수함 USS 탬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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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급 잠수함 1번함 USS 탬버(SS-198). 함대 잠수함은 수상함대와 발을 맞추기 위해 비전투 상황에서는 부상한 채 항행한다.




탬버는 제 7 전대가 호위 역할의 구축함이 없이 무방비한 상태라는 것을 파악하자마자 공격을 위해 급속 잠항을 실시하였다.



그와 거의 동시에 쿠마노의 견시반에서는 함대 우현 방향의 적 잠수함 출현을 감지하고, 황급히 쿠리타에게 보고를 올린다.

(야간에 맨눈으로 잠항을 개시한 잠수함을 발견하는 지경이라니, 과연 제국이 전탐과 청음탐지기의 개발에 소홀히 할 법도 하다...)



2138시(t1), 적 잠수함의 존재를 인지한 쿠마노는 혹시 모를 어뢰 공격에 대비하여 긴급히 전 함에 좌현 45도 일제 선회를 통한 회피기동을 지시한다.



야간의 일제 기동은 전탐장비가 부실한 일본의 군함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숙련된 제 7 전대의 승조원들은 큰 어려움 없이 회피기동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쿠마노의 장교들은 45도 변침으로는 회피에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여, 선회 종료 직후 다시 한번 전 함에 좌현 45도 일제선회 명령을 하달한다.



긴급사안인 관계로 두 번째 명령은 무전을 통해서 전달되었으나, 당시의 무전기술이란 조악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었기에, 이는 제 7 전대의 통신반 인원들에게 수신받은 명령이 첫 번째 명령의 확인 절차인지, 첫 번째 명령에 뒤이어 수행되어야 할 명령인지 혼란을 야기했다.



명령을 하달한 장본인인 쿠마노는 지시대로 좌현 90도 방향으로 변침하였으나, 그 순간까지도 결심단계에 이르지 못했던 제 7 전대의 나머지 순양함들과 그대로 충돌 코스에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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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당시의 상황 재구성




쿠마노의 바로 뒤에 있던 스즈야에게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1분 남짓이었다.



다행히도 스즈야는 쿠마노의 바로 뒤에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재빨리 인지하고는 긴급 변침을 시도(t2), 우현 30도 방향에서 쿠마노의 함미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면서 대열을 안전하게 이탈한다.



스즈야의 이탈 이후, 후미의 미쿠마와 모가미도 머지않아 우현 방향에서 쿠마노를 발견할 수 있었고, 두 함선 모두 늦지 않게 좌현으로 변침하는 데에 성공(t3, t4)하면서 충돌 코스를 이탈한다.



충돌 상황을 회피하였으니, 다시 본래의 단종진 항행대열로 돌아가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한(t5) 모가미는 미쿠마의 항적을 따라밟기 위해 우현 45도 방향으로 키를 돌린다.



문제는, 모가미가 트래킹을 하고 있던 미쿠마는 사실 쿠마노였다는 것이다.



2차 변침 직후, 동일한 벡터로 항속을 변경하지 않은 탓인지 미쿠마는 모가미의 후방 시야 밖에 있었으며, 제 7 전대의 순양함들의 함급이 모두 같아 실루엣의 분간이 힘들었던 탓에 모가미가 착각을 아주 단단히 했던 부분이다.



결국 이 결정은 모가미로 하여금 바로 뒤에 있던 미쿠마의 진로에 끼어드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그제서야 실수를 깨달은 모가미는 다시 한번 충돌을 위해 긴급 변침(t6)을 시도하지만 두 함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에 모가미의 함수는 미쿠마의 좌현 중앙을 전속력으로 들이받고 만다.



