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아들 형호에게




형호야, 안녕? 엄마란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지? 




이런날 너무 벗고다니면 감기 걸리기 쉽단다. 아침 저녁에 춥지 않게 따뜻하게 입고 다니렴.




사실 이렇게 컴퓨터로 편지를 쓰게 된건 형호가 엄마의 진심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어.




그래서 어떻게 하면 형호가 잘 읽어줄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형호가 좋아하는 컴퓨터로 글을 올리게 되었단다. 




그렇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는지 너무나 어렵구나. 그래도 독수리 타법으로 한글자 씩 꾹꾹 눌러쓰고 있단다. 형호에게도 이런 엄마의 마음이 꾹꾹 새겨졌으면 해.




사실 엄마도 처녀였을 때는 형호처럼 꿈이 많았단다. 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해서 회사에 다니는 멋진 여자가 되고싶기도 했고, 기자가 되서 전 세계를 누벼보고 싶기도 했어. 




그렇지만 네 아빠를 만나게 됬고 그 꿈들은 어느순간 사라지게 됬지.

하지만 후회는 없었단다. 형호가 세상에 처음 나와 내품에 안긴 날, 엄마는 깨달았단다. 




우리 형호가 이제 내 삶의 전부라는 걸.



고등학교 때 엄마가 형호랑 정말 많이 싸웠었지? 형호가 엄마를 많이 미워했을거야...

사실 형호와 싸우면서 엄마도 너무 마음이 아팠어... 하지만 항상 엄마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형호를 공부시키려고 했단다.




왜냐면 형호 네가 행복하길 바랬기 때문이야.




형호도 잘 알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단다. 엄마는 형호가 그런 세상에 나가서 뒤쳐지고 불행해지는걸 바라지 않았어. 형호가 행복하길 바랬단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 형호가 대학 합격증을 들고 오며 웃었던 날... 엄마는 너무나 행복했단다...





물론 형호가 원하는 대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형호 얼굴에 "나는 해냈다"라는 감정이 묻어나와서 엄마는 너무 기뻐 눈물이 날 뻔했단다.




그러던 날 형호 너가 엄마한테 말했었지. 삼수를 해서 제국대에 들어가고 싶다고...




사실 엄마는 그때 형호를 말리고 싶었단다. 더이상 형호가 공부하느라고 힘든 모습을 보는게 너무 싫었어...




다른 대학생들처럼 엠티도 다니고 여자친구도 사귀면서 직장을 잡고 평범하지만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하고 바랬거든...




하지만 그때 형호 너의 표정과 말투를 봤을 때 엄마는 다짐했단다. 엄마는 다시 악역이 되어서 형호를 힘든 경쟁으로 몰아가야 한다고...




사실 엄마는 우리 형호에게 바라는게 없단다. 




모든 부모가 그렇겠지만 형호가 엄마가 늙어죽을때까지 봉양하고 보살펴주는건 바라지 않았었어. 




엄마는 형호의 삶에서 짐이 되고 싶지 않단다...





그런데도 엄마가 형호에게 공부하라면서 못살게 굴었던 이유는 두가지야...




첫 번째는 엄마가 평생 형호를 보살펴 줄 수 없다는 것...




엄마가 떠나버려도 형호가 씩씩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었어...




두 번째는 형호가 자랑스럽게 웃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는 것...




그것뿐이었단다...




엄마는 형호가 평생 행복하기만 기도해...




엄마는 형호가 제국대 학생증이나, 갓본시민권을 들고 오는걸 바라질 않았단다...




그저 우리 형호가 웃으며 행복한 삶을 살기만을 기도했었단다...




이게 언제나 형호에게 전하고 싶었던 엄마의 진심이었어.




형호야 엄마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형호가 제국대에 다니든 헬조센 지방대에 다니든 상관없이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형호가 소니에 취직하든 조센 작은 기업에 취직하든 상관없이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하지만 형호가 형호의 꿈을 이룰수 있게 이끌어주는데 엄마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됬었다면 엄마는 너무나 기쁘고 행복하구나.




날이 춥단다. 건강 조심하렴. 사랑한다. 행복하렴




2015.6.1




형호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엄마가