야간에, 긴급상황이라 모가미와 미쿠마가 신호기를 펄럭이는 일은 없었지만, 맨 처음에 언급한 "꺼져라", "꺼지고 있다"의 컨텍스트는 이 혼란의 도가니를 참 적절히 묘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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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에 손상을 입은 채로 전역을 이탈하는 모가미(좌), 침몰 직전 촬영된 미쿠마(우)




제 7 전대장 쿠리타 타케오는 사고발생지점이 미드웨이 섬으로부터 겨우 100 해리 남짓 떨어져 있으므로, 동이 트면 항행 불능의 모가미와 미쿠마는 미군 기지항공대의 밥이 될 것이며, 괜히 이들을 호위한답시고 해역에 머무르고 있다가는 쿠마노와 스즈야마저 상실해버릴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충 상황이 정리되자, 제 7 전대장 쿠리타 타케오는 스즈야 함장 키무라 마사토미에게는 자신을 따라 제 2 함대 본대와 집결할 것을, 모가미와 미쿠마의 소우지, 사키야마 함장에게는 모가미의 피해가 복구되는대로 트럭 정박지로 후퇴할 것을 명령한다.



사실상 너희를 버리고 가겠으니, 운이 좋다면 살아서 만나자는 최후의 통첩이었다.



쿠마노, 스즈야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함수의 손상으로 항행 능력을 상실했던 모가미가 어찌저찌 20 노트의 수준까지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이들도 해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이들의 뒤에는 일본의 순양함 무리를 발견했다는 탬버의 보고를 받은 스프루언스의 TF-16이 눈에 불을 켜고 남하하고 있었다.





7. 호넷!

쿠리타의 우려대로, 미드웨이 기지항공대 소속의 PBY 카탈리나 수상정이 느릿느릿한 속도로 퇴피하던 모가미와 미쿠마를 발견하고야 만다.



모가미와 미쿠마는 6일 새벽까지 산발적인 미드웨이 기지항공대의 공습에 노출되었으나, 운좋게도 큰 피해 없이 공습을 회피할 수 있었고, 이 와중에 낙오되었던 제 8 구축대의 아사시오, 아라시오와도 합류하는데에 성공한다.



이대로 운이 계속 지속되어만 준다면 정말 살아서 트럭섬으로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아보였다.



하지만 호넷의 색적기가 이들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모가미와 미쿠마는 모르고 있었다.



TF-16은 이들이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영원히 쉴 수 있도록 도합 77기의 공격기를 발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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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미와 미쿠마는 사고 이후에도 생각보다 멀리 도망칠 수 있었다. 왔던 만큼만 더 가면 트럭섬에 닿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벌떼처럼 몰려온 미국의 공격기와 촉접한 미드웨이 지원부대 잔존함대는 긴급히 가장 가까운 거점인 웨이크 섬 방향으로 키를 돌림과 동시에 연합함대 사령부에 상황을 보고했다.



이미 쿠리타가 두 척의 중순양함을 홀로 죽으라고 던져놓고 왔다는 사실에 어이가 반쯤 나가있던 사령부는 보고를 수신한 즉시, 제 2함대 미드웨이 공략부대에 이들의 구원을 명령한다.



하지만 이미 장기간의 기동으로 제 2함대의 잔존연료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구원 병력은 20 노트라는 느린 속도(함수가 박살난 모가미가 낼 수 있었던 최대 속도다...)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그 동안 모가미와 미쿠마는 미 공격기들에게 신나게 두들겨맞고 있었다: 두 번에 걸친 공습 웨이브 동안 6발의 1,000 파운드 항공폭탄이 모가미에 명중하였으며, 미쿠마도 명중탄 6발, 지근탄 1발에 피격당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미쿠마에 떨어진 직격탄은 함교를 강타해 함장 중상을 포함, 지휘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며, 기관총좌의 탄약 및 어뢰의 유폭으로 화재와 대폭발이 발생하여 미쿠마는 완전히 기능을 정지하게 되고, 살아남은 승조원들은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퇴함을 시도한다.



제 8 구축대의 구축함들은 퇴함하는 미쿠마의 승조원들을 구명하기 위해 빗발치는 항공포탄과 기총소사를 헤치며 미쿠마에 접근하여 구조작업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아사시오와 아라시오 역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이들은 얼마 못가 구조를 중지하고 퇴피해야 했지만, 후방 포탑에 폭탄이 직격하여 스스로도 피해가 상당한 상황에서 분투한 아라시오 덕분에 전체 900여 명 중 240 명의 승조원을 구출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며, 이는 미쿠마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말 최선을 다 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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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고, 용감하고, 의리있는 뭇 구축대의 귀감 - 제 8 구축대




더 이상 희망이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보였지만, 어째서인지 더 이상의 공습은 없었다: 해가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몰 후, 아사시오는 미쿠마에 남아있을 생존자들을 구출하고, 미쿠마를 스커틀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미쿠마를 목격했던 장소로 발을 옮긴다.



그러나 그곳에 미쿠마의 함영은 보이지 않았다.



미쿠마는 공습과 유폭으로 인해 축적된 피해의 끝에 결국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모가미, 아사시오, 아라시오와 생존자들이 미드웨이 공략부대 본대와 합류한 것은,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였다.





8. 멋진 감자
미쿠마의 격침을 끝으로, 정규항공모함 4척 / 중순양함 1척이라는 손실만 입고, 당초의 어떠한 전략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채 MI 작전은 완벽한 일본의 패배로 끝났다.


연합함대는 우리 모두 잘 아는 바와 같이 미드웨이의 실패에서 그 어떠한 전훈도 얻지 못하고, 이날 반복했던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다 결국 그들의 우려대로 완벽히 부활한 미국의 역량을 견디지 못하고 패전을 맞이한다.


결국 미쿠마는 무엇을 위해서 가라앉았던 것일까?


미쿠마는 모가미와의 충돌 직후에도 항행 능력을 대부분 보존하고 있어, 언제든지 모가미를 내버려두고 전속으로 퇴피할 수 있었고, 만약에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아마 두 함의 운명은 뒤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쿠마는 모가미의 호위라는 역할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으며, TF-16의 공습을 받는 와중에도 이를 멈추지 않았다.


완전히 기능을 상실한 이후에도 수면 위에서 버티면서 아군이 안전히 퇴피할 때까지 적의 공격을 받아내다가, 공습이 완전히 끝난 후에야 안심한 듯 가라앉은 그녀의 최후는 인간의 의지를 넘어 어떤 초월적인 운명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것이 진정한 전우애라는 것일까?


우가키 마토메가 자신의 전중 수기인 전초록에 남긴 미쿠마의 최후에 대한 평가로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자 한다:
(너무 문체와 단어의 사용이 어려워 조금 의역했다)

「最上及八驅逐隊も損傷の身を以て、攻略部隊の前程を西方にかわり、其の収容を為すを得たり、一時は全滅かと危ぶまれたる之等が三隈の犠牲に於て事済みたり、最上は潜水艦回避に当り三隈と衝突航行不能なりしも、逐次修復して、二〇節迄出し得るに至る。

三隈は損傷なく専ら最上の援護に当たりしつつありしに其身反りて斃れ、最上の援護の目的を果たす。

右両艦の運命こそ奇しき縁と云ふべく、僚艦間の美風を発揮せるものなり


"모가미 및 제 8 구축대는 손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공략부대의 행선지를 서쪽으로 돌리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한때는 이대로 전멸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순간에 미쿠마의 희생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인데, 모가미는 잠수함의 회피 도중 미쿠마와 충돌하여 더 이상 항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순차적인 복구 끝에 20 노트까지 속도를 회복할 수 있었다. 

미쿠마는 손상을 입지 않았음에도 오로지 모가미의 호위에 전념하여, 최후에는 그녀 자신이 쓰러짐으로써 모가미의 원호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두 배의 운명이야말로 기이한 인연이라고 말해도 좋을만큼, 이들 사이의 미풍을 발휘하는 것이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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